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친구. 아마 일년 만인가 보다.  반가움의 포옹 뒤, 더위를 식히기는커녕 오히려 더위를 부추기며 포장마차에서 떡볶이+순대+계란말이 세트로 간단히 요기.

당장 어디 들어가 팥빙수라도 먹기를 원했지만, 예매한 극장까지 가는 동안 또 다시 땀범벅이 될 게 분명하므로 먼저 극장부터 가기로 합의.

종각 역에서 광화문 씨네 큐브까지 감.  뜻밖에 표찾는 시스템이 엄청 후졌음.(쿨럭..)

바로 옆 카페에 들어갔는데 인테리어는 독특했지만 탁자간 간격이 너무 좁고 어떤 여자가 그 밀폐된 공간에서 담배 피우고 있어서 기분 상함.  그래도 아이스 초코와 치즈 케이크 맛있게 먹어줌.

둘 다 안 본 영화가 '해리포터' 밖에 없었는데, 둘 다 크게 끌려하지 않아 고른 영화는 "레이디 채털리"

사실 기대한 것은 어느 정도의 '선정'이었지만, 뜻밖에도 어찌나 자극성이 없던지..;;;;

이렇게 보여줄 것 다 보여주고도 전혀 외설스럽지 않은 영화라니...

놀라움의 극치였다. 

부제는 "아담과 이브"가 어울리지 않을까.  채털리 부인이 느낀 그 해방감과 또 넘치는 생명력을 잘 묘사하긴 했는데, 저 포스터가 탄생하게 된 그 씬에선 관객의 웃음을 살 수밖에 없었다.(우리 정서상 xxx꽃다발이 떠오른달까.^^ㅎㅎ)

영화는 2시간이 조금 넘는데, 그 사이 두 번 졸았다. 흑..;;;; 그러다가 어느 씬에서 정신 확 들었는데 이 영화가 왜 화제가 될 수 있었는지 제대로 깨달았다...;;;

아무튼, 나름의 교훈과 재미를 보여준 영화.  자막 다 올라갈 때까지 불도 안 켜주는 극장이건만, 사람들이 어찌나 매너가 없던지... 영화 시작하고 들락거리기 두번(늦게 들어온 팀 세쌍), 두시간 내내 들썩이게 한 전화 진동 소리 등... 으히고..;;;;(76석의 소극장이건만...)

영화를 보았으니 이제 밥을 먹으러 이동.  나의 강권으로 광화문 뽐모도로로 직행.  가는 길에 근처에 찜질방 있냐고 묻는 아주머니와 조우.  잠까지 잘만한 거한 찜질방은 '길음역'에 있다고만 알려드림(종로는 찜질방 세우기엔 너무 비싼 땅이지 않나... 내가 모르는 건가? 뭐 암튼...;;; )

(크림)스파게티 전문점 뽐모도로.  오늘도 역시 기다란 줄.  더위에 더 늘어지면서도 끝끝내 줄서서 들어감.  맛있는 크림 스파게티. 배터지게 먹음. 양을 줄이고 가격을 다운 시켜주지..(ㅡㅡ;;;)

친구 녀석 시계 약 갈아야 한다고... 가까운 울 언니 가게 가서 갈자~ 했더니 부담스러워 한다.(부담스러워 안해도 돼~ 그거 약값 500원 밖에 안 하거든.) 그래서 종로3가 가는 길목의 어느 시계방을 들어갔는데, 세상에.. 만원 받았더라는.... 인간적으로 너무하더라.....(버럭!)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노래방행.  엄훠... 그새 노래방 가격이 2만원으로 상승했네.  크흑ㅠ.ㅠ

음치 주제에 열창을 시도.  처절한 깨달음 하나.  내가 아무리 많이 들어본 노래도 직접 불러보지 않았다면 노래방에서 소화하기 힘들다는 것...(미녀는 괴로워~에서의 '마리아'...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들었건만 박자 한 개도 안 맞고 앞소절 음정 기억 안 나 주시공....;;;)

박혜경 "하루"
김현정 "그녀와의 이별"
김수희 "애모"
윤복희 "여러분"
박화요비 "그런일은"
페이지 "미안해요"
이상은 "담다디"
소찬휘 "Tears"
백지영 "사랑안해"
김아중 "마리아"
인순이 "거위의 꿈"

(순서 상관 없이 저렇게 부른 듯하다.  전부 여자가수 노래.  남자가수 노래 못 부른다.  키 안 맞아서... ㅡ.ㅜ 가끔 팬심으로 이승환 노래를 2절까지 부르기는 한다 ^^;;;)

마지막에 서문탁의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을 열창하고 나와줌.

그때 텔레비전 영상에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가 나왔다.  나의 완소 차은택 감독 작품!

오랜만에 보니 노래 가락이 떠오르지 않는다.  

오락실에 들어가서 펌프 한판 뛰어줌.  세상에... 몸치 나에게 이런 걸 시키다니... 민망해서 혼났음..;;;;  연속 F받고 좌절함... ㅜ.ㅜ(친구는 구두 신고도 잘하더라.)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도 내내 "화장을 고치고"의 가락을 떠올려 보았지만 역시 생각나지 않음. 지금은 노래 틀어놓고 이 글 쓰는 중.^^

언니한테 물어보니 시계 약값 내려서 지금은 300원에 사온단다.(크흑...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나...) 친구야, 우리 다음엔 좀 저렴한 데이트를 하자꾸나. 너 핸드폰도 정지 먹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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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7-08-12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꽥! 300원 짜리를 1만원을 받다니욧! 1만원이면 시계를 새로 사겠네!!

오랜만에 마구 놀아 주셨네요 ^^

마노아 2007-08-12 01:29   좋아요 0 | URL
진짜 시계를 하나 살 가격이었죠. 울 언니가 다 부들부들 떨더라구요..;;;

비로그인 2007-08-12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으 화장을 고치고는 나아쁜- 추억이 있어서 ㅠㅠ 싫은 노래.

전 얼마전에 왁스 노래중에 무슨 술? 노래 마셔라 부어라~ 이런 가사가 ㅋㅋ
있었는데 그 노래 좋았어요.
글구 하동균의 그녀를 사랑해줘요 요즘 듣는데 와 ㅠㅠ 넘 좋은거 있죠...

마노아 2007-08-12 17:26   좋아요 0 | URL
나아쁜 추억이 있으면 노래도 같이 싫어지지요. ^^;;;
전 이거 다음에 그 사람을 부탁해요던가? 그 노래 가사가 넘 짜증나서 왁스도 싫어지더라구요.;;;;

다락방 2007-08-12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노아님.
토요일에 저도 씨네큐브에 있었어요. 제가 본건 [영원한 여름]이었지만요.
어쩌면 우리는 마주쳤을지도 모르겠어요. 그쵸? :)

마노아 2007-08-12 17:26   좋아요 0 | URL
아앗, 정말요! 진짜 어디선가 마주쳤겠어요. 으음... 이건 운명이에요^^ㅎㅎ

프레이야 2007-08-12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노아님, 여러분,도 부르세요?
거위의꿈은 부르기 어렵더라구요 ^^

마노아 2007-08-12 17:27   좋아요 0 | URL
여러분은 어제 처음 불러봤어요. 전날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빅마마가 너무 잘 부르길래 함 불러보고 싶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