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나 실생활을 겪으나 세상에 참 쪼다가 많다. 더군다나 불알 두 쪽 차고 나와 나잇살까지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쪼다ing인 상황을 옆에서 바라볼라고 치면 없던 짜증도 확 몰려오게 된다.
TV만 봐도 요즘 드라마에는 어김없이 쪼다 한명씩 포진되어 있다. 차라리 악역이면 몰라, 결코 악인은 아닌데 하는 짓이 쪼다인 인물들이 제법 레이더에 걸리고 있다. 교수신분으로 마누라의 가장 친한 친구와 바람난 놈이나 낳아준 어머니가 엄청난 재산을 가진 부자인 걸 알고 키워준 엄마 팽개치고 한몫 건지려고 살살거리는 아들놈도 있고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을 부자에게 시집보내려고 온갖 푼수 짓을 하는 오빠도 보이니까 말이다.
TV는 가상현실이라고 치자. 실생활에서 이런 사람들 만나면 여간 피곤한 게 아니다. 사무실에 종종 놀러오는 s소장이 그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서 s소장이 누구인지 잠깐 설명해보면 지금 메피스토가 소속되어있는 사무실 소장마마의 수하에 있던 인물이었다. 쉽게 말해 지금 사무실의 올드멤버인 셈. 계속 현 사무실에 적을 두지 않았던 이유는 라이선스를 취득한 후 소장마마에게 감히(?) 동업을 제의했다가 소장마마에게 거절조치를 당한 후, 나가서 사무실을 차렸다고 한다. 문제는 사무실을 차리면서 지금 사무실의 그때 당시 인력들을 대부분 뒷구멍으로 빼갔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겠지만...(결국 그 많은 인원 다 털어내고 2명만 남았다고 한다..나머지는 신규인력으로 충당)
s소장이 사무실에 놀러오는 이유는 딱 한 가지. “자랑할 거리가 생기면...”이다.
차를 새로 뽑았을 때, 혹은 아들이 시험성적이 좋았을 때, 금액이 꽤 높은 계약을 따냈을 때..등등.... 하다못해 새로 온 중견 여직원 하나가 밑에 아이들을 표독스럽게 잡는다면서 그걸 자랑하러 왔을 정도니 말 다했다. 소장마마와 s소장의 대화를 옆에서 관람하고 있자면 졸린 호랑이 앞에서 캬르릉거리는 고양이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이런 s소장이 크게 실수를 한 적이 있었는데...소장마마가 잠시 설계 일보다는 시공 쪽에 공을 들였던 기간이 있었는데..그것 때문에 설계와 관련된 거래처 사람들과의 관계가 뜸했었던 적이 있었다. s소장은 소장마마 밑에 있으면서 터왔던 밥줄을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히 자신의 일 때문에 이런 거래처 사람들을 계속 만나왔었다고 한다. 문제는 거래처 사람들이 “요즘 김 소장님 뜸하시던데 무슨 바쁜 일 있나?” 라는 질문에 이 배은망덕한 s소장은 “김 소장님 설계 더 이상 안합니다. 공사만 합니다..설계할 일 있으시면 저한테 맡기시면 됩니다.” 라는 아주 되먹지 못한 소리를 이곳저곳 떠들고 다녔다고 한다. 한 바퀴 돌아 소장마마의 귀에 들어왔을 때...소장마마 심각하게 그 s소장의 거래처 다 끊어버리게 하고 쪽박 차게 만들려고 고민했었다고 한다.
아는지 모르는지 요즘도 사무실에 어쩌다 놀러오면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여전히 무언가를 자랑할 거리를 들고 찾아온다. 어쩌면 소장마마는 그러한 s소장의 까불거림이 귀엽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 다리 건너 구경하는 나는 참으로 비위 상하지만 말이다.
뱀꼬리 : 요즘 사무실 이사님이 일 안하고 야근 안하고 오늘도 출근 안했다고 쓰는 페이퍼는 아마 아닐 것이다. 한동안 잠잠했는데 옛날버릇이 점점 나오기 시작했다고 쓰는 페이퍼는 더더욱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