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를 한 적이 있었다.

건물 주차장에서 봉투를 하나 줏었는데 그 안에 220만원이라는 거금이 들어 있었다.
사실 횡재라고 말하긴 힘들다. 그돈은 전부 10만원권 수표로 22장이 들어있었으니까.
어두운 저녁때 그걸 줏었고 이건 분명 이 건물에 입주에 했는 누군가가 떨어트린 것
이리라 생각했고 이미 다들 퇴근을 했고 우리 사무실만 역시 야근으로 남은 상황에서
처리하기가 참 애매했다.
결국은 꼭대기층에 사는 주인양반에게 말을 했고 금액이 금액이니만큼 주인양반이 입
주자들의 연락처로 전화를 몇차례 걸어서 주인이 누군지 알아내게 되었다.
윗층에 대리라는 작자가 잃어 버렸다고 한단다. 우리은행 수표를 확인하고 그 사람이
잃어버린 것까지 확인을 마쳤다. 이상이 작년 4월1일에 일어난 일이다.

작년 4월 4일 나는 좋은일을 하고 기분이 더러워지는 경험을 했다.

줄창 야근을 한 우리 사무실은 다가오는 식목일(작년엔 빨간날이였음)과 끼여 있는
샌드위치 월요일을 모두 재껴 버리기로 작정을 했다. 4월1일 돈을 잃어버린 작자는
외근이라는 이유로 여태 수표를 찾아가지 않고 있었다. 4월 3일 일요일 집에서 딩가
딩가 거리는데 불안하기 짝기 없었다. 수표를 사무실에 놓고 왔지만 내돈이 아니기에
일요일내내 쉬어도 쉰것 가지 않고 웬지 모를 찝찝함이 계속되었다.
안되겠다 싶어서 그 작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자기네 사무실은 월요일날 안쉬고 출근
을 한단다. 그래..불안한 건 가급적 빨리 조취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 다
노는 월요일날 홈패션으로 터덕터덕 사무실에 들어가 그 작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기 지금 외근 중이니까 미안하지만 자기네 사무실 여직원에게 전해 줄 수 없냐는
것이다. 그리하라 하니 10분도 안되서 여직원이 내가 있는 사무실로 내려왔다.
봉투를 전해주고 금액을 확인해 보라 하니..내 눈앞에서 수표를 뽑아 세보기 시작하
더니 한마디 한다는 말이..

`현금도 팔만원 같이 있었는데... 그 돈은 같이 없었나 보죠..? '

홈패션으로 부시시 하게 사무실에 그것도 남들 다 노는 날 불안한 마음에 출근을 해서
잃어버린 수표를 건네주고 들은 저 말은 1년이 지나도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없었다 라는 말을 듣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업이 쌩~ 하니 올라간 그 여직원의 실룩거
리는 엉덩이를 물끄러미 쳐다보다 기분이 상당히 언잖아 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면 분명 억울해 화병이라도 걸릴 듯 한 느낌이 마구마구 들기
시작했다.

가장 치사하지만...그래도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을 택했다.
마침 내 차 앞에 그 사무실 사장의 차가 주차가 되어 있는 걸 알고 차를 빼달라는 핑개로
그 사무실 사장을 주차장에서 마주쳤다.

자 이제부터 나의 독설이 시작되겠다. 시이작~~

`3층 사무실 사장이시죠.. 얼마전에 당신 직원이 잃어버린 수표 줏은 사람입니다. 장기간
보관하고 있었는데 가져갈 생각을 안하길래 오늘 우리 사무실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내
나왔소 그런데 당사자 자리없다하고 댁네 잘나신 여직원이 내려오셨소 이러쿵 저러쿵이라
고 당신 여직원이 나에게 말했다오....어떠신지..댁이 생각해도 참 4가지 없지 않소.?
직원교육이 엉망이라는 생각 해본 적 있소..? 앞으로 얼마나 마주칠지는 모르지만 똑바로
행동하게 각성시키쇼...내말 알아 들었소..? 아 그리고 그 수표 잃어버린 대리...사무실
들어오면 2층으로 꼭 내려오라고 전하쇼...내 할말이 많으니까..알았소..?
찍~!(침 뱉는 소리)

대략 이런 표정



자.. 구질구질한 홈패션에 머리는 떡이 되어 있지 다리는 떨면서 침 좀 찍찍 뱉어주면서
눈꼬리 바싹 올리고 억양 고저를 강하게 딱딱 끊어서 말하는 떡대의 말에 비교적 외소한
그 사장은 조금은 겁을 먹고 불쾌 했으리라.
(어린양 메피스토는 작정을 하고 인상을 쓰면 꽤 무섭다.)

효과는 바로 나왔다. 몇 분후 그 돈을 잃어버린 작자가 전화가 와서 연신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 것이였고 사례를 하겠다고 했다. 그 여직원...??? 한달 후 출근하거나 퇴근하는
걸 못봤다...

이렇게 난 작년의 식목일을 기억하고 있다. 그 3층의 사무실은 작년 가을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1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그 작자는 아직도 사례를 안하고 있다. 망할 녀석~!

뱀꼬리 :난 그 사건이후 분실물의 습득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현금이면 꿀꺽이고 수표면 태워버릴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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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04-05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수표면 태워버릴꺼야 ...저도 불러주세요.수표에 불좀 붙여보게...

물만두 2006-04-05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그리고 벤트를 해서 공범을 만든다!!!=3=3=3

조선인 2006-04-05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속상하겠어요. 전 지갑 줏어줬다고 무지하게 인사 많이 받았는데. 물질적 사례는 없었지만, 어찌나 거듭 인사를 해주는지 황공할 정도로요. 그게 다 타고난 복이죠. =3=3=3

瑚璉 2006-04-05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이럴 때는 경찰서에 인계하는 것이 제일 속 편해요.

비로그인 2006-04-05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때 정말 화나죠...-_-
근데 메피님도 무서우시군요..^^

mong 2006-04-05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슴을 뭘로 보고 말이죠

울보 2006-04-05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습도 메피스토님 모습인거죠,,,,ㅎ호 상상이 갑니다,,

Mephistopheles 2006-04-05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님// 그런 일이 또 생긴다면 연락 드리죠...고구마나 구워 먹죠...

물만두님// 오오 심오한 물만두님의 댓글....!!! (무슨 말씀인지...도통....^^;;;)

조선인님// 사형...!! 사형마저 그러시면 사제는 무척 섭합니다..ㅋㅋ.존명~!!

호리건곤님// 나중에야 알았답니다 경찰서에다 던져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사야님// 속닥속닥 이건 비밀인데요 제 등에는 용 한마리가 꿈뜰거린답니다....^^

몽님// 국물맛은 어찌....잘 되어가시는지요......=3=3=3

울보님// 가끔 이런 춤도 춥니다..

춤제목은 출렐레 팔렐레 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4-05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이제야 만두님의 댓글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은팔찌파...만들어지겠군요...ㅋㅋㅋ

플레져 2006-04-05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아까 이 페이퍼 읽었답니다. 전화 받느라...-,.-
메피스토님의 페르소나인 저 소녀, 넘 불쌍합니다 ㅋㅋ
아, 그리고 그 4가지 없는 분에겐 정말 말씀 한번 잘 하셨어요.
그래도 넘 심하게, 핏대 세우고 그러진 않으셨죠? ^^
다음에 지갑 주으면 제게 연락해주세요. 제가 친절히 답변해드릴게요!
추천이 없어 허전하여 몸소 추천 실천을 해보이는 플레져씨....ㅋ

Mephistopheles 2006-04-0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저 소녀는 절대 불쌍할 수 없습니다...^^
인생달관...사마라는 칭호를 받는 분이시랍니다..ㅋㅋ
오고가는 추천속에 싹트는 국민건강....

로드무비 2006-04-06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레와 구우 홈페이지가 있나요?
어디서 이렇게 재미난 그림들을 가져오시는지.
4가지 읎는 이에게는 저도 4가지 읎음으로 맞대응해줍니다.
사실은 귀찮아서 무시해 버리죠.ㅎㅎ

세실 2006-04-06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떡대...저도 무서울거 같아요..조심해야쥐~
아주 아주 잘하셨어요. 그렇게 무책임한 놈들은 혼을 내줘야 돼..어느 안전이라고..호호홍. 아참 마당쇠지?

Mephistopheles 2006-04-06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홈페이지는 없고..그냥 저냥 웹서핑의 노가다....입니다..무시하기에는 많이 억울해서요...^^
세실님//저도 안무섭고 싶은데 세상이 저를 무섭게 만들더군요...^^(뭔소린지..)

paviana 2006-04-0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구마말고 감자나 프랑크쏘세지를 구워먹고 싶어요.
수표더미가 많은면 목살도 좋구요.ㅎㅎ

Mephistopheles 2006-04-0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살에서 돈냄새 징하게 나겠군요...ㅋㅋㅋ

비로그인 2006-04-07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메피스토님이 그런 자세로 말하시면.. 굉장히 무서울듯..
그리고 제가 사장이라도.. 당장 여직원에게 =_+!!!!!!!!!!!!!!!!!!!!!11

Mephistopheles 2006-04-07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 짧게 치고 양복바지 입고 구두신고 사람 많은데 인상 쓰면서 나가면 모세가 홍해 가르듯이 사람들이 양옆으로 쏴아악 갈라집니다..(믿거나 말거나)

비로그인 2006-04-07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상상이 됩니다!!!!!!!!!!ㅎㅎㅎ

Mephistopheles 2006-04-07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상이상일 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