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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평점 :
표지가 예뻤다. 하얀 바탕 위에 새겨진 저 싱그러운 붉은 열매와 '불륜'이라는 단어는 얼마나 자극적으로 어울렸던가!
게다가 상당히 오랫동안 애정했던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이었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바로 질렀다.
사은품으로 받은 지퍼백은 너무 뻣뻣해서 불편했지만 투명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책은, 소설은, 하아... 한숨부터 먼저 쉬자.
코엘료 아저씨, 대체 이 소설은 왜 쓴 거예요? ㅜ.ㅜ
나는 11분을 아주 재밌게 읽었다. 정말 심장 떨려서 얼굴이 붉어지는 경험을 했더랬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도 아주 좋았다.
파울로 코엘료는 사랑을 다룸에 있어서도 아주 능숙한 작가라고 여겼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뭐랄까... 무의미한 섹스를 관음증처럼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
이유 없는 일탈, 납득이 가지 않는 돌출행동, 그렇다고 최대한 야하고 섹시하게 보여주겠어-같은 각오도 아닌...
정말 이도 저도 아닌 그런 어정쩡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
하고자 하는 말이 뭐였어요?
호불호는 갈려도 기본 시청률은 나와주는 미니시리즈 작가가 어느 날 갑자기 돈독이 올랐는지 막장 아침 드라마를 쓰고 있는 그런 기분?
우리가 작품으로 만난지 십여 년이 흘렀는데, 너무 오래 만난 것 같아... 당분간 떨어져 지냅시다. 서로 거리가 필요해요.
이번 작품은 잘못된 만남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