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70209
≪할배의 탄생≫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밑줄 긋기와 그에 대한 간단평으로 독후감을 대신 한다.
* 밑줄 긋기
p135 김용술이 거친 여성 편력의 특징은 여자들 때문에 밥벌이와 사는 동네가 바뀐 점이다. ... 그만큼 삶의 근거인 밥벌이와 주거가 불안정했다는 이야기다. ... 역마살이라는 말 속에 경제 난민의 반복되는 이주(디아스포라)라는 사회현상이 드러난다.
p136 나는 확신한다. 가난한 사람의 일상은 더 생태적이며 더 반자본적이라는 사실을, 나아가 사회적 지위와 문화적 권력이 없는 사람은 해를 덜 끼칠 가능성이 높다. ; 사회에 더 해를 끼칠 능력이 모자라 해를 덜 끼친다면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지 않다. 알라디너들 중 자신의 자녀들이 생태적이며 반자본적인 삶을 살기를 원하여 가난하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p136 빈곤한 사람들이 보이는 자존감 결핍, 무절제, 방종, 중독 등은 빈곤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 원인이자 결과다. 성범죄 역시 원인이자 결과다.
p137 인터뷰만 보면 김용술의 삶이 누군가에게 큰 해가 된 경우는 자식과 아내 빼고는 없다. ; 인터뷰만 보더라도 자신을 포함한 광범위한 사람에게 해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와 성관계한 수많은 여성이 스스로 해가 없다고 생각할까, 제 3자가 그 상황을 해가 없다고 판단할까?
p137 여성 편력이 가족 단절의 원인이라고 하지만, 나는 결혼 관계 안의 성애만을 정상으로 보는 통념 또는 가족주의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가족과 결혼과 연애 관계가 아닌 관계에는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통념이 오히려 치명적 원인이었다. ; 나혜석도 그런 주장을 했고, 이 주장이 낯설지 않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사람들이 얼마나 동의할까?
p138 성애적 관계에서 유일한 문제는 평등이다. 나는 도식화된 남성 우위와 여성 하위를 반대한다. ‘남자가 돈을 내야 리드한다’는 말에는 문제가 있다.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자는 남성 권력과 돈 권력으로 우위를 차지했다. ; 나는 데이트 비용을 남녀 동등하게 부담함으로써 남성의 돈 권력에서 여성이 보다 평등해지는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진보적이라는) 알라딘에서조차 많은 여성들이 반대했다. 이런 주장을 한 나는 여성혐오자 취급을 받았다.
p139 고상 高尙함과 천박 淺薄함의 차이는 여유의 문제이며, 여유있는 사람들이 만든 구별짓기다. ; 돈과 권력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 포폴, 보톡스, 태반 주사를 맞았다고 해서, 그런 행동이 고상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p140 옹호를 너머, 등 떠밀려서 그랬다는 것은 핑계다./p141 우리는 자신만의 생각과 행동으로 일상의 매순간 역사에 공조하고 가담하고 연루된다. 잘 모른다는 말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악마적 결론은 평범한 악들의 총합이다. 아무도 무관하지 않다.
p257 어머니가 준 근본적인 상처에 곧바로 이어진 아버지가 준 상처(나를 버린 아버지)는 성장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 사고방식들을 만나 남성성에 관한 혼돈으로 이어진다.
p257 ≪메밀꽃 필 무렵≫의 허 생원을 닮았다. 허 생원보다 더 넓은 지역을 더 단출한 짐보따리를 들고 떠돌았다. 나귀가 있는 허 생원은 모르던 자식도 만났는데, 이영식은 자식도 나귀도 없이 떠돌았다.
p259 혈육 때문에 입은 상처는 혈육들의 됨됨이하고는 다른 문제다./혈육하고 완전히 단절된 사람이라면 단절 자체가 깊은 상처다.
p259 상처는 잘 풀어내기만 하면 성숙하는 가장 좋은 발판이 된다. 그때그때 풀어놓지 못하니까 문제다.
p262 가난한 사람의 자기 비하를 자기 긍정으로 만들 에너지/가난과 무자식을 소박하고 자유로운 삶으로 여기며(해석과 정체화), 자립하면서 협력하는 사람들이다.
p263 참전 용사들을 보수 할배로 취급하고 마는 진보는, 월남전 참전 용사 이영식이 자기 아버지를 혐오한 그 혐오의 다른 모습이다.
p263 새롭게 꾸려질 진보는 가난의 구조화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의 자기 비하에 개입할 길을 먼저 찾아야 한다. 가난한 사람이 왜 보수화되느냐는 질문에 내놓을 답도 그 언저리에 있다. ... 그저 계급과 임금과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어는 시절 어느 순간이든 한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성찰과 직립과 통찰의 실마리가 거기에 있다. 거기서 이어지는 삶은 그것 자체가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