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시즌이다. 시험 기간이 다가오므로 출제도 두과목을 해야 하고, 편집도 해야 하고, 내일로 다가온 전체 교사 대상 공개수업 및 컨설팅 준비도 해야 하고, 전교생이 모두 나가는 NGO 섭외 및 일정도 짜야 한다. 섭외는 지난 이주에 걸쳐서 모두 마쳤다. 작은 규모의 단체들은 학생들이 오면 이 기회에 홍보도 할겸 반가워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하긴, 시끄럽고 말 잘 안 듣는 중학생들이 안 반가울 수는 있겠다. 그래도 거절을 하도 당했더니 영 섭섭해...ㅜ.ㅜ


월요일은 시험 문제를 내느라고 늦게까지 퇴근을 못했다. 8시 조금 넘어서 일어나는데, 혹시나 하고 메신저를 들여다 보니 건물 안에 달랑 나 혼자 있는 게 아닌가. 세상에나! 맨날 늦게 퇴근한다고 아우성이던 교무부장님도 안 계시네. 럴수럴수 이럴 수가! 후다닥 정리하고 나오면서 그래도 화장실은 들르려고 했는데 불도 안 들어온다. 맙소사. 복도에도 불이 안 들어온다. 완전 무서움! 그래서 넓은 계단 이용하려고 중앙 계단으로 내려갔는데 평소보다 복도가 멀어 보이고 발이 후덜덜... 그리고 교문 가까이 갔는데, 난 분명 4층에서 다 내려온 것 같은데 아직도 한층이 더 남았어. 진짜진짜 완전 무서움...ㅜ.ㅜ 이러다가 비극적으로 현관문까지 잠겨 있을까 봐 공포에 질려버렸다. 다행히도 현관은 열려 있었고 교문도 열려 있었다. 7시쯤 지나가신 당직 기사님이 열어두셨나보다. 근데 왜 불은 다 꺼놓으셨대..ㅜ.ㅜ









3월까지 수영을 했었는데, 여긴 너무 바쁜 학교라 도저히 7시 강습을 맞출 수가 없었다. 마침 좀 지겨워지기도 해서 헬쓰로 갈아탄 게 4월. 6월까지 3개월을 운동하고 무릎이 더 안 좋아졌다..;;;;; 7월에 또 다시 겁나 바빠지면서 운동을 쉬었는데, 그 기간 동안엔 무릎이 안 아팠다. 그래서 MRI 찍을 병원까지 예약했다가 취소했다. 8월은, 한달 쉬고 나니 쉬는 게 너무 자연스러워져서 그냥 쉬었다. 날도 덥고, 귀찮고, 겸사겸사...


그랬더니, 그랬더니.... 

살이 무럭무럭 찌더라. 하아... 완전 슬픔. 최악으로 슬픔!


그래서 다시 운동 모드로 돌입하기로 했다. 체육선생님은 무릎 안 좋은 내게 '필라테스'를 권했다. 오, 좀 끌리는데?

근처에 알아보니 막 3개월에 백만원 한단다. 미쳤나 봐...;;;

근데 나 운동 다니던 스포츠 센터는 월수금 주3회에 월5만원. 저렴하니 좋았다. 냉큼 등록했다.

그리고 첫번째 수업이 지난 주 수요일.


알고 봤더니 월요일과 금요일은 요가를 하고 수요일만 필라테스란다. 인도 명상음악을 틀어놓고 이런저런 호흡을 가르쳐주면서 동작을 하는데.... 하는데.... 하는데....


하아, 지루해서 혼났다. 그대로 졸 것 같았다. 한 시간을 겨우 버티고 뛰쳐나왔다. 땀이 한방울도 안 나오는 이런 정적인 운동을 참을 수가 없어!!!


데스크에 문의했지만 수영반은 빈자리가 한 개도 없단다. 안 돼, 안 돼...ㅜ.ㅜ

지난 금요일, 결심했다. 요가는 한 번도 못해봤으니 요가 한시간 들어보고, 정 안 되겠으면 헬스로라도 갈아타자!


그러나 이날 순환버스는 너무 늦게 왔고, 8시 넘어서 센터에 도착했다. 아쒸, 그 조용하고 조용한 곳에 지각생으로 입장할 엄두가 안 나...;;;;


그래서 취소 수수료 물고 다시 헬쓰로 갈아탔다. 필라테스 딱 한 시간 수업 듣고 만원 소비함. 슬프다...;;;;;


런닝머신 대신 자전거를 타려고 하는데 전처럼 막 재밌거나 하지 않다. 그냥 하던대로 수영으로 돌아가련다.

하지만 요새 수영 인기가 좋아졌는지 신규회원 등록이 별따기란다. 기존 회원이 모두 재등록 하면 자리가 없다는 것.

과연 다음 달에는 수영으로 갈아탈 수 있을지.... 나 한참 할 때는 중간에 들어가도 자리 있고 그랬는데 말이다. 더워서 그랬나? 암튼 10월에는 수영했으면 좋겠다. 중순에 NGO까지 끝나면 한숨 돌리겠지. 아님 안 됨...ㅡ.ㅡ;;;;;


어제 운동할 때 헬스장에 틀어져 있는 TV를 보니 대통령이 하고 나오는 아이템마다 모두 '완판'이 되고 있다며 진행자들이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저것은 TV조선인가? 하고 봤는데 YTN이었다. 흠, 그렇군...;;;










밤을 걷는 선비가 '드디어' 내일 끝난다. 하아, 힘들었다. 이렇게 용두사미로 흘러가는 드라마 오랜만이다. 이 정도로 망가지면 중간에 때려쳤어야 했는데, 준기와 원작에 대한 애정으로 버텼다. 하루만 더 참으면 이 몹쓸 드라마와 안녕이다. 끙!


그나저나, 지난 주였던가... 방송 도중에 ost가 좋아서 검색해봤더니 지나가 부른 곡이었다. 지나 목소리가 이렇구나...하며 신기해 함. 하긴 복면가왕에서 백지영이 외모에 가려진 가창력이 아까웠단 얘기를 한적이 있다. 뭐 본인들이 컨셉을 섹시로 밀고 나갔으니 억울해 할 일만도 아니지만, 암튼 다시 봤음.


지난 주말에는 큰언니와 함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보고 왔다. 연극도 안 좋아하고 뮤지컬도 안 좋아하고, 뮤지컬 영화도 안 좋아하는 언니가 모처럼 관심을 가진 작품이었다. 그리고 아주 재밌게 보고 돌아왔다. 다행다행... 생각해 보니, 난 뮤지컬이란 장르를 모르던 시절부터 음악이 들어간 영화나 작품을 참 좋아했나보다. 오늘 불현듯 떠오른 건데, 장국영 주연의 야반가성을 극장에서 6번, 비디오로 1번, 총 7회를 보았다. 지금은 봤던 책 다시 보거나 봤던 영화 또 보는 일이 아주 드문데(그러기엔 봐야 할 게 너무 많으므로) 그때는 많이 보았더랬다.(그 작품만 그랬다!)



일요일에 지.크.슈를 박은태-윤형렬 버전으로 보고 박은태 팬클럽에 첫번째 글을 남겼다. 후기였는데, 다 쓰고 나서 내 밑에 글을 클릭해 보니 무려 7번 보고 왔다고... 난 명함을 내밀 수 없구나. ㅎㅎㅎ


암튼, 유다 세명을 모두 다 보았는데, 노래는 한지상이 제일 좋았고, 연기는 윤형렬이 더 좋았다. 노래는 윤형렬이 제일 별로였음...;;;; 일단 발음이 탁해서 가사 전달력이 약한 게 흠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다의 절망이 가장 절절하게 다가왔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조합인 박은태-한지상으로 금요일에 한 번 더 볼 생각이다. 이번에는 작은 언니와. 모두 내가 예매해서 지갑은 너덜너덜..ㅜ.ㅜ


암튼, 그렇게 이번 주에 지.크.슈 서울 공연이 끝나면 나는 이제 다시 이승환 빠슨으로 돌아가리라. 빠데이 열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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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5-09-10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학교의 밤은 상상만으로도 너무 무서워요... ㅠ.ㅠ

저도 봄에 발바닥이 아파서 운동을 안했던 살이... -.-;; 이제는 나이살이 생겨서 가만 있으면 안되나봐요... OTL
날씨도 좋아졌으니 다시 정신차리고 둘레길부터 찬찬히 걸어다녀봐야할것 같아요. ^^

마노아 2015-09-10 08:40   좋아요 0 | URL
학교괴담이 많은지라 어둠이 깔리니 자연스럽게 생각나더라구요. 어휴 무셔..ㅜ.ㅜ

다이어트는 평생 해야 하는 건가 봐요. 절대 살 안 찌는 그럼 사람은 대체 뭘까요.ㅜ.ㅜ
그래도 날 선선해졌으니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음돠.^^ㅎㅎ

보슬비 2015-09-11 00:49   좋아요 0 | URL
그런 사람을 24시간 살펴보면 다른 사람보다 활동량이 은근 많은것을 발견하실수 있습니다. ㅎㅎ
친정엄마만 봐도 느껴요. 맨날 상 안찐다고 고민하시는데, 군것질 안하시고 음식물쓰레기 수시로 가져다 버리시고, 가만히 앉아 있으시는걸 못봤어요. ㅋㅋ

아무개 2015-09-10 08: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사들이 가르치는 일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행정적인 업무가 많은건 정말 아닌거 같아요 진짜...
그런데 또 공개수업이 있어요? 에혀 ㅡ..ㅡ

저도 이제 운동 안가는게 습관이 되어버렸어요.
몸무게는 앞자리가 다시 변했고.
살 한창 빠질때 건강검진 했어야 했는데
지금 하면 또 비만 나올꺼야 아 싫다 ㅜ..ㅜ

마노아 2015-09-10 08:44   좋아요 1 | URL
정말 너무 일이 많아요. 숨막혀..ㅡ.ㅜ

아, 그런데 공개수업은 제가 하느나 게 아니라 진행이에요.
공개수업 진행하는 게 또 제 업무. 여긴 전교사가 다 공개수업을 하므로 일년 내내 공개수업이 있어요. 바빠...;;;;

헬스 오랜만에 하는데 신도 안 나고 살쪄서 의욕도 안 생기고 막 그러네요.
이러다가 수영 하면 또 오랜만이어서 허덕일 테죠.^^;;;;;
으, 건강한 다이어트 힘들어요.(>_<)

단발머리 2015-09-10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우리집에서 가까운 이 학교는 왜 이렇게 선생님들에게 많은 업무를 맡기는 건지.
아무리 그래도 다음부터는 일찍 퇴근하세요~~
마노아님 글만 읽어도 막, 무섭네요.

마지막에 박은태 영상 참 좋네요. 저도 뮤지컬 좋아하지만... ㅋㅎㅎ 가격이 가격인지라
사실 아직 박은태가 나오는 건 못 봤는데, 뮤지컬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러더라구요.
배우별로 다 보고, 좋아하는 배우꺼 다시 보고, 막공 보고 그런 식으로요.

박은태는 얼굴선이 참 특이한테 목소리는 참... 미성이예요. 매력있어요^^

마노아 2015-09-12 22:54   좋아요 0 | URL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주말이 와서 엄청 기뻐요.(>_<)

아, 어저께 지.크.슈 보고 왔는데 정말 황홀하도록 좋았어요.
지금도 노래 듣고 있는데 제 마음이 공연장 곁을 서성이네요.^^
저는 `막공`은 한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열기가 엄청날 것 같아요.
다들 전문가용 렌즈 들고 오는데 포스가 장난 아니더라구요. ㅎㅎㅎ
은저스 러브러브 모드가 좀 더 오래 갈 것 같습니다.^^

transient-guest 2015-09-12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텅빈, 넓은 공간에 혼자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만큼 무서운건 없지요.ㅎㅎ 온갖 잡다한 예전에 들었던 무서운 이야기들이 모두 recall되어 떠오르고..-_-: 저도 예전에 몇 번 그런 경험을 했었는데요, 정말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네요..

마노아 2015-09-12 22:55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오래도록 잊고 지냈던 이야기들까지 몽땅 소환하게 되더라구요.T^T
무서운 영화 안 보고, 무서운 이야기 안 들으려고 하지만, 그래도 몇 개는 들어본 게 있잖아요?
그런 것들은 평생 까먹지도 않아요. 흑흑...;;;;;

BRINY 2015-09-1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잃어버린 얼굴 1895를 보실 틈이 없으셨군요.
저는 월~토까지 야근을 하는 상황에서, 수요일을 어떻게 빼고 서울로 날라서 잃어버린 얼굴 1895를 한번 더 보고 왔습니다.
정말 무대도 배우도 음악도 조명도 연출도 대사 하나까지도 다 반해버릴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극.
그 기를 받고, 오늘도 애들 자기소개서를 첨삭하고 추천서를 쓰고 있네요.
배경음악은 물론 잃어버린얼굴입니다. 갑신정변 장면 너무 좋아요~~~ 갑신정변을 어떻게 저렇게 풀어낼 수 있는지!!! 김옥균 전기라도 사서 볼까하는 중입니다.

마노아 2015-09-13 22:57   좋아요 0 | URL
우왕, 그 빡빡한 스케쥴에서 평일을 하루 뺐다굽쇼! 이 작품의 마력이 대단했군요! 놓친 아쉬움이 더 커집니다.ㅠ.ㅠ
내년엔 기필코 저도 봐야겠어요.^^ㅎㅎㅎ
김옥균 전기까지 보고 싶을 정도면 제대로 꽂혔네요. 누가 출연했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어제 오늘 뮤지컬만 계속 영상 보고 있어서 하려고 했던 일들이 다 밀리네요.
아, 멈출 수가 없어요. 어떡하나요. 제대로 `앓이`하고 있어요.(>_<)

BRINY 2015-09-15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께서 앓고 계신 작품은 무엇일까요??

마노아 2015-09-15 08:54   좋아요 0 | URL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요~
요새 박은태 앓이가 거의 이승환급입니다요.
이런적 처음이에요. 다른 애들은 넘사벽이었는데...ㅎㅎㅎ
현재 류정한은 제친 것 같기도 하고요. 아슬아슬합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