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하루 종일 직장생활하면서 그나마 낙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점심시간이 아닐까 싶다. 오전내내 시달리고 오후내내 시달릴 각오를
하면서도 그래도 1시간정도 반짝~! 하면서 맛있는 음식으로 한끼 채우면
그나마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도 좋아지기 마련....

그러나...
메피스토 사무실 주변엔 정말 먹을 음식점이 없다.
좀 먹을 만한 건 한참을 걸어나가야 할 정도고 그나마 배달 시켜 먹는
집도 거기서 거기.. 그래서 해결책이라고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긴
하지만 문제는 야근으로 인한 저녁식사가 걸리기 마련...

매일매일 그 집이 그 집이요 그 음식이 그 음식...그 꼬라지가 그 꼬라지...
어제 하루 눈 딱 감고 나가서 먹자는 결론에 도달하였고 양계장 탈출한
닭들마냥 사무실 주변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첫번째 목표는 그래도 먹을 만한 음식들이 포진되어 있는 오리집이였으나..
저녁엔 술손님 받기 때문에 백반 안한다는 주인양반 엄포에 다른 곳을 찾기
시작..이윽고 방문한 곳은 부대찌개 집이였으나.. 집안사정으로 쉰다고 한다
재길슨~ 그리하여 찾아간 곳이 골목길 구석 정말정말 허름하고 작은 추어탕집...

식당 안은 좌식테이블 7개가 전부인 동네 분식점만큼이나 작고 초라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깔끔한 상태를 유지했던 것이였고 주방에서 어서오세요~
라고 인사하는 아주머니의 인상이 좋았다는 정도...

어디 다른 곳 찾기도 귀찮았던 지라...비까지 왔고 그냥 직원들 메뉴 "추어탕"
으로 통일하고 아무 기대없이 주린 배나 채우자는 생각을 했었는데...

반찬 나오는 모양이 어찌 좀 틀리다.
흔하디 흔한 프라스틱 그릇이 아닌 나무그릇에 올라오기 시작..
그것도 육식성 하나 없고 전부 가지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는 채식반찬들...
이윽고 나온 추어탕을 담은 뚝배기 역시 반질반질한 모양이 아닌 거무튀튀한
투박한 돌덩어리....

두군데 퇴짜맞고 겨우겨우 찾아간 허름한 식당에서 보물을 만났다고나 할까..

 



지금까지는 어제 이야기였고..오늘 저녁도 역시 이곳으로 밥 먹자고 향했는데..

이번엔 다른 메뉴 "청국장"주문을 했더니 역시 어제 그 나무그릇에 반찬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런데..어제와 다른 반찬들이다. 물론 겹치는 반찬도 존재하
지만 한가지 정도를 빼곤 전부 다른 반찬..
(어제는 숙주나물무침, 오이소박이, 깍두기, 호박나물무침, 콩자반..오늘은..



말린 표고버섯 무침(식탐에 환장해 흔들렸다..)



깔끔스런 배추김치...



마늘과 풋고추를 곁들인 멸치볶음..



아삭아삭 깍두기..




그리고 새콤한 오이미역냉국까지..
(먹다보니 아주머니가 상추겉절이까지 내오셨다..고개박고 밥 먹느라 촬영생략)

그리고 오늘의 매인디쉬(?)



청국장..(어제 추어탕이 더 좋았지만 청국장 역시 맛은 있었다.)

매일매일 조미료 잔뜩 쳐넣은 자극적인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유지하다
이런 정성 가득 담긴 사먹는 밥을 접하니 감개가 무량할 뿐이다.

뱀꼬리 : 하이드님...죄송합니다.



반찬집합..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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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6-22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젠장

하이드 2007-06-22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읽으면서, 할 말이 많았는데, 다 까먹고 젠장 ㅜ ㅠ

울보 2007-06-22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맛나보여요,,
사진찍으시느라 저녁은 어떻게 드셧을까요

날개 2007-06-22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기분 알아요.. 기대않고 들어간 식당이 대박일때의 기분~^^
얼마전에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이서 조그맣게 하시는 쑥칼국수집을 발견했는데, 어찌나 맛나던지! 메뉴가 딱 세 개더군요.. 쑥칼국수 ,쑥수제비, 부추전..
글 읽으니 그 집 생각이 납니다~^^

아영엄마 2007-06-22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깥에서 식사 많이 하시는 분들은 그 날이 그 날 같은 메뉴 때문에 곤욕이라던데... 어쩔 수 없이 들어 간 허름해 보이는 식당에서 더할 나위 없이 정갈하고 맛난 음식을 만났을 때의 그 기분~~ 정말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기쁠 것 같아요.

파란여우 2007-06-22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짜장면 겁나게 좋아했습니다. 짬뽕에 쐬주 한 잔이면 아주 환장했었죠.
어느 날 야근을 줄창 하면서부터 한 달간 저 두 개의 메뉴를 번갈아 먹은 후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도 짜장면과 짬뽕은 예전같지 땡기질 않아요.
직장인들, 시켜먹는 음식 때문에 비호감된 메뉴들이 사연들 많죠.
그러다가 저런 담백하고 손 맛이 들어간 밥상 받으면 당연히 식탐입니다.
이런 밥상 앞에 두고 젓가락질 깨작거리면 죄악에요.
그나저나 저 나무그릇은 제가 환장하는 식깁니다.
저녁은 배불리 먹어서 음식 사진은 메렁에요~~ㅎㅎ

비로그인 2007-06-22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수록 메차장님이 친절해지는 이유가 뭘까...

:b

Mephistopheles 2007-06-22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 그래서 제가 죄송하다고 썼잖아요!=3=3=3=3
울보님 // 사실 침흘리며...찍었습니다..파블로의 개처럼...
날개님 // 저도 그런 음식점을 몇번 만나봤어요..보물이죠 보물...절대 소문 안내고 친하게 지내는 몇명하고만 밥먹으러 술먹으러 가끔 가준다죠..오호호호
아영엄마님 // 그게..참 그래요...무교동쪽이나 삼성동 혹은 역삼동 등등 사무실들 많이 모여 있는 곳은 그래도 맛있는 밥집이 몇몇 존재하거든요..직장인들 줄서서 기다리더라고 그걸 감수하고 그곳에서 점심을 해결하는데..이동네는 사무실이 많이 모여있는 동네가 아닌지라..정말 먹을 것이 없었는데..그나마 다행입니다..저런 식당 찾아서..^^
파란여우님 // 공복에 페이퍼 다시 한번 살펴봐주시기 바랍니다..히히..^^ 아 짜장면..사무실 소장마마도 중국집 시키면 인상부터 구기던데..그 양반도 여우님처럼 젊었을 때 매일 중국집에서 저녁을 해결해서 중국집은 절래절래 하더라구요..^^
정아무개님 // 역시..정아무개님은 바위를 씹어먹고 자갈X을 싸실 나이시군요..저처럼 나이들면..아무리 맛있는 반찬이라도 밥 두공기는 버거워요..흑흑..(푸하하.쓰고 보니 이건 완전 뒷방 늙은이..)
새벽별님 // 에..거기가..어디냐면 말이죠.. S여고에서 복계천 올라오면 커다란 교회 보이시죠...그쪽 골목길에 보면 조그마하게 OO추어탕이라고 간판있어요..정말 작아요 가게가..그런데 제 입맛에 좋았다고 다른 분들 입맛에 좋을진 모르겠네요..^^
체셔고양이님 // 아 그건..야근으로 날카로워진 신경을 친절로 위장하고 있기 때문일지도...호호호

비로그인 2007-06-22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 그릇에 담긴 음식은 더욱 맛있어 보이죠. 게다가 저렇게 깔끔하게 담아서
나오는 곳이라면 맛도 좋을 것이고, 음식업을 하는 자 다운 프로패셔널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웃음)

바람돌이 2007-06-22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좋은 음식점 발견한 거... ^^
저의 경우 4년동안 같은 학교 있게 되는데 문제는 그 학교 급식이 맛없을 경우 미칩니다.
앞의 두 학교 모두 맛이 없었던 관계로 무려 8년간 맛없는 점심을 먹거나 정처없이 사먹을 곳을 찾아 방황하거나.... ㅠ.ㅠ
근데 이번에 간곳은 점심급식이 정말 환상입니다. 어쩌면 똑같은 돈으로 비슷한 반찬인데도 맛이 그렇게 다른지.... 오늘 우리학교는 그 흔한 참치비빔밥이었는데도 어찌나 맛있던지... 아이들은 항상 넉넉하게 하는 그 밥이 모자라는 불상사까지 생겼다죠? (뭐 아예 못먹는 아이가 있을 정도로 모자랐던 건 아니고 그놈의 먹고 더 먹는 놈들때문에 생긴 불상사지만.... ^^)

비자림 2007-06-23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맛있게 보여요. 게다가 나무그릇에 담겨 있으니 더욱!
내일은 미역냉국 해 먹어 볼까나, 청국장 해 볼까나?
서울 살면 찾아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네꼬 2007-06-2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치가 1등! 저렇게 생긴 김치 너무 좋더라!!

이매지 2007-06-23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청국장 먹고 싶어요. 그러고보니 청국장 먹어본지도 오래 됐군요.
청국장먹으면 하루종일 청국장 귀신이 붙어서 안 떨어지는 ㅎㅎㅎ

Mephistopheles 2007-06-23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 으흐흐..둘다..어떠세요...?? 같이 먹으니 제법 맛있던데..텁텁한 청국장과 개운한 미역냉국..^^
네꼬님 // 그러니까..어느김치요..배추요..? 아님 깍두기요...하지만 고양이는 둘 다 먹으면 안되요...
이매지님 // 그...귀신이..냄새까지 풍기니까 참 거시가 하죠..ㅋㅋ ^^

마노아 2007-06-24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제대로 좋은 집 찾으셨군요. 마구 부럽습니다! 울 가게 근처도 지뢰밭이에요. 더군다나 거긴 배달도 안돼요. 맨날 토스트로 연명. 제길슨...ㅠ.ㅠ

Mephistopheles 2007-06-24 0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마노아님....저녁은 집에서 밥먹고 싶어요..흑흑..

마노아 2007-06-24 17:20   좋아요 0 | URL
아, 그렇죠. 어떤 진수성찬이라도 집밥에 견주겠습니까. 아, 야근의 애환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