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파리 한마리를 꿀꺽 삼킨 할머니가 살았는데요 - 베틀리딩클럽 취학전 그림책 1002 베틀북 그림책 3
심스 태백 지음, 김정희 옮김 / 베틀북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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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에~ 파리 한 마리를 꿀꺽! 삼킨 할머니가 살았는데요!

요 문장으로 계속 시작한다. 이 말을 할 때는 손 동작을 크게 하고 목소리도 과장되게, 무지 큰 일이 벌어진 것처럼 얘기를 해야 한다. 아이가 까르르 웃는 모습이 바로 상상된다.

뭐라구, 도대체 왜?
할머니가 파리 한 마리를 꿀꺽 삼킨 거지?

요 질문도 계속 나온다. 할머니 뱃속에 들어가 있는 파리 한 마리가 눈 땡글하게 뜨고는 쳐다본다.
나름 멋을 부린 할머니의 요란한 복장도 재밌다.
심지어 모자에 꽃도 달렸다.
그런데 기운 흔적이 있는 천가방까지. 이 모두가 나름의 패션이라는 것!

동물들이 모여서 잔뜩 걱정을 해댄다.

"곧 돌아가시고 말 거야!"
"그깟 파리 한 마리 때문에?"
"아이구, 저런!"
"어떻게 날아 다니는 파리를 꿀걱할 수가 있담."
"난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

이 친구들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제 차례로 할머니 뱃속으로 들어갈 녀석들이다^^ㅎㅎㅎ

이제 차례로 할머니의 뱃속에는 온갖 것들이 들어가게 된다.
먹이사슬의 연속과도 같은 녀석들의 정체는 이렇다.
파리, 거미, 새, 고양이, 개, 암소, 말까지.

구멍이 점점 커지고, 해당 동물이 그 안에 들어가 있고,
동물들은 다시 경악을 하고,
아니 왜 그걸 먹었냐고 성토(?)를 하고,
할머니의 몸은 점점 거대해 지고!

이 모든 것들이 노래처럼 흘러가는데, 실제로는 미국에서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민속 시가를 휴저 포크로어가 문자로 정리를 했고,
심스 태백이 책으로 만든 것이다.
요셉의 작고 낡은 코트도 이와 비슷한 형태의 작품이었는데
여전히 아이디어가 훌륭하다.

글씨도, 그림도, 심지어 색깔까지도 아이들 눈높이에 너무 즐거울 조합들이다.
표지는 좀 어둡지만.
결말이 어찌나 충격적이던지.
아이들 책에도 이런 이야기를 쓰는구나 싶었다.
못할 얘기도 아니고, 사실 당연한 결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 책에는 무조건 해피엔딩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인가보다.
표지의 할머니 그림의 이빨이 꼭 지퍼 같다. 푸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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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12-21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진짜로 파리랑 거미랑 고양이랑 젖소를 꾸울꺽 삼킨 거에요? 제목만 보고 은유인 줄 알았는데요 ... ^^;

마노아 2008-12-21 19:40   좋아요 0 | URL
저도 설마하니 진짜 삼킬 줄은 몰랐어요^^ㅋㅋㅋ

꿈꾸는섬 2008-12-21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재미있겠는데요. 아이들도 좋아하겠어요.

마노아 2008-12-21 22:29   좋아요 0 | URL
제대로 애들 스타일인 것 같아요. 그림의 스타일도, 구멍이 뚫린 것도, 저 경악(?)하는 동물들의 길다란 대사들도요. ^^

바람돌이 2008-12-21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진짜 싫던데 애들은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ㅠ.ㅠ

마노아 2008-12-22 00:18   좋아요 0 | URL
리듬감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저걸 진짜로 상상하면 너무 끔찍한데, 그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이 애들을 재밌게 만드나봐요^^;;

미설 2008-12-22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집 애들도 좋아해요. 저는 읽어주기도 불편해서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데...(읽기에 집중이 안되잖아요 ㅎㅎ) 마지막 교훈이 재밌죠? 그래도 심스태백의 <요셉의 작고 낡은 오버코트가>는 아주 좋아해요. 형식은 비슷한데 내용은 훨씬 맘에 든다는^^

마노아 2008-12-22 11:04   좋아요 0 | URL
아이디어가 반짝반짝해요. 책 넘기는 재미가 있어요. 작가는 아이디어 샘물을 가졌나봐요^^

순오기 2008-12-22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이 책 보셨군요.
어른들은 별로인데 애들은 좋아하지요~ㅎㅎㅎ

마노아 2008-12-22 11:04   좋아요 0 | URL
우헤헷, 근데 왜 전 애들처럼 좋을까요. 너무 신났어요. 마치 뮤지컬을 듣는 기분이었거든요. ^^

희망찬샘 2008-12-30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 무지 없는 책이라 싫어했는데, 자꾸 읽으니 매력 있는 책이더라구요.

마노아 2008-12-30 20:34   좋아요 0 | URL
이 작가의 특징 같아요. 정신머리 없는데 재밌더라구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