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머무른 손님들이 점심을 먹고 떠나고 

미니아빠는 조카랑 모암에 작업할 일이 있다고 집을 나섰다. 

군불 좀 넣어주고 나가라고 부탁했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쌓여있는 설겆이 거리를 보니 더 부아가 나서 계속 궁시렁거렸더니 

간식 달라고 아우성을 친 끝에  

바닥에 앉아 태민이랑 팬케익 반죽을 휘젓고 있던 미니가 쫑알쫑알 한다. 

아빠는 바깥에서 일을 하시니 힘들고 엄마는 그래도 쉬운 집안일이니 참으라는 얘기다. 

아빠 일만 일이냐 집안일도 중요하고 힘들다 어쩌구 저쩌구 공연히 미니한테 언성을 높였더니 

" 축구선수나 야구선수가 경기장에서 열심히 달리기를 하고 그러려면 힘들잖아? 

그렇지만 사람들이 응원해주면 좀 기운이 나겠지?" 

- 그래서? 

" 엄마는 집에서 우리가 응원해주니까 기운을 내서 더 쉽게 일할 수 있지 않겠어?" 

그러더니 연기랑 싸우며 아궁이에 불 때고 있노라니 유리창 안에서 한 마디 더 한다. 

" 엄마, 밖에서 불 땔 때는 우리가 바로 옆에 없으니까 힘들지?"  

가족을 그릴 때 자기를 제일 크게 그리고  

엄마랑 아빠는 왜 이렇게 작게 그렸느냐고 하면 멀리 있어서 그렇다고 둘러댈 때  알아봤지만  

대단한 자신감? 자존감? 자만심? 이다.

 

미니야, 한창 바쁠 때 간식타령하며 아우성 치지 말고 

읽은 책이랑, 벗은 옷 예쁘게 개어서 제자리에 갖다놓는 응원 좀 해주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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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9-02-10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오늘도 미니 때문에 막 웃음이 나오네요.
저도 처음 알았어요.
집안일이 쉬운 이유!
정말 대박입니다.

2009-02-10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