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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지나 어김없이 햇살이 품은 들녘
꽃 지고 새 잎 피고 휘돌아 바람드니
진부한 봄이 떠나는 시간의 산능선

구름이 흘러드는 초록물결 안은 나루
산그늘 성큼 딛어 뱃전에 일렁이니
물비늘 뒤채는 저녁 꿩 날아 솟구친다

노을빛 어지러워 발걸음 해매어도
산죽이 울어읊는 옛노래로 길을 잡아
세월은 돌고 또 돌아 그 자리에 앉았네


늘 되풀이되어 진부하게까지 여겨지는 일들이, 내가 살아가는데 얼마나 중요한가? 자꾸만 내게 물어야했던 새봄이 다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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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모두들 잠든 밤, 아무도 내가 읽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 깜깜한 밤에
베게를 등에 지고 벽에 기대앉아 홀로 깨어있는 전등 밑에서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종이책만 읽습니다.
메모도 하지 않고 밑줄을 긋거나 접어두거나 하지도 않고 책장을 넘기기만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밑줄을 긋고 싶은 문장을 사진으로 찍어두었다가
나중에 옮겨적기가 귀찮아서 지우곤 합니다.
아주 어렸을 때는
책에 줄을 긋거나 접거나 찢거나 어떤 식으로든 손을 댄다는 것이

거의 죄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3. 지금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커피 집을 하시겠습니까? - 기획 양은진, 저자 구대회, 달 출판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지금 읽고 있는 책만 어디에 두었는지 잊지 않기 위해서 챙기고 나머지 책들은 방치합니다.
갖고 있겠다 줄이겠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내가 다 읽은 책을 누군가 읽고 싶어하면 기꺼이 주고
나중에 그 책을 소장하고 싶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다시 한 권을 구입합니다.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그림동화
- 어느 시대에 국민학교에서 고전읽기였던가 그런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작은 언니가 고전읽기용으로 학교에서 받아왔던
출판이라기보다는 복사해서 제책한 것처럼 보였던 초록표지의 책 속에
그림동화와 꿈을 찍는 사진관 등 어린이 창작동화 몇 편이 같이 실려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는 다시 읽어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그런 책이 있던가?
솔직히 말하자면 책장에 어떤 책들이 있는지 잘 기억이 안납니다.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특별히 만나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읽는 책의 작가들은 나와 다른 차원의 어떤 세계 쯤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실에서 만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집니다.
혹시 만난다고 하더라도
글을 쓰는 그 사람과 내가 만나서 얘기하는 그 사람은 그야말로 차원이 다를거라는,
굳이 말하자면 작가의 분신 정도라고 할까요?
모습도 같고 분신이긴 하지만 그 작가는 아닐 것 같습니다.

내가 아는 누군가가 책을 낸다고 해도 그럴 것 같네요.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적천수강의,  그러고보니 이 책이 6번 질문의 답이 될런지도 ^^;;;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사나이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데미안, 쟝 그르니에의 섬, 빈 노트나 스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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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6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8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엄마는 바람이 휘돌아가는, 마른 풀이 가득 서걱이고 있었으나 여전히

빈들

에서 춤을 추었던가?

 

엄마는 다 같이 이리저리 우쭐거리는 동네아줌마들에게 둘러싸여 흔들리는

버스 안

에서 춤을 추었다.

그런 생각, 그런 표정 속에서 그런 몸짓도 춤이라면.

 

엄마의 어깻죽지를 방패삼아

세상과 나 사이의 거리를 재며 불안한 눈으로 밖을 보는 아들을 둔 엄마는

바로 그 아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무언가를 썰던 작두에 손을 베었다.

 

굳이 작두가 아니었더라도, 굳이 손이 아니더라도

베고 베일 것이 많은 나날이었다.

 

내가 이 영화를 보았던 2009년엔 아직 모든 것이 선명해지기 전이었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다지 깊은 생각 없이 흘려보내듯 보았던 이야기인데

요즘 새록새록 생각이 난다.

 

아이는 자라 청년이 되려하고 엄마는 늙어가는데

눈 앞에 두고 뚫어져라 바라보며

떨리는 시선으로 매만지고 또 매만지고 쓰다듬을수록

가까스로 겨우 가벼운 한숨이 난다.

 

어느 새 봄이 부풀어올라 성급한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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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사람들은

겨울이면 복령도 캐고 요즘엔 고로쇠 물을 받고

꽃이 피면 나물을 캐고 민박손님을 받고 길목에서 마른 나물 따위를 팔기도 하고

오월이면 녹차를 따고 고추를 심어 가꾸고

여름엔 다슬기를 잡거나 은어낚시를 하거나 또 민박손님을 받고

가을이면 배추와 무를 심고 도토리와 밤을 줍고 송이버섯을 캐고

감을 깎아 곶감을 말리고 표고버섯을 기른다.

그리고 다시 겨울을 맞는다.

 

온전히 녹차만 심어 가꾸고 오롯이 녹차를 만들어 살아가는 이는 무척 드물다.

그 드문 사람들 중에 한 분이 열어놓은 찻집

 

동그란 모양으로 빚어 발효 중인 녹차

녹차잎을 발효시켜 만든 홍차는 고운 황금색으로 우러난다.

녹차는 찬 성질이 있어서 손발이 찬 사람들이나 어린이들이 많이 마시는 것을 권하지 않지만

발효차는 따뜻한 성질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실컷 마셔도 된다.

우리 집에선 마시는 물이 항상 요산당 발효차^^

맨 마지막 사진은 창 너머 개울 건너로 보이는 요산당 녹차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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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생과일주스. 수제 레모네이드, 모과차 등속과 여름에는 깔끔한 팥빙수를 판다.

조각케익이나 허니브레드 같은 주전부리가 없는 것을 우리 따님은 무지 아쉬워한다.

가끔 세 아이들과 몰려가거나 더 가끔 신랑이랑 따박따박 다녀오는 곳이다.

 

부부가 모두 미술을 전공하셨는데

사모님은 뜨개질, 바느질 거리를 손에서 놓지 않으시고

사장님은 늘 나무로 무언가를 뚝딱뚝딱 만드신다.

부엉이도 되고 의자도 되고 우편함도 되고 간판도 되고 화분이 되기도 한다.

장작도 직접 패신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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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16-02-26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크기를 줄이는 법을 모르는 컴맹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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