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60523
≪개인주의자 선언≫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알라딘 마을에 주목을 받았던 책으로는 실망스럽다. 속된 말로 간지 swag가 없다.
≪라면을 끓이며≫를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라면을 끓이며≫을 읽은 직후 직장 상사와 나의 독서 느낌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나는 ‘소설’을 잘 읽지 않는데, 읽지 않는 것에 비해 장르에 대한 호감은 높다. 반면 소설보다 자주 읽게 되는 장르는 ‘수필’인데, 대개 읽고 실망한다.
p200 불편한 진실 자체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고 왜곡하지 말고, 그 진실을 토대로 ‘어떻게 사회를 개선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p202 세상은 그렇게 명쾌하지 않았다. 지금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쉽게 말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p203 아름다운 윤리와 당위만으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
* 밑줄 긋기
p42 그렇게만 보기 어려울 정도의 사디즘이 엿보이기 때문이다./p43 오히려 예술의 가장 높은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평범한 인간들의 윤리 도덕 사랑 따위는 거추장스러운 굴레일 뿐이라는 예술지상주의, 탐미주의 냄새가 느껴진다.
p43 실제 사회에서는 예술이든 무엇이든 무엇 하나가 지고지선의 가치고 나머지를 희생시킬 자격이 있는 건 아니다. 사춘기를 사로잡는 선명한 매혹과는 다릴 실제 세계는 지루할지 몰라도 균형과 타협, 다양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p45 물론 노력은 소중하고 필요한 것이지만 맹목적인 노력만이 가치의 척도는 아니다.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지 성찰이 먼저 필요하고, 노력이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하는 구조에 대한 분노도 필요하다./스티브 잡스가 매혹적이라 하여 그의 괴팍함과 못된 점조차 찬양할 필요는 없다. 훌륭한 점과 비판받아야 할 점은 냉정하게 분리해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대체로 성공에는 재능과 노력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사회에는 그저 우연히 부모 잘 만나서 과분한 기회를 누리며 사는 이들도 많다. ;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에 따르면 긍정적 원인과 긍정적 결과의 상관관계를 과도하게 강조하고 판단의 근거로 삼으면 약자에 대한 혐오가 발생한다.
p46 조지 오웰의 ≪1984≫에서 인구의 2퍼센트에 불과한 지배계급인 영사(영국 사회주의) 내부 당원들이 13퍼센트의 실무자 중간계급을 동원하여 85퍼센트의 노동자 계급을 사육하는 동물처럼 지성적인 사고의 싹을 잘라내며 온갖 선전선동과 공포의 조작으로 통치하듯 말이다.
p48 인간의 내면에는 강제로 공개되어서는 안 될 최소한의 밀실이 있다.
p51 서교수에 따르면, 행복감이란 결국 뇌에서 느끼는 쾌감이다./인간이 행복감을 가장 많이, 자주 느끼는 원천은 바로 인간이었다.
p54 우선 자기 힘으로 생존하는 것이 생명체의 기본 사명이므로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자기가 선택가능한 직업 중 최선을 선택하여 생계를 유지하되, 직업은 직업일 뿐 자신의 전부를 규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 산업 사회에서 직업을 자신의 전부로 규정하는 사람만이 생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현실이다.
p63 상상하다보니 결국 세속적 욕망으로부터도, 세상의 쳇바퀴로부터도 빠져나오는 것은 불가능한 것 아닌가 싶다.
p72 나는 사기의 공범일까?
p75 수험생의 시간은 한정된 자원이다.
p78 그는 법대 1학년 때 물리학과에 가서 양자역학 수업을 듣고, 경제학과에 가서 미시경제학 수업을 듣는 등 희한한 행동으로 화제가 되곤 했다.
p98 뒤늦게 발견한 세상은 온통 불의와 부조리 덩어리였다.
p100 “이론은 훌륭한데 종 種이 틀렸다.”
p106 진입 장벽을 높이 쌓아놓고 성 안에 들어오면 실제 능력과 노력 이상의 보상(경제학 용어로 지대)를 받던 특권의 시대가 어떻게 끝이 났는지 ; 지대추구행위 Rent-seeking behavior
p107 일생을 가정도, 취미도, 친구도, 여가도 없이 승자독식의 무한경쟁을 하던 시대에는 자기 개성의 억제, 경쟁, 낙오, 우울증, 노년의 외로움을 필수적으로 동반했다.
p108 예전보다 많이 해사해졌지만 이 동네의 본질은 변할 리 없다. 미래에 대한 불안, 초조, 욕심, 좌절, 분노, 비뚤어진 욕망, 충족되지 않는 자존감, 과대망상, 성욕, 찌질함, 고시촌의 청춘이란 그런 것이다.
p115 그 배후에는 ‘타인의 상승’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가 있다. 대학 서열에 따라 인간의 능력, 태도 자체에 우열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더 높은 곳’에 있는 학생들이 자신을 멸시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스스로 자신보다 ‘더 낮은 곳’에 있는 학생들을 멸시하는 편을 선택한다.
p117 어린 시절부터 과도한 입시경쟁, 취업경쟁에 내몰려야 했던 젊은이들은 노력의 결과가 정당한 평가를 받기를 바란다. 그러다보니 배타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p118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현실에 만족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세대론보다 모든 생물의 특징인 ‘적응’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결국 변한 것 세대라기보다 시대다.
p133 미국 백인 청년이 ‘슬럼가 흑인이 더럽고 불쾌한 것은 사실 아니냐’고 개인적 의견을 말하는 것은 인간을 노예로 사냥한 역사와 빈부격차, 불평등이라는 맥락에 대한 무지다.
p136 데이의 ‘세 황금문’ ; ‘그것이 참말인가?’ ‘그것이 필요한 말인가?’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
p160 TUB (true but useless)
p163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코끼리를 먼저 정확히 이해하고, 그것과 맞서 싸우기보다 슬쩍 다른 길로 유도하는 방법을 택했다.
p174 그 중립성에 대한 신뢰를 얻기는 아주 어렵고 잃기는 아주 쉽다.
p186 인상이나 말투보다 더욱 중요한 요소들이 있다./분쟁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이다./적절한 카리스마다./마지막은 인내심이다.
p190 결국 1인 1표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자기파괴적인 자본주의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생명줄인지 모른다. ; 아니면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까지 잡아 먹고 자기 파멸로 끝날지 모른다. (혹자는 이미 법치주의 어느 정도 자본주의에게 잡아 먹혔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p197 진실은 불편하다
p198 심각한 구조적 모순을 낳았지만 세계 유례없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경제 기적, 한국적인 과열 경쟁 속에서 탄생한 것들은 결과적으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획득한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파생한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p200 불편하다는 이유로 실재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없는 것처럼 취급하는 것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반대로 실재한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 자연 그대로의 것은 무조건 옳다고 보는 것을 ‘자연주의적 오류’라고 한다.
p200 불편한 진실 자체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고 왜곡하지 말고, 그 진실을 토대로 ‘어떻게 사회를 개선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p202 정답이 없는 세상/1980년대에는 많은 사람이 세상에 정답이 있을 수 있다고 믿었다. 선의를 가지고 헌신하면 세상을 바굴 수 있다고 믿었다. 선악과 옳고 그름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옳은 가시밭길을 선택하느냐 비겁한 안락함을 선택하느냐의 윤리적 결단만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명쾌하지 않았다. 지금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쉽게 말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좋은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었다. ; 직업적 경험이 묻어나는 글이라는 느낌이다.
p203 문제의 다층적인 구조를 직시하고자 하면 대뜸 비겁한 양비론이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p203 아름다운 윤리와 당위만으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 ; 다른 더 나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 한 윤리와 당위를 뼈대로 삼는다. 나는 여기에 논리와 다층적인 면을 고려한다.
p211 한국사회에서 내부고발자는 영웅이 되기는커녕 배신자로 낙인찍히기 일쑤다. 그 고발이 진실이었고, 공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밝혀져도 대중의 정서는 내부고발자에게 호의적이지 않다./한국사회의 윤리관이 현대 민주사회의 시민의식보다 유교적 가족공동체의 인륜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p217 앞서 언급한 업무처리 능력이 거의 없다시피 한 직원들은, 잘은 모르지만 추측건대, 고용촉진법에 해당하는 법령에 의해 사업체들에 고용을 의무화한 경우일 것 같다. ; 한국에서 어느 기업체에 업무처리 능력이 매우 떨어진 사람을 고용했고, 당신은 그 상대자로 가정해 보라. 당신은 어떤 반을 보였겠나. 어느 기업체를 ‘알라딘’으로 바꿔보자. 당신 알라딘 고객으로 어떤 반을 보였겠나.
p218 계층 간 괴리다. ; 우리나라 사람이 치열하게 사는 것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그래서 거의 계급화된) 계층 상승의 가능성과 그에 대한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계층 간 괴리가 이들 나라보다 약하다.
p224 경제학이란 참 잔인할 정도로 깔끔한 학문이다.
p233 결국 이건 문명과 야만의 문제다. ;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알겠는데,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 더 나은 표현이 없을까?
p235 악을 행하는 악마보다 선악 구분조차 없는 백지 상태의 야수가 더 무섭다. 자기 행동의 의미를 성찰할 줄 모르는 무지야말로 가장 위험한 야수인 것이다.
p239 성급한 냉소는 어리석다. ; 선천적 성향이든 후천적 성향이든, 성급하든 성급하지 않았든 냉소는 무익하나 그럼에도 불구하는 나는 냉소에서 벗어날 수 없다.
p244 ‘진보적이고 자유를 희구하는 민중’의 이미지는 지식인들의 환상일지도 모른다. 실제로는 자유, 가치상대주의, 다원주의 등의 서유럽적 가치는 엘리트, 중산층들의 선호이고, 서민들은 윤리적 보수주의, 종교적 원리주의, 배타적 민족주의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p247 이들의 표현의 자유는 옹호해야 한다./하지만 이들의 표현 방법이 현명했는지에 관해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가능하다.
p254 일조량, 자연환경, 지정학적 조건 등은 생각 이상으로 인간사회의 많은 것을 좌우한다./p255 북유럽 사람들은 자체적인 노력으로 높은 수준의 사회를 만들어 이러한 불리한 자연 환경을 극복한 것은 아닐까 싶다./자기 재능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개인들이 세금 때문에 국적을 바꿀 정도. 하물며 이 징글징글하게 경쟁적이고 지기 싫어하며 물질 만능주의적인 나이내믹 코리안들이 답답해서 견딜 수 있을까 ; 마찬가지 이유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행복지수 1위, 남녀평등 1위 국가인 부탄으로 이민을 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p256 인간의 근본적인 이기심을 인정하면서 어떤 정책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설득하고, 필요하면 타협하고 양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나 역시 이 비판 ‘선명 경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어떤 경우에 근거가 없는 경우가 있고, 근거에 설득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p258 진영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각 상황, 국면에 따른 처방을 냉정하게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 비관적인 해석을 하자면,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관습을 고려하여 국면에 따른 처방을 냉정한 선택한 결과가 현재 우리나라 정치 현실일 수 있다는 것이다.
p260 ‘라곰 Lagom’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적당히’ ; 중용 中庸 내가 좋아하는 종용의 의미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p265 도그마에 빠지지 말고, 유토피아적 환상을 경계하며, 더디더라도 분명히 내일은 오늘보다 낫게 만들 수 있다는 담대한 낙관주의를 가지고서 말이다./p268 Anyone can be cynical. Dare to be an optimist.
p269 우리 사회는 ‘결과책임론’이 지배하는 사회다. ... 하지만 우리 사회의 이런 문화가 최악과 차악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은 책임자를 결정장애와 도피심리로 몰아넣는 측면이 있음을 직시해야 한도고 본다.
p270 낯선 것에 대한 공포와 성숙한 사회/p273 하지만 여전히, 과학자들의 의견이 꼭 백 퍼센트 정확하다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며 국민 여론이 들끊는다. ; 드라마 ‘프레지던트’에서 최수종의 대사 “대통령은 투표하는 국민들이 만드는 것입니다.” 이 대사는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적용될 수 있다. 낯선 것에 대한 공포는 진화의 압력의 결과인데, ≪이웃집 살인마≫에 따르면 여성의 남성에 대한 피살 공포는 진화 압력에 대한 적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