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뭐랄까. 태양을 중심으로 한바퀴 도는 시간인 365일이 일년이다. 라는 정의와 수천년전 저 멀리 로마법왕이라는 그레고리우스 13세가 만든 달력을 기준으로 1년을 새며 12월 31날 어김없이 울려퍼지는 올드랭사인의 곡조가 이젠 무덤덤하고 별 반 새롭게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 중..
그냥 난 하루하루가 연말이고 새해처럼 사는 나만의 달력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씩 한다. 단지 피부로 느끼는 체력의 노쇠함과 함께 늘어나는 주름살만은 그레고리우스건 카이사르건 그들이 만든 1년의 주기와는 상관없게 시간의 흐름을 역행할 수 없다는 진리는 뼈 속 깊이 새겨지는 중...
2.
주니어와 어머니의 귀국으로 그동안 이런저런 바쁜일정으로 나가지 않던 교회를 12월달만해도 무려 3번이나 넘게 나가게 되었다. 어제(12월31일)도 어김없이 송구영신예배라는 명목으로 오후 11시30분부터 무려 1년이 걸친 2008년 1월 1일 새벽 1시까지 예배를 보고 와버렸다.
다 견딜 수 있었지만 우리 교회 목사님의 기도 마지막에 나온 MB대통령 당선자가 교회장로 출신이기에 바르고 곧게 나라를 이끌어가게끔 기도하자는 말씀에 바로 비윗장에 무한로켓펀치를 맞는 기분이 들었다.
예수님의 아버지 하나님이 인간들이 바르게 살게 하고자 모세를 통해 설파한 10계를 찬찬히 들여다 보자. 하나님을 섬기고 예수를 섬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지만, 오히려 종교에 가깝게 위치한 사람들 중 이런 율법을 우습지도 않게 어겨버리는 경우 하나님은 어떤 생각을 할까. 과연 이승의 세상이 끝난 후 사후세계에 하나님의 왕국에 입성하도록 허락할까. 나라면 마하2.5의 속도로 뻥 차버려 저기 저 루시퍼의 세상에 떨궈놔버릴텐데....신이라는 존재는 원래 그러하지 않던가. 자상하고 인자할땐 그 끝을 모를 지경이지만 잔인할땐 피비린내 진동하는 고통을 주곤한다.
사필귀정 인과응보가 존재할꺼라 믿을 수 밖에...
3.
이상하게 요즘 면종류의 음식이 땡긴다. 저 멀리 명동에 앙증맞은 만두 몇개가 동동 떠있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동교자 칼국수와 그 마늘파바박 매콤김치가 계속해서 생각난다. 그리고 이 엄동설한에 살엄음 살짝 올려진 뇌부터 꼬리뼈까지 곤두서게 만드는 시원한 물냉면도 간절하게 생각난다.
내일은 아마도 어김없이 아침밥상엔 떡국이 올라오겠지만, 여전히 이런 특정면류가 땡기는 건 변함없을 듯 싶다. 아마도 신정때문에 다들 휴무겠지?? 뻔질나게 나돌아다니던 명동거리의 칼국수가 이젠 거리상 시간상 너무나 멀리 느껴지게 된다.
4.
어찌되었던 2007년은 가버렸고 2008년은 오고야 말았다. 뭘 해야지 등의 공격적인 계획도 중요하겠지만 방어적인 자기정신강화가 점점 절실해지는 한해가 될 듯 싶다. 병법에 써있길 최선의 방어가 공격이라 한다지만, 방어를 등한시한 공격은 결국 상대의 뼈를 자르게 되더라도 내 살을 내놓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 점의 살덩이가 아까운 시대이니만큼 정신 바싹 차리고 살아야 할 것 같다.
뱀꼬리1 : 3번 항목을 보며 깐XXX님의 예상 댓글.
"전 짭조름한 간장게장 국물을 들이키고 싶어요!" 언제 시간내서 게딱지나 뜯어 먹읍시다.
그런데 마태님과 술약속도 하이드님과의 술약속도 지금 1년이 다 되가도록 안이루어지고 있다나..??
뱀꼬리2 : 어찌되었던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시고 무엇보다 건강하세요 모든 분들...(어머 상투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