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가스렌지 배송 때문에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화요일에 온다던 기사님은 수요일 오후가 되도록 소식이 없더니, 재차 연락한 내게 주문 기록이 없다는 황당 발언을 하셨다. 분명 주문 확인 전화까지 해놓고서 말이다. 정황을 살펴보니 금요일 배송에서 화요일로 옮겨달라고 전화받았을 때, 그 내역을 스케줄에 안 잡아놓고 잊으신 듯하다. 그래놓고는 콜센터에 기록이 없다고 여기저기 전화해보게 만들다니...;;;;
덕분에 이틀 늦게 배송 받고, 설치비 좀 아껴보려고 했는데 그대로 지불됐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따질 것인가 잠시 고민했지만, 관두기로 했다. 어쨌든 기사님이 미안하다고 했으니까.
그제부터 집에서 잘 수 있는 줄 알았지만 어제도 언니네서 잤고, 보아하니 오늘도 언니네서 자야할 것 같다. 오늘은 기필코 집에 들러서 베개를 가져가야지. 언니네 베개가 모자라서 이불 베고 잤더니 뭐라 한 소리 들었다.
어제는 오후에 날도 많이 풀린 듯했고, 맨날 단벌 신세 마냥 옷도 추레해져서 오늘은 치마를 입어볼까? 했는데, 스타킹을 찾자니 양말장이 저 깊숙한 곳에 들어가 있어서 다시 청바지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런데 언니네서 자려고 누웠다가 바지를 안 들고 왔다는 걸 깨달은 시각이 밤 12시 30분. 그 시간에 집에 다녀오자니 너무 귀찮아서 아침에 출근 전에 들러 갈아입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아침에 머리 감다가 샤워기를 놓쳐서 입고 있던 츄리닝을 다 적셔버렸다. 입고 나가서 갈아입을 수도 없게 된 거다. 그래서 좀 작지만 언니 바지를 입고 나가서 갈아입을 생각이었는데, 집 나오고 보니 이번엔 열쇠를 안 들고 와버렸네. 털썩!
5초간 고민했다. 이대로 갈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 귀찮다. 그냥 입고 출근했다. 심히 찡기는 느낌이건만 타이트해져서 슬림해 보인다는 소리를 들었다. 얼쑤~
겉옷을 가볍게 입고 왔는데 비오면서 엄청 싸늘해졌다. 춥다. 타이밍하고는...;;;
집의 상황은 어떤가 전화해 보니 오늘도 한 건 해주셨다.
그제 형광등 하나 깨먹고, 어젠 선풍기 부수고 천장에 구멍도 하나 내더니, 오늘은 욕실에 세면대 공사하다가 배관 잘못 건드려서 수도가 터졌단다. 그거 메꾸려는데 타일이 부족해서 넋놓고 있다고, 열불 터진 어무이의 목소리.
하핫, 이젠 막 웃음이 나온다. 이러려고 작정을 해도 이렇게는 못하겠다. 무슨 머피의 법칙 10종 세트도 아니고, 바보들의 행진도 아니고...;;;; 나 포함해서 모두들 나사 하나씩 빠진 듯 상태가 메롱이다.
암튼, 많은 것 바라진 않을 테니 3월 내로 집으로 돌아가게만 해줬음 좋겠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