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반죽을 하다가도 사진기를 들이대면 하나,둘,셋 김치를 외치며 어설프게나마 손가락으로 V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꼭 셋에 눈을 감는 것은 애나 어른이나 똑같은가 봅니다.


밀가루 반죽에 완전히 도취되었습니다. 왼손엔 고무장갑을 뒤집어 끼고 있습니다.

저희 집에 밀가루가 없어요. 아무 것도 해먹은 것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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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엉가 2004-06-15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흐 정말 멋집니다. 치울 생각을 하니 머리가 띵!!!!!

stella.K 2004-06-1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사로 대성하겠군요. 하하하!

sooninara 2004-06-15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아줌마란...^^ 참 아이를 편하게 키우시는군요..
전 은영이 미술로 생각하기 다니면서..밀가루 반죽 만들기 해본후에..밀가루 3kg사다가..실컷 해줄려고 맘만 먹고..결국엔 안해주었습니다..도저히 치울 엄두가 안나서..아이들이 지금도 그이야기 해요..엄마 밀가루 왜 안해주세요? 밀자만 들어도 무서버..게우른 엄마의 변명..

조선인 2004-06-15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시지님 아들 보고 우리 딸도 부럽다 하겠네요.
저도 밀가루반죽은 도무지 치울 엄두가 안 나서 고무찰흙으로 버팁니다.
쩝... 반성 또 반성.

메시지 2004-06-15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안치웠어요.(반성...변명:급히 나갈일이 있어서..) 아내가 치우기가 힘들긴 하다고 하네요. 자주는 그렇고 가끔 하기로 했습니다. 찰흙으로도 했는데 밀가루에 더 흥미를 느끼더라구요. 요리사로의 성공여부는 모르겠어요. 당장에 해먹은 음식이 없으니...

superfrog 2004-06-15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이들 밀가루 반죽 좋아해요..^^ 조카들도 밀가루 반죽 주먹 만큼만 떼 주면 한 시간 정도는 너끈히 즐거워하더군요..아드님, 거의 환희에 찬 표정이네요.. ㅎㅎ

아영엄마 2004-06-15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인이 가끔 하는 것에 동의하시는 것을 보니 음.. 대단한 부부인걸~ 했습니다. 이번에는 급히 나가서 못 도와주셨지만 다음에는 꼭 부인이랑 같이 치우셔요~ ^^; 저희집은 제가 안해서 밀가루 반죽할 일은 별로 없지만서도 가끔 하면 아이들도 하고 싶어서 달려 들곤 하죠.. 어쨋든 부스러기는 많이 떨어져도 찰흙보다는 위생상 좋으니 유아들에게는 더 나을 것 같아요..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지음 / 창비 / 200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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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는 성석제의 소설집을 읽은 이후로 성석제하면 재이있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래서 즐거움에 대한 기대로 성석제의 소설에  자꾸 손이 간다. 물론 성석제의 소설은 단순한 재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삶이 가진 두터운 무게들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것이 그의 장점일 것이다.

최근 '홀림'을 읽고, 이어서 곧바로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읽었다. 작가란 글을 쓰기위해서 많은 준비를 해야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또한번 느낀다. 특히 두 권 모두에 들어있는 도박에 대한 이야기들을 종합해 볼때, 이 작품들은 작가의 많은 경험과 준비, 그리고 노력의 댓가라는 생각이 든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우리 사회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힘없는 개인의 한맺힌 삶이 주는 무게감과 그 속에서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가 맞다아있어서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그러나 '황만근'에 수록되어 있는 몇 편의 단편에서는 단지 술자리에서 펼쳐지는 재미있는 입담을 옮겨적은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한 남자의 과장된 듯한 연애 경험이나 자아도취적 특성을 보여주는 부분에서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그의 말솜씨(아니 글솜씨)는 그러한 부족함을 쉽게 넘길 수 있도록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정말 대단한 힘을 소유한 작가이다. 절대 지루함을 느끼지않고 그 이야기 속으로 푹 빠지게 하는 그의 문장들은 그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성석제를 다시 찾아보게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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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6-15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 재밌게 읽었어요. 문장이 참 맘에 들더라구요.^^
 

여럿의 윤리적인 무관심으로 해서 정의가 밟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거야. 걸인 한 사람이 이 겨울에 얼어 죽어도 그것은 우리의 탓이어야 한다.

                                                                                        황석영, '아우를 위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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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여름, 황석영의 <객지>를 읽었다.

그리고 2004년 무더운 날,

다시 읽게 되었다.

여전히 날카로운 빛을 내는 언어들이

덮어놓고 싶은 부끄러움을

다시 일깨워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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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자취방이 있는 흑석동의 사진입니다. 서울의 주요 건물들은 평지에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은 대부분 산자락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하여 산위로 위로 뻗어올라간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원래 산과 친숙해서 마을이 그렇게 형성되었다면 좋으련만, 건물들에게 인간의 자리를 내어주고 산으로 쫓겨나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정겨운 모습만은 아닙니다. 흙냄새를 찾기가 어려운 것은 평지나 산 위 사람의 집이나 마찬가지더군요.




중앙대학교 정문에서 상도역으로 가기위해 넘어가야하는 고갯길입니다. 처음에는 버스를 타려고 했다가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느리고 더뎌도 걷는 것이 많이 생각하고 사소한 것도 볼 수 있기때문입니다. 비탈길에 아슬아슬하게 주차된 차들과 건설 현장들을 아슬아슬하게 바라보며 걷다가 뜻밖에 길을 만났습니다. 떨어진 잎들로 자연스럽게 어지러진 바닥을 밟으며 길게 드러워져 푸른 지붕을 얹어주는 나무들 아래를 지나면서 기분이 한결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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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frog 2004-06-14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반갑네요.. 친정집이 흑석동 근처거든요.. 흑석동 중대 앞도 술마시러 자주 다녔어요..^^

비로그인 2004-06-14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걸으시면서 안더우셨나요?? 더위가 장난이 아니라던데요~

메시지 2004-06-14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대 앞에 항아리라는 가게에서 막걸리에 파전을 맛있게 먹었어요.
저는 걷는 거 좋아합니다. 물통하나 들고 손목에 착용한 보호대로 땀을 닦으며 잘 걸어다니죠.

sweetmagic 2004-06-15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걷는 거 좋아해요~~항아리!!! ㅎㅎㅎ 저도 가봤어요ㅋㅋㅋ

icaru 2004-06-18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저도 반갑네요...!! 두번째 사진의 길...ㅎㅎ 특히 익숙하네요...
 

                       개 미

                                                     - 강 연 호 -

 

절구통만한 먹이를 문 개미 한 마리

발 밑으로 위태롭게 지나간다 저 미물

잠시 충동적인 살의가 내 발꿈치에 머문다

하지만 일용할 양식 외에는 눈길 주지 않는

저 삶의 절실한 몰두

절구통이 내 눈에는 좁쌀 한 톨이듯

한 뼘의 거리가 그에게는 이미 천산북로이므로

그는 지금 없는 길을 새로 내는 게 아니다

누가 과연 미물인가 물음도 없이

그저 타박타박 화엄 세상을 거너갈 뿐이다

몸 자체가 경전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저렇게

노상 엎드려 기어다니겠는가

직립한다고 으스대는 인간만 빼고

곤충들 짐승들 물고기들

모두 오체투지의 생애를 살다 가는 것이다

 

그 경배를 빗밟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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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진실한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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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물고기 2004-06-12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에 대한 진실한 몰두, 가 아니고요? 몸 자체가 경전이란 저 쉰의 말에 으스스 한기 느낀 적 있었는데.. 여튼, 충일한 나들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