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당쇠의 생활백서 #11
-그 아버지에 그 아들 그리고 혹시 그 손자까지.??
이틀전 어머니는 교회분들과 함께 이천에 있는 미란다 호텔에 부속건물로 되어 있는
찜질방을 다녀오셨다. 여기서 어머니는 주니어의 친할머니, 그리고 마님의 시어머니
되겠다.
맞벌이를 하는 우리 부부 때문에 주니어는 거의 할머니가 맡아 키우고 있는 형편이다
보니 당연히 주니어도 할머니 손을 잡고 그 찜질방에 놀러갔다고 한다. 많은 인원이
이동때문에 교회 승합차가 동원이 되었다고 한다.
가시던 길에 교회 동생분의 핸드폰이 울렸단다. 전화를 건 주인공은 그분의 남편되시는
분이였고 통화내용은 참으로 닭살스럽기 그지 없었다고 한다. 그 분들 연세가 50줄을
달리시는 분들이 그러셨으니 어머니의 시선에선 더더욱 닭살스러웠다고 하신다.
잠시 통화 내용을 들어보자.
교회동생분 : (전화기를 받으면서) 어머...오빠~~ 어 지금 어디냐고...이천에 찜질방
가고 있어 교회식구들이랑... 어...찜질방을 이천까지 가야 하냐고...아이참...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되버렸네...내가 빨리 돌아와서 저녁밥 맛있게 지어줄께....!!~~
가만히 전화통화 내용을 옆에서 듣고 있으시던 어머니는 당연히 오빠가 누구냐고 물어
보셨고 그분의 설명으로는 자기는 자신의 옆지기를 아직도 오빠라고 부르다고 하는
지극히 닭살스런 설명을 첨부하셨다.
어머니는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들으시면서 어머니의 오빠(매피스토의 아버지, 주니어의
친할아버지, 마님의 시아버지)를 호출하셨다.
어머니 :(도도하게 좀전에 전화통화한 그분을 바라보면서) 오빠~ 나에요~ 지금 이천으로
찜질방 가고 있어요.. 아 그리고 이따 돌아가서 주니어 저녁밥 먹어야 하니까 밥해놔요.
뭐라고요..몇인분 하냐고요..?? 그거야 4인분 정도 하면 되지 않겠어요.. 한두번 해본 것
도 아닌데 뭘 몇인분 하냐고 물어보고 그러시나....아 웬일로 오빠냐고...그럴 사정이 있
수다.. 끊어요..!!
전화를 끊고 어머니는 교회분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단다.
어머니 :(좌중을 둘러보며..) 봤지...이것이 진정한 오빠야 오빠....알간....??
존경스런 눈으로 어머니를 바라보는 교회식구들-특히 좀전에 전화통화로 오빠의 저녁밥
운운하셨던 그분- 앞자리에 앉아 계신 목사님은 하도 웃다가 사래까지 들으셨다고 한다.
사실 어머니는 절대...네버...젯다이...아버지를 오빠라고 부르지 않으신다.
어제 사드린 아버지 핸드폰의 새 번호를 어머니 핸드폰에 입력하면서도 번호에 붙이는 이름
을 나와 마님은 `달링으로 해드릴깝쇼..?? 허니라고 해드릴까쇼..?? 아니면 오빠는 어떨깝쇼
하는 까불음에 어머니는 주니어 할아버지..!! 라는 이름으로 상황을 정리하셨으니까.
혹시 아버지의 이러한 모습에 매피스토는 많은 영향을 받아 마당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혹시..주니어도...??
그 가능성은 매우 농후하다고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