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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행복이 커지는 가족의 심리학 ㅣ 토니 험프리스 박사의 심리학 시리즈 1
토니 험프리스 지음, 윤영삼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제게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요즘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태에, 제 주위에 몇 알라디너를 포함하여 결혼을 하시거나 할 계획을 갖고 있는 분들이 계시고, 저에게도 유언 무언의 결혼의 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가족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저의 직업 때문에 전혀 남편답지 못한 남자들을 접하게 되는데, 그들은 알콜 중독자 이고 알콜성 간병변 등의 합병증을 갖고 있고 직업이 없어 가족을 부양할 경제적 능력이 없습니다. 이곳저곳을 떠돌다 식사와 술을 대접받으며 어울리고 아내 자녀들 돌보는 것에 무관심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해 못할 것은 아내의 행동입니다. 사실이혼(이런 용어가 있는지 모르겠다.) 또는 이혼 상태임에도 남편이 알콜로 인한 입원에 다른 불평 없이 병원비를 대줍니다. 술값을 대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 한 남자는 알콜성 간경변 환자였는데 2인실에 있었습니다. 제가 그 분에게 2인실 비용이 부담되지 않느냐 6인실에 어떻겠냐고 했더니 6인실은 사람도 많고 싫다고 합니다. 그래서 병실비용은 누가 대냐고 했더니 이혼한 아내가 대준다고 합니다. 아내의 직업을 물으니 파출부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적지 않게 당황했습니다.
이 분들의 하나하나 심리상태를 분석하여 서평에 올릴 수 없지만 단편적으로 이야기하면 이와 같은 상황은 대개 부모로부터 물려받습니다. 외모, 재산만 부모에게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역할도 가정 분위기도 부모에게 물려받습니다. 본인이 부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은 가난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과 같고, 부모로서의 좋은 본보기는 수억을 유산을 남기는 것보다 더 좋은 유산입니다.
배우자에 대한 적절히 못한 역할은 배우자에게 대한 해악 보다는 자녀에게 대한 해악이 더 크다고 합니다. 부모(부부)는 어른이기 때문에 적절한 방어기제가 있지만 자녀에게는 그대로 투영되어 상흔으로 남는다고 합니다. (자녀를 위해서라도 배우자에게 잘 해라 이런 이야기가 되네요.)
고등학교 여학생이 몸이 안 좋다고 저를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그 학생은 임신으로 인한 증상이었습니다. 어머니에게 사실을 알려주었는데, 어머니는 안타까워하며 딸에게 ‘왜 나에게라도 미리 이야기하지 않았니?’라고 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두 가지를 느꼈는데, 아버지는 이런 일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또한 이 경우에서도 그랬지만 ‘어머니에게 조차 고민을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렸습니다.
또 다른 경우는 여대생이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이 학생도 임신으로 인한 증상이었습니다. 이 학생은 어머니와 함께 방문했지만 만 20세가 넘은 고로 당사자에게만 사실을 알렸습니다. (두 사람에 대한 제 행동의 차이는 그 나름대로의 기준입니다.) 며칠 후 그 학생의 어머니가 다시 방문하였는데, 딸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딸에게 무슨 일(병)이 있냐고 물으러 오셨습니다. 그리고 집히는 것이 있다고. 그래서 저는 ‘당신의 딸은 이미 성인이고 해 줄 있는 말은 충분히 딸에게 했고,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저한테 듣는 것보다 딸에게 듣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저에게 아무리 졸라도 답변을 얻지 못할 것이라.’ 이야기했습니다. 그 후에 이야기는 알 수 없지만 아마 좋게 해결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상당히 이해심이 있고 현명하며 딸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임상심리치료사의 이야기를 빌면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는 태어나서 0세부터 3세까지 랍니다. 그런데, 우리 어머니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에게 신경을 더 씁니다. (학교 성적 때문에?) 임상심리치료사의 한 동료의 경우는 자신의 성격이 아이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본인이 직장생활을 하는 이유도 한 가지가 되겠지만 일부러 할머니를 보모로 채용했다고 합니다. 또 그 할머니가 좋은 보모의 역할을 할 지 또한 알 수 없기 때문에 할머니 댁을 방문하여 그 할머니의 자녀들의 상태와 가족의 분위기를 확인 후 선택을 하였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많은 부모들은 이렇게 현명하지 않습니다. 단지 바라기는 저의 경험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편견(selective bias)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아버지에게 ‘당신의 자녀가 중대한 고민이 있다면 당신에게 상담을 해 올까요?’라는 설문에 50%가 조금 넘는 아버지들이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저는 항상 여성보다 남성이 똑똑하다고 생가하면 살지만 이런 바보 같은, 어의가 없는 대답을 하는 남성들을 생각하면 섬뜩합니다.) 반대로 청소년들에게 자신에 중대한 고민이 있을 때 아버지와 상담을 하겠나는 질문에 몇 %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을 했을까요.
불쌍한 남자들은 평균수명이 여성보다 8년 정도나 짧고 (남자 74.4세, 여성 81.2세, 전체 77.7세, 40-50대에서 남자 사망률은 여자 사망률의 3배, 2005년) 질병에도 많이 걸립니다. (자가면역성 질환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질환에서 남성 이환율이 높다. - 여성 가족부에서 양성 평등을 위해 남성의 평균 수명을 여성과 같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남자들이 죽음과 질병을 피했다고 해도 남자의 노년은 그리 행복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외로움입니다. 노후를 위한 재력도 있고, 아내와 자녀가 있지만 주체할 수 없는 외로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1.2학년 때 전혀 공부를 하지 않던 학생이 고등학교 3학년에 벼락공부로 대학에 합격하기 어려운 것과 같이 많은 아버지들은 가정의 경제력을 담당한다는 변명 하에 가족과의 관계를 소홀한 대가로 노년의 외로움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당신은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까?
부모의 역할을 잘하고 있습니까?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습니까?
몇 가지 확실한 점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하고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는 99% 노력과 1%의 사랑의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알라딘 서평단에 선발되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