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중국사 하룻밤 시리즈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오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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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는 말에서 따 왔는지 하룻밤에 읽는 역사 시리즈가 대 유행이다. 뿐만 아니라 엄청난 분량의 조선왕조실록도 하룻밤이면 다 읽어버릴 수 있다. 이 책도 간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인지 그런 부제를 달고 있지만 기원전 2500년부터 현재까지의 중국역사를 손바닥에 담듯 옮겨 놓았다.

저자는 세계사도 또한 하룻밤에 읽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해서 출간한 상태이지만, 우선은 신기한것이 그 '길고 긴 중국의 역사를 어떻게 요렇게 압축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아시아의 역사가 바로 중국의 역사라는 인식의 출발점이기도 한 이 책은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비교적 객관성을 가지고 기술하였다. 저자가 일본이라서인지 -송나라의 영향을 받은 고려에서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들었다는 등의- 아직 중국에서 자신들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제 3자적 객관성을 갖는 역사학자의 눈으로 서술하고 있다.

한 권으로 압축할 정도로 신기하다고 했지만, 책의 내용은 일반적인 학습서의 형태가 아니다. 세기별로 나누어 당대의 역사를 논하며, 특히 흥망과 관련되는 부분에서는 그 연유를 비교적 정확하게 기술해 주고 있다. 이 책은 다소 지겹게 느껴지는 역사서의 범주에서 탈피하고 있다고 하겠다. 어쩌면, 중국 역사의 엑기스만을 모아둔 저서라 할 수 있다. 매 장이 끝날 때 마다 '역사메모'라는 간략한 주석을 달아 이해를 돕게 하고 있다.

각 시대별, 또는 연도별로 주요 사항만 소제목으로 발췌하고 정리한 하룻밤에 읽어야 하는 역사서이기에 당대 전체의 역사를 대변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는터라 더 깊이 중국의 역사를 알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부족하다 하겠으나 중국역사에 접하고자 하는 독자를 위한 개괄서 정도로 알고 접한다면 이 책을 접하는 동안 의외의 솔솔함 속에서 중국 역사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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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게 절대 당하지 마라
호사카 유우지 지음 / 답게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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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다소 역설적인것은 둘 째로 하더라도 저자가 일본인이라는데 놀랐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몇 차례 일본을 다녀 오면서 일본인을 대하고 일본을 느껴보며 과연 이 책의 내용이 타당한 논리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올씨다~'이다. 여기서 아니라고 하는 것은 저자의 저술 내용이 아님을 말하고자 하는것이 아니다. 이 책은 일본인이 써서는 안될 일이고 우리가 일본을 해부하며 비교했어야 했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고 있다. 특히 이유가 어디에 있건 우리 나라의 행태(여기서 행태라 함은 사회적으로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서는 안되는 일들이 흘러가고 있음을 말한다) 조차도 좋게 해석한 저자에게 일단은 감사하게 생각한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확실히 배울점이 많은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직접 가 보고 느꼈던 것이기에 구태어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책의 내용은 한일간에 극명하게 대조되는 두 민족의 성격을 비롯하여 동질성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며, 이 동질성이 또 다른 이형으로 나타나고 있는가를 비교하여 서술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교과서 문제와 역사적으로 당위성을 주장하는 일본인의 모습...그리고 그릇된 일본 문화가 어떻게 발전을 해야하는가에 대하여 우리 나라의 경우를 들며 하나하나 따져보고 있다.

그러나, 내용중 일부는 양비론적 입장에서 은근슬적 우리의 문화를 비방하는 내용도 들어 있어 양쪽으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도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인이라는 신분으로 망국의 길로 치닫고 있는 모국인 일본의 행태에 대한 대안으로 우리 나라의 경우를 많은 예로 들고 있다. 또한 일본인으로서 일본에서 이루어야할 많은 것들을 한국인의 입장에 서서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사실, 한일관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다. 저자는 간단하게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지는 몰라도 외교에는 관례를 따라야 하고... 두 나라만 좋다고 해서 이루어지지 못하고 국제법및 주변국 여론에 따라야 하는 일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두 나라의 민족성은 너무나 다르다. 구태어 비유를 들자면 '물과 기름'의 관계임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이러한 한일간의 관계는 공식적인 루트로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한일간의 깊은 갈등의 해소책으로 활발한 시민연대의 활동을 요구하고 있다.양국의 시민연대를 통한 문화적 교류의 지속이야말로 양국이 공유하는 문화를 갖게 됨으로서 이질적 문화에 따르는 거부감을 줄이고 동등한 문화의식으로 미래를 열어가자는 의미로 해석 된다.

한일관계는 입으로 부르짖듯이 단시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아마도 그동안의 갈등이 쌓여온 기간은 흘러야 서로가 서로를 더욱 이해하는 아주 가까운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식민지 동화정책의 실체'에서 일본의 과거 행적에 동조하는 일부를 우려하고 있으나 그런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믿고 싶다.

저자는 한국인이 밝히지 못했던 한일간의 괴리나 사고에 대하여 비교적 많은 연구를 하였다. 이러한 내용이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의 조사로 이루어 져야만 했던 것이다. 저자가 주장한대로 말로만 하다보니 일본이 고치는 것은 없고 작금의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것은 아닌지...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반성한다.

저자의 말대로 한일 관계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저자가 지적한 일본의 행태는 일본의 많은 식자층의 각성에 의하여 깨어지게 될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한국측에서는 일본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아니라 적어도 이 책에 서술된 대응방안이나 장점을 살려서 향후의 한일 관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하겠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일본 뒤집기'가 아닌 '한국 뒤집기'로 활용되어야 할 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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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민족과학 이야기
박성래 지음 / 두산동아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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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당연히 고쳐야 할 여러가지 것들이 왜 안고쳐지는지 의구심을 갖고 읽게 만드는 책이다. 책의 전체 구성은 모두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앞의 3개장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쓰여진 여러가지 일에 대한 과학자로서의 분석과 행정및 제도적 측면에서의 안타까움을 담고 있으며, 뒷편의 3개 장은 우리 나라의 문화유산중 과학적으로 뛰어난 것과 과학자에 대하여 그들의 업적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의 문화유산이 과학기술과 연계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으며, 그 연계를 위한 방법론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은 단순히 그냥 '그렇게 하자'고 정하고 시행을 하면 되는 아주 지극히 간단한 일임에도 그리 되지 못하고 있으니...바로 그런 점에 의구심이 들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한편으로는 너무 '우리 것'만을 주장하는것 같은 느낌도 드는것이 있어 다소의 논란의 소지도 남기고 있으나 적어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우리 것'이라면 저자의 말대로 재고해 보는것도 바람직 하다고 할것이다.

특히 일반화 되어 있어 보편적으로 거부감이 없이 오랜동안 사용하여 왔던 것들을 우리의 고유한 언어가 있으니 바꿔써야 한다는 주장은 자칫 국수주의적 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수도 있다 하겠다.

뒷 편의 3개 장은 '우리 것'의 우수성을 과학적 접근방법으로 설명을 하였다. 덧붙여 이러한 우리의 문화유산이 왜? 과학적으로 우수한가를 알기 쉽게 풀어 놓았으며 이러한 위대한 문화유산을 남길수 있었던 인적 자원으로 13분의 업적을 상세히 적었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의 찬란한 문화유산이 '비과학적'이라는 사고는 버려야 한다. 이 책은 선조들의 과학적 지혜가 문화유산에 얼마나 많이 반영되어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더구나 우리는 이러한 우수한 '우리 것'을 너무 소홀하게 다루어 온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한다. 한편으로 저자는 그냥 무관심하게 넘어 갈 수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을 한번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살펴보고 갈 수 있는 여지를 갖도록 요구하고 있다.

선진 문물을 무조건 따라하는 우리네 습관속에서 얼마나 우리의 문화유산에 담긴 과학적 요소가 무관심속에 잊혀지는지를 저자는 말하고 싶어 한다. 이 책은 우리의 문화유산이라는 정신적 산물에 담긴 과학적 요소를 더듬어 볼 수 있게 하는 책으로 그 과학적 우수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도록 서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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洛陽伽藍記(낙양가람기) - 눌와의 뜰 2
양현지 지음, 서윤희 옮김 / 눌와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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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양가람기'의 원문으로 그 내용을 알고자 낑낑거리고 있을 때 느닫없이 구세주가 나타났으니 바로 이 책이다. 덕분에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을것 같아 구입을 했지만 역시 한 시대의 역사를 다룬 책인지라 읽어도 읽어도 금방 머릿속에 들어 앉지 않는것은 단지 퇴화만을 거듭하는 머리를 탓할 수만은 없는 노릇일 것이다.

이 책을 접하며 우선은 부러운것이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겨우 불교가 들어와 신라가 마지막으로 공인하는 시기인데 벌써 중국에는 수없는 사찰이 세워졌고, 무엇보다도 그 사찰을 둘러보고 쓴 글이 남아 있어 후대에 기록으로 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막말로 우리 나라에서의 불교가 걸음마를 시작하며 이차돈이 순교자로서 목숨을 바치는 시기에 중국에서는 불교 사찰을 장래가 기대되는 성숙한 성인이 한바탕 사업에 실패하고 좌절과 절망속에서 재기를 노리고 다시 일어서려는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낙양가람기'는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2세기 이후부터 불교가 가장 성행했던 수,당 이전의 시기를 담고 있어 매우 중요한 사료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황을 알 수 있는 내용이 기록되어 후대에 그 당시를 이해하는 중요한 지침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사찰순례기가 아닌 하나의 역사서인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 책은 일반 대중들이 재미삼아 볼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중국의 역사나 미술사를 다루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중요한 보조자료인 것이다. 이 책에는 당시의 광경을 마치 머릿속에 그려가면서 읽으라는듯 주변의 묘사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하였다. 또한 왕실 주변에서 일어났던 내용들을 소상히 기록하여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으며, 저자 양현지의 기술 목적처럼 수많았던 낙양의 사찰들이 폐허화되고 스러짐으로 인해 그 종적조차 찾지 못할것을 두려워하여 쓴 글이기에 더더욱 당시의 상황은 여늬 역사서 못지 않게 사실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 나라의 경우로 이야기 하자면 '삼국사기'+'삼국유사'와 같은 성격으로 규정할 수 있다. 비록 가볍지 않은 내용이라 찬찬히 읽기는 쉽지 않으나 저자의 유려한 문체가 자칫 경화되기 쉬운 내용을 서정적인 서술로 전개하여 그나마 이야기책 처럼 읽을 수 있음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짧은 역사의 위진남북조 시대의 가람.... 그 가람을 찾는 저자의 기쁨과 회한이 당시의 생활상에 곁들여 현대에 되살아난 중요한 역사서로 역사나 불교미술사학을 전공하는 독자에게 한권쯤은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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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 기록없는 역사 발굴기
이인숙 외 지음 / 푸른역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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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줄거리는 보는 사람에게 스릴을 만끽하게 해 준다. 고고학이란 중등교과 과정에서는 전혀 언급이 없을뿐만 아니라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중에서도 특수한 분야인지라 영화의 장면과 같은 조금은 낭만이 곁들인 것으로 고고학을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막연한 고고학이라는 학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애환과 감격을 현장르뽀 형식으로 담았다. 아직 고고학이 무엇이고 유물의 가치가 어떠한지를 모르던 70년대의 개발붐에 따른 공사로 인하여 우리의 많은 문화유산은 너무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그나마 일제시대에 일본의 학자들에 의해 발굴이 되어진 왕릉에 참여했던 것이 고작이었던 우리나라의 발굴 경험은 그동안 여러건의 발굴 경험을 밑바탕으로 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는 있으나 아직도 전문 인력의 부족, 일반인들의 문화재 보호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많은 문화재가 멸실, 파괴, 유실 등으로 그 흔적을 찾아보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문화재가 사라지는 것을 막아온 고고학자의 노력들을 현장 경험을 중심으로 잘못 덤벼들어 오점으로 남게된 발굴경험이나 발굴을 통하여 드러나게 된 유물을 접하며 먼 과거를 유추하는 등 내심 뿌듯했던 일들을 서술한 책이다.

그동안 이런류의 책자는 개인의 발굴 경험을 중심으로 엮어진것이 있었으나 다양한 발굴 현장을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서술된것은 이책이 처음일 것이다. 지나고 나면 발굴현장의 에피소드로 남게되는 경우도 실은 중요한 지침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은 추후 발굴에 임하는 후학들에게 선배들이 겪었던 불찰을 되풀이 하지 말아 달라는 당부와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자에 삽입된 사진이 흑백으로 되어 있다는 점인데 이는 당시의 기록이 주로 흑백사진으로 이루어졌기에 부득이한 경우인지 모르나, 이 책이 어차피 전문서의 성격보다는 일반 대중서로서 출간되었음에 비견하면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전혀 생소하고 막연한 낭만을 갖게 될지 모르는 인디애나 존스의 속내를 일반인들에게 조금은 알려 주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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