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날이 제법 추워진다고 해서 보일러를 켜고 잠이 들었습니다. 도시가스를 이용하는 보일러인지라 혹시 연소가 덜 된 가스가 있으면 창문으로 배출되라고 창문도 10cm정도 열고 잠들었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려고 침대에서 일어나다가 바닥에 그냥 고꾸러지고 말았습니다. '어?? 이상하다...머리가 왜 이렇게 빙빙 도는거지? 아고 출근시간 늦을라 어서 준비를 해야지' ... 출근이 우선이길래 정신이 없었지만 양치하고 머리를 감는동안 어지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직장까지야 기껏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임에도 운전하는 동안도 영 어지럽기만 한것이 운전을 제대로 하는건지...차선이 구부러진것인지...늘 다니던 길이건만 눈 앞에 펼쳐지는 거리의 풍경은 입체영화를 감상하는것 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겨우 사무실에 도착을 하고 주차를 시키고 제 사무실로 들어가는데...이게 또...몸이 부붕 뜨는 기분이었습니다. "감긴가?" 그런데 감기하고는 증상이 많이 달랐고 머리가 빙빙 돌면서 어지럽고 편두통 비슷한 고통이 있는 것입니다. 제 사무실 바로 옆이 병원입니다. 겨우 군의관에게 가서 현재의 상태를 설명하니 "까스 중독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입원실로 끌고가더니만 자리에 눕히고는 링거를 주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자리에 눕기 전 까지는 그나마 의식이 있었던것 같은데 눕고나서 잠시후부터는 몽롱한 상태로 접어들어 결국은 난생 처음 링거를 맞으면서 점심도 걸르게 되었습니다. 머리가 아프지 않도록 하는 약도 두 알을 먹고는 결국은 몇 시간을 입원실에서 보내야만 했는데, 퇴근시간 이전까지도 제 정신이 아니어서 눈 앞이 계속 빙빙 도는 느낌과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잠이 쏟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유추해보건데, 보일러를 가동하고 창문을 열어둔것이 화근이었던것 같습니다. 연소후 불완전 연소된 가스의 배출을 위해 열어둔 창문이 낮은 기압으로 인하여 연소되고 밖으로 나간 연소가스가 거꾸로 집안으로 유입된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연탄을 피울때는 연탄가스 중독인데 이제는 연탄이 없는대신 일산화탄소 중독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비단 저 혼자만의 사고가 아니라 자주 발생하는 사고라고 합니다. 심지어는 순간온수기를 이용하여 목욕을 하다가도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나마 제가 튼튼한 몸을 가졌길래 망정이지 자칫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서 한참 헤맬뻔 했습니다. 그런데 가스 중독의 여파인지 튼튼했던 위장에 장애가 일어나서 수시로 들락거리는 일이 발생을 했고, 집사람이 소식을 듣고는 홍삼액과 구기자차 등등 속에 좋다는것을 몇 가지 준비해서 가져 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속도 제법 편안해진것 같은데 아직은 정상 컨디션이 아닌것 같습니다.
요즘의 가구 형태는 집단주거형태인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그리고 단독 주택등으로 나눌수 있는데 중앙난방식을 이용하는 아파트 이외에는 대부분 가스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을 겁니다. 그냥 스위치만 넣으면 불길이 타 오르니 아무 문제가 없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의외로 바깥으로 연소가스를 배출하는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고 연소통도 바깥으로 나간 부분이 30cm이하이기에 저기압일 경우에는 역류하는 경우가 발생할것 같습니다. 무관심하게 넘기고 지나갈수 있는 일이지만 이런 현상에 대비하여 창문은 항상 반대편의 창문을 열어야 할것 같습니다. 저야 그나마 겨우 회생을 했지만 다른 분들도 가스를 이용하신다면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할것입니다. 가스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