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 숭례문(남대문)의 잡상(雜像·어처구니)이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잡상이란 귀신을 쫓고 건물의 위엄을 표시하기 위해 지붕에 올리는 작은 흙 인형. 숭례문의 경우 9개씩 한 세트로 구성되는데 이중 내림마루 왼쪽 6번째 것이 떨어져 나가고 없는 것이 27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숭례문 관리는 문화재청과 서울 중구청이 나눠 맡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청과 중구청 모두 언제 어떤 이유로 잡상이 떨어져 나갔는지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문화재청은 지난해 7월 한 시민으로부터 잡상 한 개가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았지만 지금껏 복원하지 않아 문화재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문화재청 김성도 사무관은 “지난해 숭례문 잡상 훼손에 관한 민원이 접수돼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 중구청에 통보했다”며 “오는 7월 숭례문에 대한 대대적인 공사 때 함께 복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늘에 떠도는 잡귀를 물리치는 잡상은 건물의 품격에 따라 수(5~11개)를 달리했다. 일반 건물에는 보통 5개를 올리지만 숭례문에 9개, 경복궁 내 경회루에는 11개가 있다. 잡상이 많을수록 건물의 품격이 높은 것이다.
〈오창민기자 risk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