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는 계속 이용하던 이비인후과에 가서 주사를 놔줄 수 없겠냐고 물었다. 이 병원은 주사를 좀처럼 안 놔주는 걸로 유명한데, 그 취지를 이해하지만 상태가 너무 안 좋았고 빠른 호전이 필요했으므로 요청했던 것이다. 그러나 역시 거절 당했고, 약을 하루치만 더 달라고 한 것도 거절 당했다. 의사는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우물우물 말을 하면 알아들을 수가 없는데, 식염수는 쓰고 있죠? 라고 우물우물 물었을 땐 짜증이 났다. 식염수 얘기는 여태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병원 옆 약국에서 식염수를 요청하니 약사가 죽염을 권했다. 6,000원으로 1200원인 식염수보다 다소 비싸지만 효과는 훨씬 좋다는 것이다. 효과가 좋다니 마다할 수가 있나. 냉큼 사서 들고 왔다. 알려준 대로 한모금을 힘들게 삼켰고, 코에는 물과 희석해서 세척했다.
그리고 오늘은 병원을 옮겼다. 그래봤자 마주보고 있는 옆의 건물 이비인후과다. 앞의 이비인후과보다 덜 오래됐고, 사람도 덜 많고, 덜 유명하고 진료비는 더 비싸지만, 주사는 놔줄 수 있는 병원이었다.
병원에 가니 의사샘(호칭 바꼈음 ㅎㅎㅎ)이 이건 감기가 아니라 후두염이라고 한다. 역류성 후두염. 2년 전에도 발병했었죠?
네, 재작년 여름이요.
맞아요. 6월달에 걸렸어요.
이건 감기랑 달라요. 블라블라....
사실 일주일 더 전에 내가 처음 아팠을 때는 감기 몸살이 맞았다. 그날은 목이 이렇게 가지 않았다. 하지만 감기가 잦아들고 내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첫번째 병원은 내게 후두염 얘기도 해야 맞았다. 안해줬지만...
의사샘이 주의를 주었다. 음식을 천천히 먹고, 적절한 운동을 해주고 베개는 좀 높게 베고 카페인은 자제하고 매운 음식 먹지 말고, 자기 전에 야식 먹지 말라고. 또 잠을 좀 더 많이 자도록 노력하고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신경 쓰라고...
음식은 빨리 먹는 편이다. 주의해야겠다.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운동은 수년 째 꾸준히 하고 있다. 오늘은 셔틀 버스 놓쳐서 버스 타고서 운동 다녀왔다. 베개는 좀 낮게 베는 편인데 알라딘 책베개 하나 더 올릴까 지금 궁리 중이다.
최근 커피를 좀 많이 마셨다. 하루 석잔에서 넉잔 정도. 믹스가 아니니까 괜찮을 거라고 여겼는데 아닌가?
하긴, 커피를 마시면 꼭 쿠키나 빵 종류를 같이 먹어서 안 그래도 탄수화물 중독인 내게는 좋은 영향은 못주었다.
그러고 보니 첫번째 병원 간호사가 커피 마셔도 된다고 했던 게 퍼뜩 떠오르는구나!!!!
암튼, 커피를 모두 끊지는 못하겠지만 하루 한잔만 마시기로 다짐해 본다.
매운 건 원래 잘 못 먹는다. 죠스떡볶이도 이참에 끊어야겠다.(대신 국대??)
야식은 원래 안 먹었으니 상관 없고...
평일은 잠을 충분히 못 자고 주말에 몰아서 자는 편인데, 요새 스트레스가 있어서 숙면 시간이 별로 안 된다.
스트레스를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득도한 사람일 터! 크흑...;;;;
의사샘은 제일 좋은 방법은 말을 하지 않는 거라고 했다. 님아, 알지만 밥은 먹고 살아야지. 나 입으로 먹고 사는 직업이오.
굳이 직장이 아니어도, 나는 말이 많은 여자 사람.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질병은 재발이 잦은 직업병이라는 것도....
가늘고 오래 가려면... 침묵, 또 침묵이 필요한 법.
그러나 주말엔 친한 친구의 생일이라 약속이 잡혀 있소. 아흐 동동다리~
참, 죽염은 감염의 위험이 높으니 생리식염수 쓰라고 의사샘이 강조했다. 아후, 첫번째 약국!!!! 버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