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에 예매해놓고 한 달이 넘도록 보지 못하다가, 오늘 진주 언니와 함께 내친 김에 같이 보기로 했다. 난 이미 예매했으니 언니만 현장에서 예매. 어른은 입장료 8,000원.  



전시의 구성은 다섯 가지로 되어 있다. 장소, 의미, 예술, 힘, 구성

첫번째 사진이 워낙 유명해서 많이들 보았을 것이다. 이집트에 갔을 때 그곳 거리에서도 이 사진을 보았더랬다.  

파란 분노가 느껴지는 정직한 사진이다. 스티브 맥커리는 사진 속의 소녀를 오래도록 찾아 헤맸다고 한다. 당시 파키스탄 난민 캠프에 있었던 그녀가 아직 살아있는지, 부르카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 소녀 찾아 삼만리를 폈던 것이다.  안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아프간 소녀를 찾아서'를 틀어주고 있었는데 때마침 우리가 입장했을 때 시작부분이었다. 좁은 공간에 의자는 몇 개 안 되고 사람은 꾸역꾸역 넘치고, 가방도 무겁건만 그 자리에서 20분 정도를 선 채로 감상했다. 뒷 얘기가 너무너무 궁금한데 우린 일정이 더 있으므로 계속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니까 분량이 한 시간은 될 텐데 도저히 더 못 서 있겠는 거다. 그래서 결말이 아쉽지만 다른 사진들을 보러 나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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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을 다 둘러보고서 결말이 궁금해 다시 상영관을 기웃거렸지만 역시나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언젠가 듣기로 그 소녀를 결국 찾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사실일까. 

끝이 궁금해서 입장권 받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찾았다고 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구할 수 있냐 물으니 쉽지 않을 거라 한다. 

집에 와서 검색하니 바로 뜨더만...(ㅡㅡ;;;)  

아, 궁금하다. 예전에 소싯적에 내가 알바 뛰던 비디오 가게는 내셔널 지오그래픽도 대여해 주었는데 요새도 빌려주는 대여점이 있을까? 이미 본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찾았는지, 그 후 어찌 되었는지 자세히 알려줬으면 좋겠다.^^ 

전시회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좋았다-는 평가가 미안할 만큼 아픈 사진들이었지만. 

스티브 맥커리의 사진에서는 온도가 느껴진다. 뜨겁고도 차갑다. 그리고 강렬하다.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데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보니 날짜에 따라서 포토 데이를 가졌나보다. 5월 30일까지 진행하는데 이 중 포토데이는 27일이다. 이럴 줄 알았음 나도 그 날 가는 거였는데... 아차, 27일은 다른 데 가야한다. 어차피 못 가는 날짜구나..^^;;; 

진주 언니는 예정에 없던 전시회를 보았는데 무척 흡족해 했다. 나도 만족스럽다.  

사진 속의 나라들보다 대한민국이 좀 더 살기 좋은 나라인 건 맞는 것 같은데, 우린 정말 거기에 감사하며 살고 있나 되묻게 된다. 전쟁이 지속되고 있지 않지만 휴전 국가이고 분단국가이고 여차하면 공공의 적으로 지목되곤 하는 동족을 갖고 있고, 전직 대통령이 비참하게 죽은 기억을 가진 지 일 년이 되어버렸다. 마음이 복잡해지고 생각이 많아진다. 아무튼 간에 투표는 꼭 하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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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5-23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구경 잘 했어요.

마노아 2010-05-23 00:28   좋아요 0 | URL
헤헷, ^^

비로그인 2010-05-23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도와 명암이 너무 인상적인 사진입니다.

마노아 2010-05-23 01:05   좋아요 0 | URL
사진 정말 멋졌어요. 프로의 사진은 확실히 달라요.^^

순오기 2010-05-23 0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사진은 너무 가슴 아플거 같아요......

마노아 2010-05-23 09:57   좋아요 0 | URL
예, 잔상이 오랜 남네요. 사진이 훌륭할수록 내용은 더 아팠어요.ㅜ.ㅜ

같은하늘 2010-05-25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 속에 뭔가 짠한 울림이~~

마노아 2010-05-25 08:19   좋아요 0 | URL
그쵸? 짠한 울림이 있었어요.

루체오페르 2010-05-25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유명한 첫번째 소녀 사진만 알았는데 전시회 잘 봤습니다,덕분에요.^^

저 소녀라면 제가 기억하기론 결국 찾았고, 별일없이 평범하게 살아와 한 가정의 아내이자 어머니가 되있었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이슈가 된지도 몰랐고요. 그리고 그 모습을 다시 담았는데 세월이 힘께했지만 소녀때의 모습도 남아있었구요. 꽤전에 관련글을 본거같은데 정확성에 대해선 제 스스로는 확신하고 있지만 혹시라도 잘못된 정보일까봐 마노아님께는 확신못하겠네요.^^;

마노아 2010-05-25 20:54   좋아요 0 | URL
헤헷, 궁금했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본인만 모른 채 유명했던거군요.
평범하게 잘 살고 있다니 다행이에요.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스티브 맥커리에게는 크나큰 선물이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