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잘 안 풀리는 그런 날..;;;;
어제 친한 지인이 아기를 출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선약이 있었는데 뒤로 미루고 병원에 다녀오기로 결심.
미리 사둔 아기 내복이랑 장 자끄 상뻬 그림 책이랑 싸들고 병원으로 향했다.
둘째 조카가 태어난 삼성 제일 병원을 간다고 생각하며 내가 도착한 곳은 강북 삼성 병원.
데스크에서 그런 환자 없다고 퇴짜 맞으며 불현듯 떠올랐다. 아.... 거긴 충무로고 여긴 광화문이구나...ㅠ.ㅠ
학교에서 3호선 타고 쭈욱 왔으면 되었을 것을 버스 타고 내려서 이 무슨 생쑈인지...;;;
암튼 그렇게 다시 병원으로 찾아가서 오랜만의 회포를 풀며 즐겁게 웃다가 병실을 나섰다.
그때가 4시쯤이었는데 점심을 걸러 시장했지만 그런대로 참을 만 한 것도 같아서 롯데리아에 들어갔다가 도로 나왔다. 줄이 너무 길었기 때문.
집에 도착했을 때는 대략 5시 경이었는데 집에 사람이 아무도 없고, 나에겐 열쇠도 없는 것이다.
아차, 며칠 전에 어무이께서 열쇠 빌려갔는데 안 돌려받은 게 생각난다.
전화해 보니 조카들 데리고 어린이 대공원 갔다고... 한 시간 뒤 돌아온단다. 아흑... 이때부터 급격히 배가 고파 미치겠는거다.
집 주변에 먹을 거라곤 떡볶이 밖에 없는데 너무 매워서 잘 안 먹는 곳이다.
아까 돌아나온 롯데리아를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다시 버스를 타고 집 근처 롯데리아로 갔는데, 버스에서 내려보니 이게 안 보이는 거다. 알고 보니 없어진지 오래됐다고...ㅜ.ㅜ
이쯤 해서 정말 미치도록 배가 고팠다. 아침을 7시 반에 먹고 그 사이 먹은 거라곤 오렌지 쥬스 하나 뿐이었으니 허기지고도 남을 시간.
그래서 눈에 보이는 아무 분식집에 들어가서 결국 떡볶이를 먹었는데, 정말 눈물나게 매웠다.ㅠ.ㅠ
지금도 속이 얼얼하다. 아, 소화도 안 돼...;;;;
집에 와보니 식구들 돌아와 있다. 낯선 샌들을 신고 하루종일 있었더니 발바닥에 물집 잡혀 주시공... 컴퓨터 말 안 들어주시공, 부팅 세번에 겨우 인터넷 접속 됨.
아, 여기서 끝이어야 하는데 또 무슨 일이 일어나면 안 되는데.... 이런 날은 암 것도 안 하고 그냥 쉬어야 하는데 말이지...
친구한테 부탁받은 자료 만들어줘야 한다. 슬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