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절대 불가능하며 해서는 안 되는 행위지만 이게 가능하다면 어찌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하다. 근 1년 동안 난 핸들을 주기적으로 잡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독서를 했으니까.(그렇다고 내가 도로의 무법자 김 사장, 김 여사 류는 절대 아니다.) 어찌 보면 내가 이를 증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좋아하는 인간군들이 모여 사는 이 곳 사람들이 모를 리야 없겠지만 몇 자 까불거려보면 내용은 대충 이렇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1025/pimg_793201143795489.jpg)
절대 이런 시추에이션이 아니랍니다....
보는 것이 아니라 듣는 책이다. 우연히 무료한 장거리 이동에 무심하게 돌리던 라디오 주파수에서 무언가를 읽는 소리를 목격했다. 그것도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 혹은 8시까지 쉬지 않고. 한 가지 책을 주욱주욱 읽어 내려가는 구조가 아닌 기존의 라디오 프로그램 포맷처럼 각 시간대별 프로그램을 지정하고 장르를 다르게 하여 여러 가지 책을 낭독해준다.
어떤 시간에는 시를 또 어떤 짧은 시간에는 단편을 어떤 시간대에는 역사소설을 그리고 또 현대 소설을,, 이렇게 한쪽에 치우침 없이 여러 가지 책을 들려준다. 더불어 중간 중간 이 책의 주제나 혹은 해설, 각주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내가 이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읽은 책은 제법 된다. 아르센 루팡( 역자가 직접 나와 근사한 불어로 말하자면 악센 뉘팽!)부터 시작해 편혜영 작가의 “서쪽 숲에 갔다.”와 김연수 작가의 최근 작품인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을 부분 부분 읽었다. 다시 책상에 걸터앉아 본래의 밥벌이로 돌아온 지금 그때만큼 접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이 주파수는 나에게 많은 기쁨을 주고 있다.
EBS는 그간 나에게 TV를 통해 다시 접하기 어려운 지나간 명품 영화들을 보여주며 내 눈을 호강시켜주더니 이젠 귀까지 호강시켜준다.
뱀꼬리 : 여러 책을 들으며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고래의 작가인 천명관씨의 “몬스터”다.(아직 출판되진 않았다.) 그리고 기대치에 못 미치거나 혹은 나와는 촉이 안 맞은 작품을 말하라면 백영옥 작가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