아이들이 보기엔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장면이 있기도 하지만
미니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대충 넘어가서 다행이다.( - 그렇게 보일 뿐인가?)
"제우스는 헤라가 있는데 왜 다른 여자를 사랑해요?" 라든가
"바람 피우는 게 뭐예요?" 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지만...
아뭏든 이 신들의 이야기와 만화에 미니가 흠뻑 빠져서 요즘 헤어나올 줄을 모른다.
홍은영이 그린 책 10권이 집에 있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출판사와 작가 사이에 인세 문제로 재판까지 가는 바람에 그림작가가 서영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내용은 거의 같지만 그림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예 1권부터 전권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문해 주었다.
산타할아버지가 하루 만에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해주시기는 어려울 것 같으니
우리는 아빠한테 부탁을 드려보자고 했더니 흔쾌히 좋다고 한다.
결국 평소에 기독교도도 아니면서 크리스마트 타령한다고 질색인 아빠가
동네 레스토랑에서 무늬만이라도 햄버거스테이크 사 먹이고
생크림 과일케익도 사주고 이 만화책까지 안겨 주었다. (- 자식이 뭔지... )
그리하여 미니는 이 책을 읽고 또 읽어 모든 등장인물의 이름을 줄줄 외고 퀴즈놀이 하자고 조르니
엄마랑 아빠도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나빠져서 잘 모른다는 아빠에게는
아빠가 읽고 있는 페이지 쯤에 나오는 내용을 질문해서 대답할 수 있게 하는 배려를 해준다.
엄마는 아침에 눈 뜬 순간부터 밤에 눈 감는 순간까지 수시로 그리스 로마 신화 퀴즈에 시달리고 있다.
10년을 더 끌었다는 트로이 전쟁 이야기에는 수 많은 전투장면이 나오는데
누구랑 누구의 싸움에서는 누가 창을 던지자 방패로 막았지만 뚫고 지나가 아슬아슬하게 머리 위로 넘어 갔는데
다시 누가 칼을 빼들자 어떤 신이 나타나 도움을 주어서 어떻게 되었다는 식으로 얘기하니
아마도 만화가 통째로 머릿 속에 들어간 것 같다.
재미있게 읽은 이 신화 이야기가 미니가 자라면서 서양을 보고 배우게 될 때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
오래 전에 사 놓고 구석에 방치해 놓았던 지구본이 다시 거실 한 가운데 놓여져 있다.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를 줄줄 외면서 보는 별자리지도와 유럽지도는 또 새롭게 보이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