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과 을의 관계가 대등할 리도 만무고, 좀 더 인간적이기도 힘들지만, 실상은 그 사이에 놓여져 있는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격차를 벌여놓을 때도 많다고, 본인도 알게 모르게, 혹은 의도적으로 그렇게 되는 일이... 많아 보인다 생각했다.
내내 우울하다. 우울하지 않을 도리도 없지만, 더 우울해질 일들이 계속 생기는 건 속상한 일이다.
온 세상이 나를 멸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 치솟는 건, 절반은 자학이고 절반은 맞는 것도 같다. 그게 속상해서 평소 안 하던 입바른 소리를 하고는, 조금만 더 참을 걸... 하고 하루종일 후회 중이다. 후회하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더 속상해 하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배운 게 있다... 하고 쿨하게 넘어가면 좋겠지만, 아마 좀 더 힘들어하고 잊혀지겠지.
대부2를 보았다. 무려 3시간 20분짜리 영화. 앞에 2시간은 졸다 깨다 해서 도무지 뭘 봤는지 모르겠고, 나중에 1시간 20분만 잠이 깨서 제대로 봤다. 졸음에 겨워 1편 만큼의 감동을 받진 못했지만, 역시 거장의 무게가 느껴진다. 속편이 작품상을 받을 수도 있다는 놀라운 사실에 감탄하면서.... 3시간 20분을 딱딱한 의자에 구겨져 있다가 일어나니 온 몸이 비명을 지른다. 날이 추워 곱아진 손으로 톡톡 두드려 보지만 역시 삐거덕. 이 정도 되면 영화 감상이 아니라 고문이구나.
엄마는 내일 3박4일 동안 제주도 여행을 가신다. 얼마 전에 다친 발목도 좀 걱정이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도 걱정이다. 그래도 처음 가보는 제주도 여행, 기왕이면 즐거운 시간 가지셨으면 한다. 나도 여행 가고프다. 머릿속 좀 정리하고, 어디든 훌쩍 다녀와야겠다. 하루 당일치기라도... 아니, 떠나야 정리가 되려나?
텔레파시처럼, 내 마음 속 울림이 상대에게도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 애타게 찾고 있다고, 내 목소리 들리지 않냐고, 제발 좀 알아줬으면 싶은데... 쉽지 않은 일이다. 세상에, 쉬운 일이 뭐가 있을까. 아침에 막힌 변기도 밤11시가 넘어서야 뚫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