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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떠나는 여행 ㅣ 100배 즐기기
중앙M&B 편집부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이제 7월부터는 정부도 월 2회 격주 토요휴무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본격적인 금요 주말제도의 정착을 앞둔 시험인것인데 시험을 떠나 금요 주말제는 시대가 요구하는 근무행태로 받아들여야 할것이다. 이 책은 이런 의미에서 '금요일'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이 비교적 큰 규모를 자랑하는 중앙 M&B라는 미디어계통에서 출간되는 '우리 나라 100배 즐기기'시리즈의 첫번 째 출간물임에도 몇 가지 잘못 된 점을 담고 있다. 이 책의 부제는 '1박 2일 테마여행'이며 책의 제목과 같다면 여행은 금요일 밤에 떠나 하룻밤을 묵고 토요일날 돌아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그렇다면 일요일에 대한 배려는 없는 셈이다. 또 '금쪽같이 소중한 금요일'이라는 표현을 했음에도 '1박 2일테마여행'이라는 부제를 달아 마치 금요일과 토요일의 여행을 이야기 하는듯 하다. 이러한 표현은 금요주말제에 맞춘 출판사의 기획의도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비록 제목의 멋드러짐도 중요하지만 제목과 내용의 일치도 중요한 문제임을 먼저 지적하고 싶다. 자칫하면 좋은 책의 제목만 믿고 선택하는 잘못을 독자에게 남기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모두 6개의 Theme로 구성되어 있다.각 테마는 나름대로 이 책이 선정한 지역의 특성이 테마와 어울리도록 상당한 배려를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설령 테마에 집어 넣기 위함일지는 몰라도 너무 테마에 국한하고자 해서인지 테마 이외의 볼거리는 모두 뭍혀버리고 말았다. 한편으로는 책에 서술된 나름대로의 문체는 인간이 내포하고 있는 서정성에 호소하고픈 느낌을 담고 있다고 보겠으나 그 범위는 지극히 좁아 서정성도 아니고 직접 찾아가며 독자가 느낄 수 있는 여지를 남긴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p017의 중간 쯤에 "좁다란 골목길을 만날 수 있어 좋다"라고 쓰고 있는데 그 좁다란 골목길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기에 좋다는 것인지...그것이 옛 길을 더듬는 추억으로의 여행인지 아니면 호젓한 데이트 길인지, 또는 저녁을 마치고 바람을 쐴 수 있는 선책길인지...애매모호하고 내용이 없는 표현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을 구입하며 나름대로 "금요일에 떠나는 여행"이라는 제목에 기대가 컷던 탓일까? 읽어갈수록 기대보다는 내용에 실망을 하게 됨을 느끼게 된다. 각 테마별로 몇 개씩의 장소를 선택하고 그 지역에서 여행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food), 잠자리(sleeping), 볼거리(place), cafe 등에 대한 소개도 담았으나 지극히 제한되었으며, 그 지역에 무수히 많은 다른 장소들은 전부 무시되어 언급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제공하는 장소들이 최고의 명소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음은 자칫하면 이 책의 제작자의 제작의도에 의심을 가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의 독자층이 어떤 계층일까도 고려를 했어야 하는데 이 책은 '웰빙'을 목적으로 했는가? 라는 갸우뚱거림을 만들게 한다.
이 책을 폄하한다거나 내용에 대해 구태어 잘잘못을 논하고자 하는것은 아니다. 이 책이 선정한 6개의 테마에 담긴 지역들은 나름대로 누구나 가보고 싶은 지역들이다. 또, 실제 이 책에 따라 그곳에 간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느끼는 것은 바로 여행자의 몫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여행자에게 저자가 느끼는 감성만을 강요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 책 P031에서 처럼 원당종마목장의 분위기를 알퐁스 도테의 소설 "별"의 낭만적 분위기와 비유한다는 것은 넌쎈스다. 이러한 넌쎈스는 이 책의 구석구석에 널려있어 거슬린다.
그렇더라도 금요주말제를 맞아 여행을 계획해보자. 비단 이 책의 내용이 조금은 엉성하더라도 이 책이 선정한 장소는 나름대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에 그곳에서 이 책에 서술하고 있는 내용과는 다른 진정한 자연의 느낌을 느껴보자. 그 느낌과 이 책에서 말하는 느낌이 얼마나 다른지...또는 동일한 느낌인지도 비교해 보자. 이 책이 담고 있는 의미는 그 내용을 떠나 주말을 맞아 가족이나 연인들이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와 기회를 가질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 如 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