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다가 뜬금없이 뒤에 앉은 엄마를 돌아보며
"아무리 혼날 일이라도 솔직하게 말할께요!"
이건 뭐 <그래, 결심했어>하는 분위기로 비장한 표정이다.
" 오늘 초롱이네 집에 가는 길에 향원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어요!"
일요일 어린이 법회가 끝나고 유치원,1학년,2학년 아이들 6명이 초롱이네 놀러가는 길에
몇몇 아이들이 가진 돈을 모아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는 것이다.
미니 말로는 1학년 서연이와 2학년 수연이가 모아서 셈을 치렀다고 하고
2400원인데 돈이 모자라서 아줌마가 20원을 깎아주었단다.
그래서 4000원을 냈다나?
(이거 원 무슨 말인지...
나중에 혼자 생각하니 요즘 아이스크림이 적어도 700원은 하는 것 같고
6개에 4200원인데 200원 모자라는 것을 깎아주신 듯 하다.
어쩐지 20원이라는 것도 이상했다.ㅎㅎ)
자기는 나무 언니가 맛있는 걸로 골라주는 걸 먹었는데
" 돼지바 저~엉말 맛있어요!"
였고 생전 처음으로 친구들끼리 군것질을 한 것이 무척 흥분되는 모양이었다.
결론은 혼이 나더라도 맛있는 것을 사 먹은 일을 자랑하고 싶었던 거다.
정말 미니답다. ㅋㅋ
엄마는 그래서 결국 아이스크림을 사 준 친구가 누구며 고맙다는 말이라도 했느냐고 물었지만
그런건 전혀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이럴 때 너도 다음엔 친구들에게 아이스크림 하나 사 주어라 하면서 용돈을 주어야 하는 것인지
계속 얻어 먹고 다니게 그냥 놔 두는 것이 좋은지 고민이다.
용돈을 주게 되면 군것질이 버릇이 되고, 돈의 가치를 알아서(?) 욕심을 내게 될까 걱정스럽고
앞으로 늘 어울려 다니게 될 친구들인데 마냥 받기만 해도 안 될 것 같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