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직접 장도 담고 김장도 해보고 싶어하다가
작년에 반가음식 가르쳐주시는 윤교수님 레시피를 응용해서 아빠가 직접 간장도 담고 김장도 담았다.
봄에 멸치젓도 미리 담가 놓고 가을부터 그 가뭄에 지극 정성으로 아침저녁 물 주고
농약 한 번 치지 않고 목초액 탄 물만으로 벌레와 싸우며 기른 배추와
산 너머 농평마을 아저씨가 기르신 고랭지배추,
큰 아버지가 기르신 배추로 300포기가 넘게 담았다.
그래도 배추가 다 들 알이 작아서 시장에서 사온 것과 비교하면150포기 분량이나 되려나 모르겠지만..
아뭏든 서울에 계신 선생님들께도 맛보시라고 조금 보내고 식구들과 나누었다.
그러더니 초겨울에는 2박3일 뚝딱거려서 제법 큰 닭장을 지었는데
성마른 아빠 성격에 중병아리부터 키우기는 어려워서
아랫마을 토종닭 키우는 집에서 알 낳는 암탉을 사가지고 왔다.
장닭 한 마리와 여섯 마리의 암탉이 둥지를 튼 첫 날에는 달걀을 두 개 낳았는데
세 개, 네 개 점점 늘더니 어제는 다섯 개나 낳았다.
닭이 알을 낳기 시작하면 매일 또는 하루 걸러 하나씩 계속 낳는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는데
미니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닭장에 알 꺼내러 가는 것이 일이다.
주인한테 맛있는 것을 많이 얻어 먹더니 보답하려고 알을 많이 낳는 모양이라고 하면서
모이도 주고 물도 열심히 가져다 준다.
며칠 전에는 승욱이 오빠가 달걀을 한 번 꺼내왔다가 미니가 단단히 삐치는 바람에
하마터면 닭장에 도로 가져다 놓을 뻔 하기까지 했다.
암탉과 수탉이 꼬리깃 모양은 어떤지 자세히 살펴보고 그림도 그리고
꺼내온 달걀은 구워먹고 쪄먹고 삶아먹고
꿀 넣고 우유넣고 우리밀 밀가루 넣고 둘이서 신나게 휘휘 저어서 팬케잌도 굽는다.
엄마 바램은 닭들에게 조금은 미안하고 또 고마운 마음도 가졌으면 한다는 것!
하지만 동물이라면 질색을 하는 엄마는 닭장 멀리서 건너다 볼 뿐
미니가 꺼내온 달걀만 맛있게 먹는 순~얌체이니 무슨 말을 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