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의 로맨스 SE
CJ 엔터테인먼트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은 친구에게 추천을 받았는데, 녀석은 영화를 장르 구분 없이 고루 잘 보는 녀석이었다.  좀 더 소싯적에는 심각한 영화를 많이 보던 녀석은, 여자 친구를 만들고 나서부터는 가볍고 재밌는, 신나게 웃을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더 선호하게 되었다고 내게 말했었다.  그런 녀석이 보고 너무 감탄했다고 적극 추천한 게 바로 이 작품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 작품은 김정은이 "파리의 연인"으로 한참 주가를 올릴 때 개봉했었을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뜻밖의 영화라고 생각되어졌던... 어쩌면 김정은 자신도 파리의 연인이 그 정도로 대박이 날 거라고는 생각 못했을 것이다.  루루공주가 그렇게 참패를 겪을 거라고 예상 못했을 것처럼....;;;;;

이 작품은 말랑말랑 로맨틱한 영화다.  인기 톱 탤런트가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려 사랑을 갈구하고, 남자친구는 거기에 흔들리는 듯 보이고, 오랜 여자 친구는 그 애인을 보면서 방황하고... 여기까지만 생각하면 꽤나 진부하다.  다른 것은 몰라도 오승현(인기 여배우 역)의 캐릭터는 식상했다.

물론, 실제로 화려한 생활을 하고 있는 많은 연예인들이 그렇게 속으로는 외롭고 지쳐있을 것이라고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한순간에 사랑에 올인해서 다 버리고 당신만 필요해!라고 외칠 만한 인물이, 드라마나 영화 말고 얼마나 있을까 싶다.  이 작품 역시 "영화"인지라 성립이 안 될 이유란 단 한 개도 없지만...6^^;;;

하나 더 현실감에서 멀어진 것은, 김정은의 친구들 역시 만화적 캐릭터를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님이 물려준 건물에 만화방과 비디오점을 차리고 화원을 경영하고.... 그러나 집세는 없고 기타 등등.... 아무리 불X친구라고 해도 역시 현실성이 떨어지는 설정이었다.  친구의 연애 전선을 위해서 그 자그마한 봉고에 매달려 생활전선을 팽개치고 덤비는 모습까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작품을 즐겁게 보고 또 별점 다섯 개를 기꺼이 주는 이유는,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믿음과 사랑의 크기 때문이다.  김상경은 일견 여배우에게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가 정말로 사랑하는 것은 김정은이 맞았고, 그녀가 자신에게 시집오는 것을 꿈으로 여기는 그런 여성이 아니라 자기의 일을 사랑하고 스스로 우뚝 서 독립된 자신을 남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가 그 여배우에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도 거짓말일 테지만...;;; 어쨌든 그는 신의를 지켰다.

아버지를 추억할 수 있게 아름다운 숲의 집을 만들어주는 거도 거의 동화속 왕자님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기분 좋게 웃고 따스하게 기억할 수 있는 영화로 남는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런 종류의 김정은의 연기가 나쁘지 않았는데 지금은 솔직히 좀 식상하다.  그녀에게도 연기 변신이 필요할 듯... 최근 약속을 리메이크한 드라마가 방영 중이던데 아직 한번도 보지 못해서 어떠한 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건 덧붙이는 말이지만, 성형수술은 제발 그만 하기를... 부담스럽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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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11-24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줄에 동감-_-;
부담스럽습니다. 고무인형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_-;;

마노아 2006-11-24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순간 주저앉을 것 같은 위태로움이...;;;;;;

프레이야 2006-11-25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상경이 좋았던 영화에요.

마노아 2006-11-25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김상경 부드럽고 깊은 느낌이었어요^^

가넷 2006-11-26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게 약속을 리메이크한 드라마 였나요?--;; 몇번 보기는 했는데...
그런데 김정은 연기가 별 다른게 없어 보여요. 특히 파리의 연인부터 더 심해진듯... ㅡㅡ;;;

마노아 2006-11-2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속을 리메이크 했다는데 별 얘기가 없는 것을 보니 신통치 않나 봐요^^;;;
김정은은... 그럼 매너리즘에 빠진 겐가...;;;

marine 2006-12-04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상경 너무 좋아요... 연기도 잘 하고 생긴 것도 마음에 꼭 들고... ^^
혹시 사랑니 보셨어요? 영화 자체는 크게 재미는 없는데 전 김정은 연기 중에서 가장 돋보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마노아 2006-12-04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니는 못 보았어요. 김정은이 연기를 잘하는 편인데 매번 비슷해서 식삭했거든요. 사랑니에서는 달랐나 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