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님은 몸살로 꽤나 앓는 소리를 하셨다.
여간해선 아파지도 않고 아프더라도 별 반 티를 안내는데 어젠 꽤 힘들었나 보다.
자면서 계속 끙끙거렸고 자꾸 위(胃)가 아프다면 문질러달라 주문을 했었다.
다행히 다음날 아침 말끔히 털고 있어나셨으나, 바로 나에게 문제가 발생한다.
아침 출근 전 집에 있는 김밥 반줄을 우적우적 씹다가 갑작스럽게 입맛이 싹
달아나는 느낌이 들어버린 것. 출근길이 내내 거북하였고 결국 사무실 앞 약국에서
구입한 소화제를 이른 아침부터 털어넣는 사태가 발생.
12:00 점심 먹자는 말에 무시..
18:00 저녁 먹고 야근하자는 말에 무시..
왜 그래? 란 실장 질문에 몸살& 속이 뒤집혀졌습니다.라고 대꾸. 잠깐 생각에 잠긴 실장.
그럼 오늘은 전부 일찍 퇴근하자로 의견이 모여져 결국 바쁜 와중에 야근 않하고
집으로 고고씽..집으로 오는 길 이상하게 빈 속인 주제에 매운 국수가 떙기길래
마님에게 전화 걸었더니 다행히 전날과는 다르게 상태가 많이 좋아 보이는 목소리로
대꾸한다.
"뭐 매운 국수?? 빈 속이잖어? 애가 들어섰나? 알았어."
결국 하루 종일 깁밥 반 줄에 소화제, 그리고 매운국수 한주먹이 오늘 하루 먹은
식량의 전부인 셈..아마도 내일 아침부터 토사곽란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지만..
마님과 나는 아무래도 이승환의 "세가지 소원"처럼 살아갈 부부일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