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한국 건축 용어
김왕직 지음 / 발언(건설기술네트워크) / 2000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 부쩍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나부터라도 도심을 떠나 어디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을 지어서 살고 싶으니 말이다. 그런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옥의 고즈녁한 자태에만 매료된것은 아닐지...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한번쯤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이 필요할 것이다.

한옥을 알기 위해서는 한옥의 아름다움이나 생활에서의 여유로움도 알아야 하지만 우선은 한옥을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의 용어부터 알아야 한다. 뭐하나 수리나 부재를 부탁을 하려 해도 알아야 부탁을 할 수 있는것이 바로 한옥이 양옥과 다른 점이다. 이 책은 한옥의 용어에 대해 그림과 함께 그 용도를 설명하므로써 어렵게만 느껴졌던 우리 한옥에 대한 이해를 쉽도록 하고 있다.

책의 편집은 한옥의 기초가 되는 집터를 꾸미는 일(기단)에서 시작하여 주춧돌을 놓고 기둥,그리고 지붕의 하중을 고루 받게하는 공포와 지붕으로 이어지는 부재를 설명하였고, 이렇게 한옥의 외형을 갖추면 기와를 올리고, 문과 창을 만들고 집안의 천장을 만들고 등대고 누울수 있는 마루와 구들을 만들어 온기를 넣으며 마지막에는 집과 외부와의 경계가 되는 담장까지를 집을 짓듯이 순서대로 나열하고 있다.

한옥은 콘크리트처럼 그냥 거푸집을 이용하여 틀을 만든 후 시멘트를 부어 만드는것이 아니다. 굵기가 다른 목재를 요모조모 어디에 쓸것인가를 미리 계산하여 준비하여야 하고, 특별히 부재가 하나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이 나무 저 나무를 끼우고 이어가며 만들어야 하고, 나무의 계절에 따른 신축성을 고려하여 못질을 하지 않고 '나비장'이라는 연결고리나 고정고리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한옥은 해체가 가능하고 이동하여 재건축이 가능하여 버릴것이 없지만 콘크리트는 전부 부숴야 하는 낭비성이 있다.

책의 부록으로는 가볼만한 목조 건축물을 안내하고 있으며, 불교의 석조 건축물에 대해 개략적인 용어를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논문을 비롯한 한옥관련 서적을 참고했음을 밝히고 있는데, 한옥에 대한 용어는 몇가지를 빼고는 우리 나라 어디에서고 공통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기에 지금까지 나와있는 한옥 관련 서적을 참고했음은 당연하다 할것이다.

처음 듣는 사람은 한옥의 용어가 영 생경스럽고 귀에 와 닿지 않지만 이 책에서는 명지대학교 건축역사연구실에서 그린 완벽에 가까운 삽화를 참고로 하여 모르는 사람도 그림을 보고 어디의 부재를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있게 하였다. 그렇다고 해도 한옥에 사용되는 용어는 실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금방 귀에 들어오지 않겠지만, 이 책의 구성처럼 집을 짓듯 차근히 읽다보면 어느틈엔가 명칭을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될것이다.

답사등을 가서 이 책에서 알게된 용어를 사용하게 된다면 아마도 주변의 사람들이 다시 보게 될것이지만, 완전히 익히기 전에는 이 책을 한옥 용어사전 처럼 들고 다녀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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