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15일 광주월드컵 경기장에서는 동향의 라이벌인 광주 상무와 전남 드래곤즈의 k-리그 축구 경기가 열렸습니다. 경기 결과는 2:2의 무승부였고 경기 주도권은 경기 결과 만큼이나 50:50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슈팅의 숫자는 12:8, 득점찬스는 7:5로 다소 광주 상무가 앞선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두 팀이 모두 1승 4무승부의 성적으로 중 하위권 이하의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2. 경기 진행 상황은 후반 경기가 끝나기 직전까지 2:1로 광주 상무가 앞서 있었는데 언저리 타임이라고 하는 경기시간중의 경기와 무관하게 시간을 보내게 된것에 대한 추가 시간 운영에서 아깝게 PK를 허용하여 비기고 말았습니다. 광주 상무가 중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안타까운 경기였지요. 작년에 처음 참가하고나서 열심히 합니다만 이기기가 결코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3. 전남의 골키퍼는 올림픽 예선 전 경기의 무실점을 기록했던 김영광 선수였는데 이 선수가 지키는 골문을 두 번씩이나 뚫었던 것입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전남이 패배할뻔 했다가 겨우 비긴 경기로 상무는 내내 아쉬움만 달래야 했던 경기였는데, 실제로 광주 상무가 프로리그에 참가해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여건이라는 것을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K-리그의 13개 팀에는 모두 외국에서 불러온 용병들이 버티고 있고 이들이 모든 팀의 공격의 핵임은 부인 할 수 없는것이 우리 축구의 현실인데 광주 상무는 단 한명의 용병도 보유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귀화를 한 선수에게 국방의 의무가 있으니 상무에 입대하라고 할 수도 없는 처지 아니겠어요?

4. 작년에 그나마 그런대로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조재진, 오승범이라는 두 올림픽 대표선수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들도 원래부터 유망주로 손꼽히던 자원이 아니라 상무에 입대하고나서 잘 조련이 되어 실력이 늘었고 전역 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거의 무명에 가까운 선수들을 체계적인 훈련을 통하여 성장토록 하는것이 상무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한동안 그 인기도나 생김생김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던 이동국 선수가 있지만 잦은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아직은 마음껏 제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것 같은데 이동국 선수의 게임을 지켜보면 천부적인 선수의 자질은 있으나 본인의 게으름으로 인하여 빛을 보지 못하는 선수로 여겨지며, 제가 이 정도로 여길지니 당연히 히딩크 감독은 이동국 선수를 월드컵 맴버에서 제외시키게 되었을 것입니다.

5. 상무팀의 선수 운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고 있습니다. 그 첫번째가 1부 리그격인 K-리그에 출전하는것이고 다른 하나는 2부격이며 아마츄어인 K-2리그에 참가를 하는 것입니다. 보통 프로리그에 참가를 하려면 40명이 넘는 선수로 구단을 운영을 하고 있는데 상무는 겨우 1개 프로구단이 운영하는 선수의 수만 가지고 2개 리그를 소화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답니다. 프로리그 참가도 상무가 원했던것이 아니라 프로연맹에서 이미 지급한 연봉, 선수의 기량 향상 등등을 고려하여 상무에게 프로리그 출전을 권하게 되어 광주를 연고로 하여 상무팀이 출전을 하게 된 것입니다. 작년에는 출전을 앞두고 광주 상무의 팀 로고를 만드는 작업이 제게 주어져 한참을 고생하고 만들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로고를 가슴에 달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흐믓한 마음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1.5부 정도의 선수들로 이루어진 팀이 프로리그에 참가하는것은 매우 힘드는 일인데 기존에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군인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하여 작년에는 그나마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6. 언젠가 광주 상무가 경기를 하는 대구에 간적이 있었습니다. 대구의 경기에 관람을 온 관중의 수가 적음에 우선 놀랐고 운동장 한곳 구석에서 열심히 상무를 응원하는 써포터즈의 규모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대부분의 프로경기에는 많은 써포터즈가 동반 응원을 하는데 제가 본 광주 상무의 써포터즈는 겨우 10명도 안되는 인원으로 구성이 되어 열심히 응원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광주의 입장에서 보면 원래부터 광주를 연고로 출발한것도 아니고 특별히 광주와 연고가 있다거나 광주가 필요로 해서 계약을 체결한 선수들이 아니기에 상무 선수들에게 별로 깊은 애정이나 관심이 없는지는 모르겠습니다.또한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억지로 운영해야만 하는 프렌차이즈 구단이기에 많은 지원과 관심을 나타내지 못하는것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유야 어떠하든 상무 선수들은 광주상무라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프로팀의 경기에 출전은 하지만 프로로서의 예산 지원이나 기타 각종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광주상무 선수들이 그나마 이 정도라도 해 주는것은 다행스럽기까지 합니다.

7. 이제 상무에서는 또 다시 제2, 제 3의 조재진이나 오승범 선수와 같이 발군의 실력을 나타낼 선수를 육성해야 할것입니다. 일반팀과는 달리 군이라는 특유한 조직체를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훈련을 시행하기에 스스로 노력하는 선수라면 그의 기량은 일취월장하여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겁니다. 상무는 시합에서 우승했다고 다른 프로팀처럼 우승 경비를 지급받는다던가 보너스를 지급받지 못합니다. 이는 감독이나 코치 모두가 국가의 녹을 공직자이기에 그렇습니다. 이런만큼 이들에게 따뜻한 격려나 응원은 금전으로 지급되는 보너스를 상쇄할 수 있는 정신적인 보너스가 되는 셈입니다. 용병하나 운영 못하면서도 꾸려 나가는 국민의 군대 상무소속으로 그들은 아무런 불평없이 묵묵히 경기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광주시에서 제공하는 선수 이동 버스에 다른 프로팀의 버스만큼 잡다하지는 않지만 각종 격려 문구가 어지럽게 나붙어 있다는 것입니다. 스프레이를 이용해서 <ㅇㅇㅇ오빠 화이팅!!><ㅇㅇㅇ아 사랑해> 등의 문구를 새긴 상무 펜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을 하기위해 상무 선수들은 오늘도 아침부터 비지땀을 흘리며 연습에 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격려가 이들에게는 큰 보탬이 될것입니다. 상무 화이팅!!!!!

P/S 상무(국군체육부대) homepage가 있습니다. "상무",또는 "국군체육부대"를 치시면 입장하실수 있고 양방향 통신으로 사용하실수 있습니다. 그곳에는 각 선수의 프로필과 종목 소개등 다양한 읽을거리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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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동안 할일없이 바쁘다는 핑계로 리뷰를 올리지 못하다가 다시 리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미술사학이 중심이 되는 리뷰인데 그 동안 리뷰에 덧글을 달 수 있게끔 알라딘의 체계가 바뀌어버렸습니다. 그 이전 리뷰를 올릴때도 자칫 저 자신의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가 저자의 견해와 달라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를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왔던지라 덧글을 달 수 있음은 이에 대한 저자의 반론이나 또는 생각을 달리 하는 독자의 반론의 장으로도 활용 될 수 있는 좋은 제도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2. 전문서를 읽고 리뷰를 쓴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말이 리뷰이지 사실은 서평의 기능을 하기에 책을 발간한 저자의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닐것입니다. 리뷰를 작성하며 한편으로는 저자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배려를 하는것도 사실이다보니 서평이란 그리 쉽게 쓸 것이 되지 못한다고도 보겠지만 알라딘에서 이러한 공간을 마련한것은 출간된 도서에 대한 독자의 올바른 선택의 기회를 갖기 위함인지라 무조건 좋다고만 할 수 없는 입장이며 그런 이유로 리뷰는 상세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선택은 독자의 몫이라고 보니까 말입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심한 갈등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오늘 작성한 단청관련 도서입니다. 이러한류의 도서는 우리 나라에서는 별로 출간되지 않았던 도서로서 그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단순하게 제가 느낀점만 가지고 신랄하게 비판을 할 수도 없는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올린 리뷰가 그런것 까지 고려해서 작성된것은 결코 아님을 말씀 드리며 각별히 애정을 가져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저변을 확보한다는 의미에서도 권장을 해야하는 입장에 서게 되는 경우도 있어 리뷰 작성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애정을 갖고 있는 만큼 더 날카롭게 비판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리뷰 작성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리뷰는 대부분이 좋은 참고 자료가 될만한 것으로 많은 도움이 됩니다만 어느 경우에는 "왜? 이런 식으로 리뷰를 올리지?" 라는 의문이 들 정도의 리뷰도 자주 눈에 띄입니다. 리뷰 작성자는 자신의 리뷰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지를 인식하고 보다 성의 있는 리뷰로 작성을 해야 할것입니다. 결국 무성의한 리뷰는 이곳에서 실명으로 올라가지는 않더라도 책임의식을 가지고 게제를 하고자 노력을 해야 할것입니다.

 이제는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리뷰를 작성하려고 합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리뷰에서 말하고 있는 서평에 의해 작은 관심이라도 갖거나 또는 선택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의 수단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비록 어줍잖은 리뷰라도 여러분들의 선택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랍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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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05-17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잘 모르는 책들에 대해선 서평이 큰 역할을 하니까 정말 힘드시겠어요^^

비로그인 2004-05-17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시렁 나그네님 고맙습니다. 허락도 없이 제 글도 퍼 가셨더군요... 자주 퍼 가실 수 있는 글을 올려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 독자들이 좋은 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말 객관적인 리뷰를 쓰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자주 들리셔서 좋은 말씀 남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두심이 2004-05-25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써주세요.. 얼마나 공부가 많이 된다구요..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04-05-25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심님...고맙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늘 최선을 다 하여 읽으시려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길잡이가 되어 드리고자 노력을 합니다만, 많은 부분에서는 실망도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예전의 책읽기에서는 그러지 않았었는데 책을 읽으며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책은 두 서너번 더 읽게 되는데 그 이유는 자칫 잘못 이해하고 리뷰를 쓰게 될까....라는 우려로 가급적 저만의 편견에서 벗어나고자 한답니다. 아무쪼록 자주 들리셔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따가운 질책도 서슴치 말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붓끝에 담은 화장장엄의 서원
김성규 지음 / 훈민사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1. 저자 김성규는 필자가 잘 아는 단청인이다. 그의 단청작업은 전국에 걸쳐 사찰 단청 작업을 총 지휘하고 있으며 나름대로의 단청 기풍을 자신의 작업에 쏟고 있는 匠人이다. 이 책은 저자 김성규의 단청 작업 현장을 위주로 만들어진 작품집이다. 이 책에 나타난 단청은 전국에 산재한 그의 작업 결과를 찍은 사진을 곁들인것으로 현대의 단청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알아 볼 수 있는 계기로 삼을만한 뜻깊은 작품집이라 할것이다.

2. 일반 회화와는 달리 단청이나 불화는 거의 주문자의 사찰 등지에 부동산의 개념으로 남아있게 된다. 물론, 불화중에서 벽에 그려지는 壁畵를 제외한 탱화(禎畵)는 손쉽게 움직일 수 있지만 단청은 그 사찰의 건축물에 남겨지게 되는 것이고 일반 회화와는 달리 그 수명도 지극히 제한되어 있어 시간이 지나면 자연 소멸되고 만다. 따라서 이러한 단청 작업의 결과를 사진으로 남기는 작업은 단청을 입히는 일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단청 작업에 임하는 화원들은 단청을 단순한 작업으로 생각하여 그 기록을 남기는 일에는 소홀히 생각하여 왔으나 지금은 단청도 하나의 예술 작업이라는 인식에서 그 작업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

3. 이 책에는 필자가 촬영한 사진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지라 저자가 "ㅇㅇㅇ선생 혜존"이라는 자필 서명을 담아 전해 줄 때...  그 감회가 새로왔다. 필자는 그동안 단청 작업이나 불화 작업을 하는 화원들에게 그 작품을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이유를 누차 강조해 왔었다. 지금은 방금 작업을 했는지라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먼 훗날 이들을 되돌려 보기 위한 기록은 역시 사진 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후학들이 참고로 하기 위해서라도 꼭 작품을 사진으로 남길것을 권해왔던 것인데 이 책은 저자 김성규의 개인적 작품집이라는 의미 이외에 바로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할것이다.

4. 한편으로는 불화나 단청이 과연 <회화>인가? 라는 의문을 남기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불화나 단청은 단순히 사찰 건축물의 부속품으로 여겨져 사찰 건축물이 국보나 보물로 지정이 되면 단청이나 불화는 그 지정에 딸려가는 형식이었다. 그러던것이 불화는 이동이 용이하고 제작연대와 제작자를 알수 있으며 그 기법이 시대적으로 당 시대의 회화적 기법을 따른다고 판단하여 90년대 부터는 불화 자체만으로도 국보나 보물로 지정하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 동안 불화가 회화의 범주에 담기지 못하고 천대받은 이유는 불화는 거의 대부분이 제작자의 창의성 보다는 덧칠을 한것이라는 제작상의 이유 때문이었다. 불화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미리 떠 놓았던 초본(草本)을 밑그림으로 사용하여 그 위에 바탕이 되는 재료(주로 한지나 명주,비단 등)를 놓고 밑그림을 그대로 배끼고, 그 배낀 線을 중심으로 안료로 색상을 입히게 되는데 이러한 이유로 불화 제작을 단순한 칠하기 정도로 인식하여 푸대접을 해 왔던 것이다.

5. 단청은 불화 제작자보다 더 푸대접을 받으며 작업을 해 왔고 실제로 불화 화원들은 단청을 하는 사람들을 자신들의 일에 종속되는 정도로 여겨 왔고 불화를 그리는 사람들이 대부분 단청 작업을 병행해서 했는데, 이는 원래 불화를 그려왔던 사람들이 일반인이 아닌 승려들이기에 단청의 밑그림은 승려들이 그리고 채색은 일반 잡부들에게 맡겼기에 자연히 단청 작업에 임하는 사람들을 업수이 여기는 풍조가 있었던 것이다. 단청작업은 이 책에 그 작업과정이 소개되었듯이 단청의 밑그림을 미리 그리고 그 그림을 중심으로 가는 구멍을 뚫고 단청 작업을 할 부분에 이 밑그림을 대고 조개껍질을 곱게 갈은 가루로 타분을 하여 밑그림이 들어나게 한 후 채색을 하는 것인데, 단청을 하는 건물의 규모가 비교적 크기때문에 한 사람이 작업을 다 하지 못하고 대부분 채색은 다른 작업자가 맡게 되는것이다.

6. 이러한 이유로 단청인들은 예술가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하고 지내왔다. 실제 단청작업을 지켜보면 과연 예술로 인정을 해야하는가? 라는 의문을 갖기에 딱 좋다. 그러나 단청은 문양에 채색을 한다는 단순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채색 당시의 색 선택이나 단청의 문양, 그리고 단청 중간에 들어가는 그림(別畵라고 한다) 등은 단순한 색메우기의 기능을 가진 사람은 하기 힘든 작업이다. 불화가 독립적으로 대접을 받듯 단청도 이제는 작품으로서의 대접을 받아야 할것이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화원으로서의 대접을 받게 되리라 믿는다.

7. 또 하나의 단청이 갖는 치명적인 단점은 영구보존이 어렵다는 것이다. 무슨 예술품이든 영구보존이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겠지만 목제나 콘크리트로 제작된 부재에 색을 입히는 경우는 대부분 그 채색에 사용하는 물감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기에 오랫동안 보존이 불가능 하다는 점이다. 대략 단청의 수명은 100년 안팎으로 본다. 단청에 사용되는 물감은 안료나 염료인데 이 수명이 짧음으로 인해 박락이 심하고 햇빛과 습기에 의한 변형이 쉽다는 단점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점착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아교도 예전에 사용하던 민어부레가 아닌 화학 아교의 사용도 단청의 영구 보존에 하나의 장애요인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고 판단이 되고있다. 물론, 햇빛이 안들고 비교적 통풍이 원활한 사찰의 경우 내부 단청은 300년 이상을 잘 견디고 보존되는 경우도 있는 편이지만 대부분의 외부 단청은 짧게는 20년 정도만 지나도 변색되고 퇴락하는 경우도 있다.

8. 이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자신의 작업으로 채색되어진 단청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한 사람의 예술가이며 전통의 수호자로서의 자신의 입지를 스스로 격상시킴은 물론 일반인에게 단청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므로써 단청의 예술성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단청임에도 책으로 발간된 경우는 한석성 선생의 저서와 곽동해 교수의 저서 두권이 전부인데 그나마 실무자인 저자 김성규의 현장 작품을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음은 다행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이 책에는 저자의 단청 작품뿐만 아니라 각종 단청에 사용되는 초(草)의 종류와 포벽의 불화등을 함께 실어서 단청을 배우는 사람들이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자료로 사용되게끔 하였다.

 이 책은 전체 도판을 화보로 실어 보는이가 이해하기 쉽도록 되어 있으나 한가지 아쉬운점은 단청에서의 전통성과 정통성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품집이 출간되었음인데 이는 자칫 여기에 수록된 도판 그림이 단청의 전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통성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단청의 표현에는 문젯점이 있음을 지적하고 싶으며, 차후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해 우리 나라 단청의 시대적 양식이나 문양의 변화가 발표되고 그에 따른 전통성, 혹은 현대적 계승 여부를 다시 거론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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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은 모택동 시절 <문화혁명>이라는 고통으로 한동안 무척 시끄러웠고 홍위병들은 지식인들의 소유물인 많은 책들을 불살라 버렸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무지함보다 먹고 살아야 할 식량이 더 급했고, 식량 한 톨이라도 생산해야하는데 그 잘나빠진 책 나부랭이가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으로 정말로 어이없는 일들을 별이고 말았던 것입니다.

2. 문화혁명의 소산물은 다양하고 각 방면에 걸쳐 무척 많지만 그 중에서도 한자가 사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이유로 簡字(간자)라는 신종 한자를 만들어 사용한것은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는 대단한 모험이며 그로 인하여 정보화 사회를 맞게된 중국에서의 환호성과 동북공정 등 역사를 논하는 입장에서의 망연자실을 동시에 느끼는 사태를 맞게 되었던 것입니다. 토인비의 "기록을 하는 자는 멸망하지 않는다"는 말을 보더라도 문자를 가진 민족은 기록이 남아 영원히 멸망하지 않는다는 의미인데 최초의 상형문자 운운하며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로 그들의 긍지로 삼고 있던 한자를 멀리 하고야 말았습니다.

3. 그런데 이러한 일은 20세기 말에 급격하게 발달한 컴퓨터로 인한 중국 문화에는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됩니다.  우리야 간단하게 자음과 모음으로 된 자판을 두들겨 의사를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지만 중국의 한자는 수많은 부수와 획으로 인하여 컴퓨터의 자판을 만들기에는 너무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게 되었는데 간자는 이러한 문제를 아주 간단하게 해결해 줄 수 있었습니다. 엄청난 잠재력의 중국은 이제는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커다란 경제집단으로 변하게 되었고 중국은 이제는 더 이상의 미개국이 아닌, 경제 대국인 미국이 거꾸로 중국의 기침 한번에 몸살을 심하게 앓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되어버리고야 만것입니다. 중국의 인구는 비공식적으로는 17억에 이른다고 하는데 한 사람의 중국인이 1달러씩만 벌겠다고 마음먹으면 자그마치 17억 달러를 벌게 되는 것입니다.

4. <동북공정>....앞으로도 자주 이곳의 이야기 주제로 들먹거리게 되겠습니다만, 경제의 발전에 문화와 역사의 발전을 동일한 보조로 추진하려는 중국 정부의 야망이 이 <동북공정>에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것인데 이 사업에 제동을 거는 것은 의외로 지금까지 중국에서 써왔던 한자가 문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문화혁명 이전에는 누구나 한자를 다 알고 사용해 왔고, 어린이나 대학교수나 동일한 글자를 사용하여 왔었는데 쓰기 편하다는 간자를 쓰고 나서부터는 원래의 상형문자가 담고 있던 <뜻글>의 의미를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것입니다.

5. 이로 인한 문제는 중국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실 동북아시아의 3국인 우리 나라와 일본, 중국은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각자의 독창성을 되살렸다고는 하지만 그 바탕은 같다고 볼 수 있는데 중국이 간자를 택함으로써 문화적 공통성을 잃게되고 말았습니다. 중국내에서도 조금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 끼리는 같은 글자를 두고도 발음이 달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뜻글>의 본고장인 중국에서는 이제는 한자는 전문인들이나 다루는 글자로 전락해버렸고 간자로 활용되는 원래의 한자는 잘 알지도 못하게까지 되고 말았습니다. <동북공정>은 중국의 야망이 담겨 있음에도 간자의 선택으로 동북 3국의 문화에 이질화를 추구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에따라 현재는 동일한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중국의 힘이라면 능히 3국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음에도 말입니다.

6. 이제는 3국의 학자가 모이는 경우에도 한자로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필답으로 의사 소통을 하려해도 많은 문제가 되고 있으며 더구나 옛글로 전락해버린 한자는 이제는 중국에서는 고어가 되어버려 중국에서 지금 사용하는 중국어와 별개로 <한자>라는 독립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중국인들은 우리가 신라의 이두문자를 그저 있었던 글자로 취급하는것 처럼 말하듯 한자는 망해버린 역사속의 한나라의 언어쯤으로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동북공정>이 실제 중국의 대망에 발목을 잡게 되리라는 것은 그들도 미쳐 헤아리지 못했던 결과였고 <고구려>라는 국가를 중국 변방의 부족국가로 역사눕히기를 진행하는데도 많은 장애 요소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후에 <고구려>라는 고대 국가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지만 역사적으로 과거를 더듬는데 중국과는 앞으로 험난한 전쟁을 치뤄야 할 입장에서 중국의 문화혁명은 한동안은 우리가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을 벌게 해 주는것이 아닐까도 생각을 해 봅니다. 그들이 편리하게 쓰기 위해 만들었던 간자가 일면 편리함을 가져다 주기도 했지만, 그들의 과거를 꾸미는데는 간자는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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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05-17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간자에 대해선 몰랐는데...그런 일이 있었군요. 어찌보면 중국고유의 것이라고 하는 것들을 한국이 좀 더 잘 갖고 있는 면이 많은 것 같아요.
 
한국의 건축:전통건축편
김봉열 / 공간사 / 1988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1980년대에 일기 시작한 우리 것 바로 알기중에서 우리 나라의 목조 건축물에 관한 구조나 형식을 지역적으로 묶어 엮은 책으로 전반적인 용어가 일반인을 위한 입문서나 개괄서라기 보다는 사전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물론, 건축규모나 용도 그리고 언제 만들어졌는지를 명시하여 전통건축에 관심이 있어 건축물이 존재하는 지역을 답사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안내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전통건축>편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고 한국건축을 총망라했다는 머리글에 밝힌대로 저자는 한정된 공간에 많은 건축물을 담고싶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거의 매 쪽마다 4~6장의 도판을 사용하여 이해를 돕고자 했고 매 쪽의 구성도 특이하게 가운데쪽으로는 사진과 그림을, 그리고 책의 바깥쪽으로는 이에 대한 설명을 달아 답사자나 방문자들이 한 권 정도 가지고 가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를 하였다. 특히 한국건축을 전공하는 사람들의 입장이라면 박물관 또는 문화재연구소에나 가야 얻을 수 있는 각 연구기관에서 조사한 우리 건축에 대한 도판을 상당수 실었기에 많은 도움이 될것으로 본다.

 필자는 이런 전문서적을 접하며 매우 유용하고 좋은 내용임이라고 느끼면서도 늘 아쉬움을 가슴속에 담게 되는데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그 첫번째가 도판 문제이다. 비단 이 책의 초판이 1985년에 발간되었다고는 하지만 전 도판을 흑백으로 게재한것은 소비자, 즉 독자에 대한 무책임이 담겨 있다고 보게되는 것이다. 이는 한 마디로 전문서적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는식의 다소 불편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잘 만든 책을 왜? 잘 보이지도 않는 사진...  그것도 흑백 사진을 사용하여 그 참고 자료를 제대로 이용하지도 못하게끔 만들까? 저자도 서문에서 말했듯이 정말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느라 엄청 고생을 했다고 토로했음에도 그 고생의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하고 말았나?

이러한 도서는 조금 더 세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책을 필요로 하는 전공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한국의 전통건축을 총망라했기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만큼 유용하게 사용되는 만큼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의 이미지를 찾으니 절판되어서인지 이미지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저자에게 이 책의 재 출판을 권하고 싶다. 재 출판에는 내용도 문제이겠지만 그 수많은 도판(이 책에서도 많은 도판을 임의로 활용하였기에 서문에 저자가 원소유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올렸다)을 준비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닐것이나 한국의 전통건축에 대해 그나마 이만하게 사전적 의미를 담고 출간된 도서도 없기 때문이라도 재 구성하여 출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권말 부록으로 사적으로 지정된 한국의 전통건축물의 밝혔기에 답사를 원하는 독자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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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대디 2010-05-19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애정이 많으신 것 같아서 지나가는 사람이지만 나름 기쁩니다. 출판도 지식의 전달 전파를 통해서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의 일부입니다. 저 역시 급여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이지만 저는 한국의 소비자들이지나치게 월급쟁이화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영업자가 되면 바로 느끼는게 대한민국에서 장사해서 먹고 살기가 결코 쉬운 나라가 아닐 거라 느낄겁니다. 대부분의 이유가 소비자들이 업자를 상대하는 태도와 정말 다양한 요구같은 것 같구요. 그래서 다른 나라에 가면 느끼는게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한국의 소비자들은 너무 대단하게 (때로는 지나치게) 장사하는 분들에게 요구하는게 많다라고 느꼈습니다. 말이 통하는 한국내에서는 더 말할것도 없겠구요. 돈이 안되는 책을 만들때 그 고통도 조금은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어서... 정말 아쉬운 부분이 많지요... 그게 대한민구의 현실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