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전쯤, 메일이 한 통 왔다. 클림트전 입장권이 16,000원인데 비씨 라운지로 결제하면 10,000원에 볼 수 있다고.
다만 날짜가 어제랑 오늘 이틀 밖에 안 된다는 게 흠이었고, 어쨌든 날 오늘 날짜로 예매했고, 그 날이 오늘이었다는 거.
하루종일 바빠~!를 입에 달고 있다가 부리나케 뛰쳐나갔다.
지하철 안에서 친구한테 문자를 받았다.
클림트 전 공짜 티켓이 생겼다고. 같이 가겠냐고.
친구야, 빨리 알려주지 그랬어..ㅜ.ㅜ
무튼, 난 가던 길로 계속 갔다. 한가람 미술관은 입장해서 왼쪽으로 한층 올라가야 했는데, 가서 보니 줄이 길고, 티켓은 아랫층에서 구매하라고 써 있는 거다.
그래서 다시 내려가 보니, 입구에서 오른쪽 끝방향. 그게 보이냔 말이지.(ㅡㅡ;;)
그래서 그쪽으로 갔더니 비씨 라운지는 입장하면서 본인 확인하는 거라고. 젠장....!
다시 윗층으로 컴백. 주말이고, 전시 종료가 다가오는 만큼 사람 대따 많았다. 아, 이럴 줄 알았음 그냥 6천원 더 내고 평일날 오는 건데...ㅜ.ㅜ
전시 안내 도우미들이 목이 터져라 외친다. 자유관람이니까 뒷쪽부터, 윗층부터 먼저 관람하고 오라고. 입구에 사람 너무 많다고.
그래서, 순서 무시하고 사람 적은 데부터 골라서 보기 시작했다.(그치만 사람 적은 공간이 거의 없었다.)
오디오 가이드 듣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 사람들은 그거 다 듣느라고 한 자리에서 움직이질 않는다. 병목 현상이 벌어진다.
밀수도 없고, 가라고 할 수도 없고, 어쩌겠는가. 패스에 패스를 거듭할 뿐...ㅠ.ㅜ
너무 사람에 밀려 통 감상을 하기 힘들었는데, '베토벤 프리즈'를 전시해 놓은 방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확!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교향곡은 흘러나오고, 조명은 눈부시고, 그림은 그야말로 찬란하고. 그림 속에서 향기가 막 퍼져나가는 듯한 착각!
그 많은 사람들에 떠밀려서라도 여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원래부터 허락해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시 마감 15분 전부터 폐장 5분 전까지 딱 10분 동안 포토 타임을 주는 것이다.
이런 횡재가! 오늘은 모처럼 카메라도 들고 왔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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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을 나오니 with클림트.. 라고 해서 많은 예술가들이, 또는 클림트전을 축하하는 사람들의 많은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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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가기 전에 책부터 보려고 사뒀는데, 출발하면서 살펴보니 포트폴리오인지라 설명이 전혀 없는 거다.
그래서 집에 두고 갔는데, 돌아와서 살펴보니 아주 짧은 설명이 깃들어 있었다. 겹치는 작품이 거의 없었으므로 큰 도움은 안 됐겠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지하철 안에서 무지 심심했다고!)
내가 제일 보고 싶었던 작품은 생명의 나무가 들어간 벽화였다.
벽화여서 떼어올 수가 없었나보다ㅜ.ㅜ
이번 클림트전은 21세기 마지막 해외 전시회였다고 한다.
그 말은, 나 살아있는 동안 다시 우리나라에서 클림트 작품을 실제로 볼 수는 없다는 얘기.
이번 전시회를 놓치면 이젠 오스트리아로 가야 한다는 얘기!
그러니까,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이번에 다녀가시길. 금주 금요일에 전시 마감이다.;;;;;
예전에 집들이 선물로 요녀석을 사 간 적이 있었다. 나무 액자 세 개를 나란히 걸어놓을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그냥 선반에 세워두어도 간지가 난다.
선물 받은 언니는 딱 하나만 침실에 세워둔 것을 보았다. 나머지 두 개는 어디다가 뒀을까???
개인적으로는 가운데 '생명의 나무'가 너무 좋다. 내 방 벽에 저런 걸 걸어도 될 분위기가 된다면, 나도 꼭 장만하리.
내가 결혼을 하면 내 짝꿍이랑 꼭 맞추고 싶은 1,000피스 짜리 키스 액자다.
반드시 '액자'로 구입해야 한다. 두 번 맞추다간 골병 든다는 걸 '세계지도'로 이미 알아버렸다.
그러니까 저 작품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결혼을....;;;;;
보석함이다. 귀걸이 목걸이 반지 등등 담을 수 있다.
두 가지 다른 버전을 사서 선물한 적이 있었는데 잘들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행용으로는 좋을 것 같지만 집에서 쓰긴 좀 불편할 것 같긴 하다.
어쨌든, 클림트다!
오늘 보고 왔는데 우산도 엄청 예쁘더라! 무지 갖고 싶었다. 그런데 아까워서 빗 속에서 어찌 쓸까나......
엽서도 무척 탐났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서 후다닥 뛰쳐나왔다.
원래 나의 계획은 하이 서울 페스티벌 폐막식에 나오는 이승환을 보러 시청에 가는 거였지만,
시간을 놓쳐버렸다. 게다가 돌아오는 길은 너무 피곤했다. 집에는 다 못 끝낸 일이 날 기다리고 있었고......
그래서 결국, 못 보고 집에 왔다. 억울하다ㅠ.ㅠ
그거 시간 맞추느라고 클림트전도 빠듯하게 다녀왔고, 저녁은 짜장면 탕수육 세트 쏘고 나갔건만...
별 수 있나. 다음에 만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