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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 많이 바를수록 노화를 부르는
구희연.이은주 지음 / 거름 / 2009년 4월
평점 :
어릴 적에는 화장품도 필요가 없었고, 세차게 내리는 비가 두려울 일도 없었다. 그저 옷이 젖으니 불편한 거지 그게 산성비여서 위험하다는 자극은 고등학생 정도 되어서야 가졌던 듯하다.
화장품은 언제부터 발랐을까? 사회 생활을 시작한 게 2004년도인데, 그때는 다른 것 없이 릭스틱만 발랐다. 그 이듬해까지. 그리고 그 다음해 부터는 썬크림 위에 파우더 그리고 마지막에 립글로스를 발랐을 것이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다만 아이크림을 좀 발라줘야겠다 생각하면서 가끔 쓰곤 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아이크림도 필요 없음을 과감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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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가 수용할 수 있는 화장품의 양은 얼굴 다른 부위들의 50% 미만이기에, 유 수분량도 훨씬 적게 공급해야 한다. 피부가 흡수할 수 있는 양 이상의 화장품을 바르면, 잉여량은 표퓌 위에 그대로 머물며 피부 모공을 막고 피부 호흡을 방해한다. 그뿐인가? 탄력 있고 탱탱하게 올라붙어야 할 피부가 잉여 화장품의 무게로 처지게 되어 있다.
– 9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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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제목이 거창하다. 그리고 거창해 마땅하다. 대한민국의 화장품 사용자들은 너무도 많이 속고 있다. 기초 4종 세트. 나이트 3종 세트 등등등. 스킨에 로션에 에센스에 크림.... 그 사이사이 이름도 외우기 힘든 다양한 제품들이 속속 들어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 필요없는 과정이다. 같은 제품을 반복해서 덕지덕지 바른다고 하면 간단한 설명이 될까.
필자들의 충고에 의하면 필요한 화장품은 네 가지다. 클린징, 화장수, 크림 종류, 그리고 자외선 차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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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들은 과감히 기초 화장품을 네 가지로 분류할 것을 주장한다.
첫째는 클린징이다. 진한 화장을 했을 때만 수성, 유성 한 가지씩 두 번 세안하고 평소에는 수성 세안만 해도 된다.
둘째는 화장수다. 스킨, 토너, 아스트린젠트, 프레셔너, 클래리파잉로션처럼 순수한 맑은 액체로 된 것은 모두 같은 종류로 본다. 화장수를 두 번째에 끼워주는 이유는, 클렌징을 아무리 꼼꼼히 해도 이물질이 피부에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장수는 반드시 화장솜에 묻혀 이물질을 닦아내는 용도로 사용한다(절대 수분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셋째는 크림이다. 로션, 에센스, 세럼, 크림을 모두 한 분류에 넣는다. 에센스, 세럼, 크림 역시 모두 점도의 차이지, 내용물과 기능은 비슷하다. 건조한 피부라면 크림 타입을, 지성 피부라면 에센스를 택하면 된다.
넷째는 흔히 선크림이라 일컫는 자외선 차단제이다. UVA, UVB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일상생활용으로는 SPF15정도, 강한 햇빛에 나서거나 장시간 외부 활동을 할 때는 SPF30 정도로 두 가지를 상황에 따라 이용하면 된다. 72-7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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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고현정이 광고했던 화장품 카피가 그랬다.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백 번 지당한 얘기라고 한다. 지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음 화장수는 클린징으로 미처 지우지 못한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함이지 수분 공급이 목적이 아니라 한다. (수분 공급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크림 종류인데, 여기엔 로션 에센스 세럼 등등... 자기 피부에 맞는 걸 하나 고르면 된다. 과잉 공급된 영양은 오히려 피부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무겁게 만들 뿐이며 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자외선 차단제.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가장 필요해진 이 제품을, 우리는 한 번 사서 얼마 동안에 다 쓸까?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바른 사용법으로는 2시간 마다 다시 발라줘야 하며 권장양은 하나 사서 10회 사용하면 끝일 만큼 많이 발라야 제대로 차단된다는 사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아침 출근길에 바른 자외선 차단제 하나로 하루 온종일을 버틸 재간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모자와 썬캡, 양산 등이 필요해지는 것.
며칠 전 친구가 코팩을 사용한 후 얼음찜질을 해주라고 충고해줬다. 그래서 코팩 제품과 마스크팩을 담아놨는데, 다 필요없는 거였다. 일단 코팩으로는 문제의 블랙헤드를 제거할 수 없다. 코팩에 묻어나와서 우리를 희열에 빠지게 하는 그 유지분은 1/4 정도. 피부 속에는 더 많은 양이 남아 있고, 위에만 제거했기 때문에 빈 자리에 다시 더 빠르게 노폐물이 쌓인다는 것이다. 필자들이 추천한 방법은 흑설탕을 미지근하게 녹여서 바르라는 건데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겠다. 검색을 좀 더 해야 할 듯. 그리고 마스크팩도 별로 권하지 않는다. 차라리 과일 팩을 해주라고 한다.
그리고 모공은 절대로 줄어들지 않는다는 날벼락 같은 소리. 선천적이고 유전적이란다(피부 자체가 70%가 유전이고 30%는 관리라 한다). 그래서 관리와 예방이 중요한데 가급적 얼굴을 만지지 말라고 충고한다. 사실, 우리의 손이 얼마나 지저분한가. 아무리 자주 씻는다 해도 말이다. 습관적으로 얼굴을 만지는 편이라면 습관을 고칠 필요가 있다.
2008년도가 되어서야 화장품에 들어가는 재료를 많이 들어간 순서로 원료를 공개하게 되었다. 무척 늦은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시행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러나, 자신의 화장품들을 살펴보면 충격에 휩싸일 것이다. 이것만은 피하라!라고 경고하는 원료들이 제일 먼저 눈에 띄게 박혀 있다. 그러니까 그 놈들은 각종 방부제와 향료 되시겠다. 우리 피부의 천적이다. 이런 것들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들을 골라내는 수고로움이 소비자 몫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귀찮은 것이 모른 채 당하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어젯밤 이 책을 읽고 샤워 뒤 화장품을 바르려고 하는데 눈에 들어오는 금지 품목들에 절로 인상이 쓰여졌다. 써보고서 따끔한 느낌이 들어서 어여 비워내야지 마음 먹었던 스킨에는 방부제가 두 개 들어가 있는데 피부가 비명을 지를만 했다. 게다가 나잌트 마사지 크림(이건 사은품이었다.)에는 청색 향료가 두 개나 들어가 있었다. 어이쿠!
자외선 차단제 지수가 너무 높은 것을 고를 필요는 없다. 별 차이가 없다. 지수 30정도면 될 듯하다. 그보다 양산 우산에 좀 더 신경 쓰자!
화장품 성분 전품목제가 시행되었지만, 아직 관련 규정과 처벌이 미흡한 상태다. 상거래의 위축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바른 상거래에 더 신경을 써야 할 때다. 그리고 그건 기업의 양심에 맡길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권리 찾기로 움직여내야 할 것이다.(그런 바른 기업이 있다면 우리가 왜 걱정을 하겠는가! 참고로 화장품의 연구 개발 비용은 매출액의 1.8%, 광고비는 24%란다...;;;; 국내에 화장품학 전공 개설된 대학은 전국에 달랑 하나고, 대부분 화학과 출신이 일한다고 한다. 전문 전공인 또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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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은 전성분 표시가 허위 없이 진실하게 기재되었는지 지속적인 관리 감독을 하는 것은 물론,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 조치를 취하는 등 세부 지침을 하루빨리 세워야 한다. 뷰티 산업 육성이라는 미명하에 은근슬쩍 규제 완화만을 할 것이 아니라, 정작 중요한 것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해야 진정한 뷰티 산업 육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 16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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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비누와 천연 화장품 이야기. 그리고 무향과 무향료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화장을 전혀 안 하고 살수 없는 우리들이니 일독을 하게 된다면 자신의 화장대 안에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들이 결국엔 기업들도 움직여낼 것이다.
우리가 화장품을 선택하는 건 '아름다운 피부'를 위함이지 '아름다운 화장품'을 위한 것이 아니니, 용기의 아름다움에 넋을 빼앗기는 우는 이제 범하지 말자.(사실 그래왔다...;;;;)
한 동안 이 책이 방송에서도 무척 이슈가 되곤 했는데 요새는 또 잠잠한 듯하다. 좀 더 소문 났으면 한다. 우리의 건강한 피부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