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의 보존과 복원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52
김주삼 지음 / 책세상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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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둘러보다가 이 책의 내용과 가격을 보고 놀랐다. 이 책이 어느 출판사의 문고판이라서인지 이러한 개설서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된것에 저으기 놀랐다. 주문후 책을 받아보고는 약간의 실망도 하였는데....그 이유는 문고판의 형태로서 일반적인 텍스트의 형태가 아니며 또한 내용에서 다양한 도판을 기대했었기 때문인데 의외로 참고로 사용한 도판이 없어서 보존과 복원에 대한 내용을 사진도 없이 어떻게 설명했을까? 라는 의문과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보존과 복원에 대하여 저자는 복원의 정의와 문화재에 손상을 입히게 되는 다양한 경우를 나누어 설명하고, 손상을 막기위한 예방과 어쩔 수 없이 복원이 필요한 문화재에 대한 복원 작업과정, 그리고 마지막에는 보존작업에 매달리는 전문가의 역할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부록으로는 각 문화재의 재질과 상태에 따른 취급 방법을 안내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실은 문화재연구소나 저자가 몸담고 있는 미술관 등의 실무자를 대상으로하는 일종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출간된 복원관련 서적은 그 과정과 처리후의 모습을 위주로 설명하고 있었으나, 실무자가 필수적으로 인식해야될 내부 교육자료의 성격이 짙은 내용을 일반인을 위한 개설서로 출간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문화재의 복원에 관한 내용은 이제는 특정 소수의 몫이 아니다. 어느 재벌이 사들인 문화재의 거의 대부분이 가짜였다는 이야기도 문화재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면 문화재를 소장하거나 감상하는것 이외에도 망가진 문화재가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없어야만 되기에 이제는 이 정도의 내용은 일반인도 상식적으로는 알아야만 하는 내용이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주는 의미는 선구자적 역할을 갖는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보존과 복원에 대한 국내의 예를 들지 않은것은 어느 일정한 방법에 의한 통일된 보존방식이 아직은 없고, 다른 사람의 보존 방식에 대한 이야기로 말미암아 상호 시빗거리가 발생되는것을 막기위해 지극히 實例를 아낀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분야의 학문이 다소 딱딱함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래도 독자를 생각한다면 최소한 표지의 사진처럼 복원前과 복원後의 비교 사진이라도 다양하게 제시해 주었더라면 하는 바람이다.

문화재의 보존과 복원은 21세기 정신세계의 중요한 자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보호하며, 복원을 통하여 문화재의 수명을 최대한 연장하느냐는 중요한 문제이다. 지금의 과학기술로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원방법이 후대에는 더 훌륭한 복원 기술로 수명이 연장될것이라 믿으며, 그나마 일반인을 대상으로한 보존과 복원관련 서적이 출간됨은 다행이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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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행복을 파는 곳
정근표 지음, 김병하 그림 / 삼진기획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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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장년층에게는 모두가 대부분 평등했던 과거가 있었다. 지금처럼 물질이 그득한 세상이 아니고 잘 산다는 사람이나 못 산다는 사람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삶을 영위하며 내일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과제가 일상이었던 때인데 아마도 6~70년대가 그 때가 아닐까?

이 책은 그 당시에 어린눈으로 세상을 살아왔던 저자와 가족의 경험을 담고 있다. 지금 팔팔한 20대라면 아마도 이 책의 내용이 이해하기도 힘들뿐 아니라 재미조차 없을 것이다. 그것은 그만큼 생활상의 변화를 가져온 오늘날의 우리네 삶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동시대에 한 하늘 밑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이 책은 과거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록영화 같은 것이다. 이 책을 읽노라면 '맞아...그랬었지...' 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을 별로 인식하지 못했던 저자의 어린시절의 순진하고 순수한 사고가 가득 담겨 있다. 돌이켜 생각하면 모두가 안타깝고 후회스러운 일들이었지만,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고 심통을 부렸던 당시에는 가족의 의미나 형제의 의미보다는 <나>라는 존재를 우선 할 형편이 되지 않았음에도 저자는 많은 부분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삼기를 원했던 과거의 일들을 서술하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과거의 흔적을 잊기를 바라면서도 그 흔적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지도 모른다. 특히 찬바닥에서 살아오던 식이아재가 자신보다 더 불쌍한 경노당에 쌀과 연탄을 들여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은 불우한 이웃에 대해 나몰라라 하는 현대의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식이아재 같은 사람들이 이 사회에 많다면 아마도 지금쯤은 각박한 이웃을 탓하는 일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책은 잊었던 과거를 되살림과 동시에 그 시대를 함께 호흡하며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공감의 장을 형성하면서 오직 자녀들만이 잘되기를 바라면서 애써오신 부모님에게 너무 소홀하지 않았나를 반성하게 해 준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이 될 때를 살아온 독자라면 아마도 두 분의 부모님이 다 생존해 계시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나는 두 분이 다 생존해 계시니 그만큼 행복하다. 왜냐하면 적어도 나를 키우기 위해 애써주신 부모님에게 언제라도 찾아뵙거나 안부 전화라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 글을 마치면 당장 전화를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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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문화의 이해 - 개정판
강민기 외 지음, 김원룡 감수 / 예경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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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중의 산소를 마시며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가 산소의 존재를 잊고 있듯이 우리 문화는 늘 우리 곁에 두고 생활하고 있으면서도 실상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일상이 된지 이미 오래다. 어쩌면 우리가 우리 문화속에서 살아가는것이 당연한듯... 또는 구태어 알지 않아도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호기에서인지는 몰라도 너무 무관심하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혹여 지나가던 외국인이 묻기라도 한다면 뭐라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줄수 있을까? 이 책은 바로 우리 주변에 산재한 우리의 미술문화(말은 미술문화라 했으나 실은 우리의 문화재를 말하고 있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위한 사전적 기능을 담고 있다.

책은 부록을 포함하여 7개의 장으로 구석기 시대의 유물부터 복식, 민속까지 광범위하게 6명의 미술사학자가 나누어 집필하였다. 책이 두꺼워지는것에 신경을 쓴듯 500페이지가 넘음에도 많은 내용을 넣으려는듯 작은 활자를 사용하였고 많은 도판과 삽화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도록 알아만 볼 정도의 공간만을 차지하도록 했다. 책의 앞쪽에는 간지와 미술사연표, 그리고 우리 나라와 중국의 연호를 가나다순으로 넣고 부록으로는 박물관을 비롯한 고분,사찰과 소재지,주요 건축및 인간문화재로 잘못 알고 있는 공예부분 주요 무형문화재보유자를 실었으며 마지막으로 주요 참고문헌으로 단행본을 비롯하여 관련 논문을 수록하여 필요한 경우 참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은 94년도에 초판이 발행된 이래 본인이 구입한 책은 5쇄판인 2000년도판임에도 증보를 하지 않아 그동안 달라진 내용에 대한 補版이 없어 아쉽다.

부록의 성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미술문화라기보다는 문화재 또는 문화 유물과 관련이 깊다. 특히 불교문화재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므로서 교리를 모르더라도 어렵게만 생각되었던 불교문화재를 대할때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접하도록 하고 있다.

책에 언급된 설명은 개설서의 기능을 충분히 소화함은 물론이고 문화재에 관한 교과서적 기능을 담고 있다고 할 정도인데, 우리 미술문화와 문화재에 대하여 백과사전적 설명을 담아 한권의 지침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음은 이런류의 서적이 극히 소수임에 비한다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역작이라 할 수 있다. 미술문화의 길라잡이로서 이 책 한권만 갖는다면 왠만한 우리 문화유산에 대하여 바삭하게 알 수 있음은 물론 준전문가로서 외국인이 물어와도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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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술사
마이클 설리반 지음, 최성은.한정희 옮김 / 예경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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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무리 아니라 한들 우리 미술은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을 받았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중국은 4대 문명의 발상지를 품고 있다. 세계가 인정하는 4대 문명의 발상지로서의 중국은 그 기나긴 역사 만큼이나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으며, 따라서 그 문화에 따르는 문화재 역시 매우 다양하고 많다. 하,상,주시대와 전국시대, 그리고 한,수,당,원,명, 청나라등 드넓은 중원의 주인이 바뀔때마다 문화적 양식의 변화로 다양한 유물을 남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기나긴 중국의 미술사를 논한다는것 자체가 중국의 역사에 접하는것 처럼 어려운 것이나 이 책은 중국미술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클 셜리번'이 제대로 엮은 책이다. 시대별로 공예,건축,도자,회화,조각등을 나열하여 설명하므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게 했는데, 이는 저자의 중국미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처음에 발간된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중국미술에 대한 다양한 연구로 밝혀진 새로운 내용이나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해 수정을 하여 아마도 최근의 중국미술과 인식을 같이 한다고 보면 될것이다. 책의 끝부분은 20세기의 중국미술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는데 주로 회화 분야에 치우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중국미술의 개괄서로서의 기능을 이 책은 너무도 충실하게 꾸미고 있다. 일반적으로 빼버리기 십상인 각 시대별 개관을 먼저 알려주고 있기에 시대별로 이해하기도 쉽다. 원자인 '설리번'은 동양미술사적 측면에서 논란이 되는 내용들도 서슴없이 적고 있다. 예를 들어 청화백자의 원산지가 어디인가 하는 아직 미술사학계나 중국에서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민감한 부분까지도 언급을 하고 있는데 이는 이 책이 일반 개괄서의 기능 이외에도 이 쪽 분야에 관심을 갖는 미술사학도들의 연구를 저자는 은근히 유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저자가 서양인임에 따라 중국미술이 서양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분야마다 간단하게 언급을 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와 달리 서양인이기에 중국미술을 접하는 방식이 서양인의 사고로 해석될 수 밖에 없겠지만, 전반적으로 저자는 어떠한 지역적인 문제를 떠나 중국미술 전반에 걸쳐 객관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하,상,주 시대 이전인 선사시대부터의 중국미술을 한권의 책으로 다 알 수 있다는것은 당연히 무리지만, 이 책은 일반적으로 중국미술의 역사를 무리없이 다룬 개설서로서의 역할 이상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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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한국 건축 용어
김왕직 지음 / 발언(건설기술네트워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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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나부터라도 도심을 떠나 어디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을 지어서 살고 싶으니 말이다. 그런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옥의 고즈녁한 자태에만 매료된것은 아닐지...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한번쯤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이 필요할 것이다.

한옥을 알기 위해서는 한옥의 아름다움이나 생활에서의 여유로움도 알아야 하지만 우선은 한옥을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의 용어부터 알아야 한다. 뭐하나 수리나 부재를 부탁을 하려 해도 알아야 부탁을 할 수 있는것이 바로 한옥이 양옥과 다른 점이다. 이 책은 한옥의 용어에 대해 그림과 함께 그 용도를 설명하므로써 어렵게만 느껴졌던 우리 한옥에 대한 이해를 쉽도록 하고 있다.

책의 편집은 한옥의 기초가 되는 집터를 꾸미는 일(기단)에서 시작하여 주춧돌을 놓고 기둥,그리고 지붕의 하중을 고루 받게하는 공포와 지붕으로 이어지는 부재를 설명하였고, 이렇게 한옥의 외형을 갖추면 기와를 올리고, 문과 창을 만들고 집안의 천장을 만들고 등대고 누울수 있는 마루와 구들을 만들어 온기를 넣으며 마지막에는 집과 외부와의 경계가 되는 담장까지를 집을 짓듯이 순서대로 나열하고 있다.

한옥은 콘크리트처럼 그냥 거푸집을 이용하여 틀을 만든 후 시멘트를 부어 만드는것이 아니다. 굵기가 다른 목재를 요모조모 어디에 쓸것인가를 미리 계산하여 준비하여야 하고, 특별히 부재가 하나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이 나무 저 나무를 끼우고 이어가며 만들어야 하고, 나무의 계절에 따른 신축성을 고려하여 못질을 하지 않고 '나비장'이라는 연결고리나 고정고리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한옥은 해체가 가능하고 이동하여 재건축이 가능하여 버릴것이 없지만 콘크리트는 전부 부숴야 하는 낭비성이 있다.

책의 부록으로는 가볼만한 목조 건축물을 안내하고 있으며, 불교의 석조 건축물에 대해 개략적인 용어를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논문을 비롯한 한옥관련 서적을 참고했음을 밝히고 있는데, 한옥에 대한 용어는 몇가지를 빼고는 우리 나라 어디에서고 공통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기에 지금까지 나와있는 한옥 관련 서적을 참고했음은 당연하다 할것이다.

처음 듣는 사람은 한옥의 용어가 영 생경스럽고 귀에 와 닿지 않지만 이 책에서는 명지대학교 건축역사연구실에서 그린 완벽에 가까운 삽화를 참고로 하여 모르는 사람도 그림을 보고 어디의 부재를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있게 하였다. 그렇다고 해도 한옥에 사용되는 용어는 실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금방 귀에 들어오지 않겠지만, 이 책의 구성처럼 집을 짓듯 차근히 읽다보면 어느틈엔가 명칭을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될것이다.

답사등을 가서 이 책에서 알게된 용어를 사용하게 된다면 아마도 주변의 사람들이 다시 보게 될것이지만, 완전히 익히기 전에는 이 책을 한옥 용어사전 처럼 들고 다녀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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