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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 호랑이 ㅣ 안 알려진 호랑이 이야기 2
김향수 글, 함현주 그림 / 한솔수북 / 2007년 3월
평점 :
알려지지 않은 호랑이 시리즈 두번째다. 앞의 시리즈 '하얀 눈썹 호랑이'도 참 재밌게 읽었는데 이 책도 지극이 유쾌했다. 어린이책의 핵심은 일단 그림이라는 것! 이 책도 그 포인트를 제대로 살린 듯하다.

여기, 평범하지 않은 호랑이가 있다. 그냥 산에 사는 호랑이가 아니다. 사람 해코지하고 죄없는 짐승 괴롭히는 사람을 제대로 혼쭐내주는 그는 바로 '암행어사' 호랑이!
저 평범하지 않은 줄무늬와 허연 수염을 보시라. 부리부리 눈은 도깨비를 연상시킬 정도다!
어느 날 무덤 앞에 동그마니 앉아있는 여인 하나를 지나치지 못해서 안쓰러워하던 호랑이, 자세히 보니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가 아닌가!

예끼, 고얀 놈! 하고 혼내주려고 했는데, 약삭빠른 여우 년이 비녀 뽑아 덤벼드니 전치 3주짜리 부상을 입고 만 것이다! 어이쿠!!!
우리 우렁찬 목소리의 호랑님, 찔금찔금 눈물 쏟으며 아파하고 계실 때에, 멀리거 타박타발 걸어오는 나그네 하나!
무서워 도망치다가 착해빠진 이 남자, 되돌아 와서 비녀를 뽑아주려고 하네! 영험하신 우리 호랑님, 체면이 말이 아니지만 눈물 제대로 쏙! 빼셨다는 이야기!

저 리얼한 그림을 보시라. 얼마나 깊이 박혔는지 젖먹던 힘까지 짜내는 나그네, 화이팅!
아무튼, 기운 차린 우리 암행어사 호랑이, 은혜를 갚을 차례가 아닌가. 원래 호랑이 씨리즈에서 호랑이는 은혜를 아는 동물로 나온다!
그런데 호랑님 아픈 것도 못 지나친 이 착한 남자! 로또를 외친 게 아니라 쫄래쫄래 가던 길 그냥 가는 모양일세.
그 뒤를 살금살금 밟는 호랑님! 얼라, 그런데 길이 수상하단 말이지!

달빛도 영롱하고 꽃길 가득한 저 산너머 산길. 게다가 아름다운 가락까지 울리니, 사람 홀리는 것 시간 문제일세!
험한 산에 나타난 기와집, 그 안에 선녀 떼들. 이거 뭔가 수상쩍다고 의심하는 암행어사 호랑이!
아니나다를까, 이 꼬리 아홉 달린 여우 년들!
호랑이님 제대로 은혜 갚으려 필살기 휘두르시는 위용찬 모습!
우리 나그네 복 터졌네, 복 터졌어!
그림이 해학적이고 재밌어서 운율을 실어 보려고 하면 덩실 어깨 춤이 나올 것도 같은 이야기책이다.
짙은 노랑색 표지도 눈에 예쁘게 박힌다.
알려지지 않은 호랑이 시리즈가 세 개가 더 있던데, 출간이 된 건지는 모르겠다. 익숙한 제목은 요 두가지이므로. 좀 더 찾아봐야겠다. 재밌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