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오션 전략>을 리뷰해주세요.
퍼플오션전략 - 블루오션을 뛰어넘는 21세기 생존비법
인현진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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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맨 앞장에 삼성경제연구원의 퍼플오션에 대한 정의가 나와 있다. 그들은 퍼플오션전략을 포화시장을 상징하는 레드오션과 틈새시장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조하는 블루오션전략의 장점들이 조합된 미래지향적 개념이라고 하면서, 퍼플오션전략은 일상의 평범한 문제와 현상을 낮 설게 보고 재 정의하는 과정을 통해 재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의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 말에 대해 반은 동의하고, 반은 그런가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동의하는 부분은 무엇이든지간에 현 세상은 일상의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재 정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제 있을만한 것은 대부분 존재하는 세상, 사람들도 자신에게 더 필요한 것이 모르는 세상에서 남보다 앞서려면, 아니 앞선다는 경쟁보다는 자신의 것을 내세우려면 기존에 있던 것을 새롭게 바라보고, 남들이 보지 못한 부분을 강조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루오션을 틈새시장을 찾아내는 것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블루오션이란 단어를 강하게 언급한 김위찬교수는 고객을 기존 고객이 아닌 비 고객을 대상으로 시장을 바라보라고 하며, 그 이유는 시장 규모를 최대한 키우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이게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틈새시장인지 이해가 안 되기 때문이다. 도리어 틈새시장이라기보다는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거대시장, 즉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대륙을 찾아내라는 말로 이해하는 것이 블루오션전략의 본질에 더욱 가까울 것 같다.

어쨌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저자 말대로 창의성이다. 그것이 블루오션이든, 퍼플오션이든 상관없이, 요즘 책을 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을 구지 새롭게 표현하려고 하는 것 같다, 자신만의 독자성을 강조하고, 남들의 시선을 이끌기 위해서는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각과는 다른 새로운 감각이 필요하고 이것이 바로 창의성, 창조성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또 저자가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인간의 창의성은 아무 것도 없는 것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던 것에서 새로운 이면을 찾고, 주변에 있는 것들을 조합해 냄으로써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것이란 의견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창의성에 대한 정의를 보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창조성이란 기존에 있는 것을 남달리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즉 사람들 눈앞에 존재하는 것, 일상처럼 바라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느끼지 못한 것을 찾아내 새롭게 정의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그림을 다시 정의해서 그려낸 우루주스 베일리의 작품 같은 것이다.

또 하나는 기존에 있던 것들을 조합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신의 창조성이 혼돈의 세상에서 그 일부를 갖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다면, 인간의 창조성은 신이 만든 것들이 서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전제하에 그들 간의 관계를 찾아내는 것이다. 아마 우리가 아는 블루오션전략의 핵심이 바로 이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사우스웨스트처럼 자동차와 기차, 비행기사이에서 이동한다는 대명제를 바라보며 그들이 갖고 있는 관계를 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또 다른 것 하나, 즉 기존의 양자택일 상황에서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들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제 3의 대안을 찾는 것도 창조성이다.

이 책은 앞에서 말한 세 가지 창조성 중에서 주로 두 번째의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 간의 관계를 찾고, 그들을 열정적으로 조합함으로써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 낸 것들이다. 그리고 이의 예로 디자인 그 자체보다는 인간의 삶을 연결시키는 현실중심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아이데오라는 디자인회사. 일반직장과는 달리 직원들을 중심으로, 진정한 직원중심이다, 기업을 운영하는 셈코, 남들은 얼마나 팔까를 고민할 때 공짜라는 선물을 통해 도리어 자신의 매출을 높이고 시장에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만든 구글 등을 통해 퍼플오션, 즉 저자가 말하는 창조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저자의 퍼플오션 정의에 대해서는 백프로 동의하지 않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사례들은 기업을 경영하거나 사업전략을 수립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일독하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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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복의 힘 - 그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는 당신의 특별한 능력
피터 위벨 지음, 조용만 옮김 / 산수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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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문제를 만나게 되고, 넘어야만 할 산에 도달하게 된다. 장애물이 없는 삶이란 없다. 최소한 육체를 갖은 인간이고,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기 어려운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정신적인 문제와 육체적인 문제가 함께 따라오면 충격은 더욱 커진다. 예를 들어 교통사로를 당해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거나, 당뇨병과 같은 합병증으로 인해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는 경우다. 이럴 때 사람들은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저 ‘내가 왜?’라는 질문만 반복하지 않겠는가.

엘리자베스 퀴블로 로스가 쓴 ‘죽음의 순간’이란 책을 보면 사람들이 죽음을 직면하게 될 때의 과정이 나오는데, 사람들은 이를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 중 가장 먼저 거치는 과정이 ‘부정’이다. 즉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따라서 나는 죽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서서히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게 되고, 그때부터 죽음이란 것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다고 한다. 죽어가는 인간의 평화는 바로 죽음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로스박사는 주장한다. 이 책에 나온 사람들, 육체적인 문제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도 바로 그런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렉 휴즈. 저자가 이 책의 첫 장에서 소개하는 사람이다. 멀쩡하던 사람이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리에 통증을 느꼈고, 곧 심장통증도 함께 느꼈다. 그는 고통이 너무 심해 아내에게 병원에 연락해달라고 했고, 곧이어 앰블런스가 그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집 앞에 도착했다. 그때는 고통이 많이 가셨지만 아내는 그래도 혹시 모르니 병원에 가는 게 좋다고 했고, 그렉은 아내말대로 앰블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다시 찾아온 통증. 고통스러워하는 그에게 앰블런스에 함께 탄 사람들은 의사 허락 하에 모르핀을 투여했지만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병원 도착 후 의사가 다시 놓아준 모르핀주사를 맞고 의식불명이 되었다. 문제는 그가 의식을 잃는 사이, 그의 다리가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고, 결국 여러 병원과 의사를 거치면서 다리 허벅지 밑을 잘라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의식을 회복한 후 깨달은 것은 얼마 전만해도 멀쩡하던 두 다리가 없다는 것, 비록 통증은 없지만 이제는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그는 그 후 어떻게 살고 있을까? 결론은 생각보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바로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생각해봤다. 그렉처럼 유머러스하게 다리 잃은 모습을 받아들일까? 아니면 이제는 세상 끝났다고 하루 종일 발버둥 칠까? 이도저도 아니면 자살? 아마 자살까지는 안가더라도 그 모습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무척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분명히 그렉처럼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블행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바꿀 수 있는, 좀 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리고 자신에게 닥친 고난을 긍정적으로 극복한 방법이 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앞에 놓인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그것에 나를 적응시키느냐의 문제이지 상황 그 자체는 그 다음 문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우선 저자의 전제는 긍정적인 사고를 할 때는 감정적으로 몰입하는 것이다. 우리가 평소 과거에 좋았던 생각, 즐거웠던 기억, 사랑에 대한 느낌을 가질 때는 그 느낌 그대로를 바라보라는 말이다. 이를 왜? 라는 도구를 갖고 분석하기 시작하면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의 좋았던 감정을 현재와 비교할 때 과거에는 좋았지만 현재는... 하는 식으로 바라보면 슬픔만 더해지기에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

첫 번째는 현실적인 기대치를 재설정하는 방법이다. 우선 자신 앞에 닥친 상황을 인정하고, 그것이 평생 나와 함께 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자신이 해 낼 수 있는 정도의 수준으로 기대치를 만든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고, 기대치를 낮춘다는 것 자체에서 슬픔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살이에서 중요한 것은 뭔가를 해 낸다는 것과 함께 지금 이 순간 내가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갖는 것 아니겠는가.

두 번째는 바로 위에서 말한 의미 있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다. 저자는 한 환자와 상담을 하는데 그가 ‘저는 어제 하루 종일 잠옷을 입고 있었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그와 질병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서 아침에 일어나 잠옷을 벗어야 할 만한 일을 만드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목표, 그것이 무엇이든지간에 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면 된다.

세 번째, 죽음이나 고통 등 나를 바꿔야만 하는 상황을 기다리지 말고 항상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방법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언가 거대하고 남들이 알아줄 일을 했다는 성취감보다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것,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숨 쉬고 있다는 것,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장애를 극복하는 법. 결코 쉽지 않은 것이지만 해 내야만 하는 게 인생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는 상식적인 선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할 것만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다. 하지만 우리 시선을 이끄는 내용은 그들이 고통보다는 희망을, 행복을 선택했다는 점이고, 그 방법이 위에서 말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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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김희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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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를 걷는 것에 대해 주위사람들에게 가끔 들었다. 얼마 전에는 독일의 코메디언이 쓴 ‘산티아고 가는 길’이란 책도 봤고, 신문이나 잡지에서도 산티아고에 대해 가끔 기사를 접한 것이 있다. 이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는데 아무런 생각 없이 한 없이 걷는다는 것, 그게 좋았다는 말, 평상시에는 겪어보지 못한 어려움이지만 산티아고에서는 별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었다는 말(불편 그 자체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인간에 대한 사랑과 포용심에 대한 이야기다. 그저 곁에 있어 좋고,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는 말이다.

그저 길. 한없이 뻣어있는 길을 노란색의 지시 판 하나만을 보며 걸어가다 보면 사막 같은 곳도 있고, 험한 산도 나온다. 물론 가끔은 편하게 걸을 수 있는 평지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평소 즐겼던 음악도, 영화도, 데이트도, 맛있는 음식도 없는 곳에서 한 없이 걷기만 하는 생활에서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닌 한 달이나 되는 시간을 말이다. 하지만 산티아고에 갔다 온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그때만큼 행복했던 시절도 없었다고 한다. 도리어 평상시로 돌아왔을 때 더욱 힘들어한다.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편안하게 만들었을까. 나는 그 길을 걸어보지 못해 이들이 느낀 감정을 백 프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목표 하나(산티아고에 도착한다)만을 생각하며 그것만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평화를 느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나도 4년 전 회사를 퇴직하고 오일 정도 제주도 도보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무척 마음이 평화로웠고, 평상 시 같으면 집으로 돌아올 때 ‘야! 이제 집으로 가는구나’하면서 기뻐했을 텐데 그때는 도리어 마음이 무거워지면서 속이 답답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고생의 세상으로 돌아가는구나’하는 마음이었다. 아마 이들도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책의 마지막에 보면 기존에 나왔던 산티아고 여행기와는 달리 여행을 마친 후 함께 한 여행자들이 겪은, 아니 당시 겪고 있는 감정에 대해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산티아고 순례를 마치고 세상으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산티아고 생활을 잊지 못하는 상태, 화려한 지방으로 여행을 가서도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감정, 멋진 레스토랑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도 산티아고의 찬 물만 못하다는 느낌, 한 두 시간도 걷지 않았는데 길바닥에라도 주저 않고 싶은 심정 등이다. 그저 걷기만 했던 그 시절이 아직도 저자와 함께 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산티아고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이 책을 보다가 갑자기 예전에 봤던 임사체험 책이 생각났다. 그 책을 보면 영혼이 인간세상으로 들어올 때, 즉 인간의 몸을 통해 사람으로 태어날 때 자신이 갖고 온 소명을 잊어버린다고 한다. 신이 그 영혼의 기억에서 소명부분을 평상시 깨닫지 못하게 기억 아주 깊은 부분에 묻어버리기 때문이다. 이유는 영혼이 인간이 되었다가 다시 영혼의 세상으로 돌아가려면 자신이 갖고 태어난 소명을 다해야 하는데, 인간세상이 너무 괴로워 만약 영혼이 자신의 소명을 기억하면 인간으로서 정상적인 삶을 살기보다 자신의 소명만을 빨리 끝내고 영혼으로 돌아가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죽어보지 않았으니 그 말이 맞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인간의 삶이 힘들고 어렵기는 한 것 같다.

저자와 함께 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이런 느낌을 강하게 받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산티아고 증후군을 겪으며 일상생활에서 만족감을 못 느낀다는 점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톱니바퀴 같은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이유도 없이 바삐 살아야하는 삶에 환멸을 느끼는 그런 종류의 심정들이다.

산티아고. 그 길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저자는 영웅이야기를 하며 자신 속의 영웅을 발견할 수 있는 끄나풀을 제공하는 기간이라고 하지만, 나는 일상을 벗어나 오로지 한 가지만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복잡한 현실을 벗어나 맑은 공기와 물을 마시며, 오늘 먹을 것과 잠잘 곳만을 생각하는 삶, 내일 무엇이 있을지는 몰라도 오로지 걷기만하면 되는 삶, 그 속에서 어떤 이해관계도 적도 없이 마음을 활짝 열고 만나는 사람과 사람들. 이런 단순한 삶 속에서 인간은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그때 마음의 평안을 느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봤다.

단순한 삶. 단순한 사고, 단순한 욕망, 그리고 단순한 사람관계. 결국 이것이 산티아고가 우리에게 주는 기쁨이고, 가장 평소 겪어보지 못한 어려움, 대부분이 머리를 쓰기보다 몸으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얻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낸 복잡한 삶, 이게 인간의 놀라운 능력이라고 자랑스럽게 떠들어대는 도시의 삶이 결국 우리의 본 모습을 가리고, 두려움과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책에서 저자가 느낀 감정을 현 세상에서도 느낄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단순한 삶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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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사회학
수디르 벤카테시 지음, 김영선 옮김 / 김영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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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사회학. 책 이름 자체가 독특하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사회학을 전공한 내 입장에서 볼 때는 괴짜사회학이라기보다 정통사회학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아마도 이와 같은 이름을 붙인 이유는 본 내용이 사회과학방법론 중의 하나인, 아니 사회과학방법론의 주류를 이루는 통계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서인 것 같다. 책 내용 중에도 나오는 것처럼 어떤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설문지를 개발하고, 설문지를 통해 다수의 사람을 조사한 다음, SPSS나 SAS 와 같은 통계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현상을 분석하는 방식 말이다. 특히 심리학에서는 거의 모든 것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활용되기에 이 책처럼 학자가 실제 사회 속으로 들어가 그들처럼 행동하고 생활하면서 분석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민속학자나 인류학자가 아닌 다음에는 말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통계방식은 사람의, 상황의 일정적인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요긴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어떤 내용이든 통계라는 절차를 거치면서 사소한 내용들은 생략되고, 삭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통계적인 방법보다 직접 특정상황에 뛰어들어 이를 관찰하면서 특정 현상을 분석하는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하다 못해 디자인,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과거와는 달리 소비자들 속에 들어가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라고 한다.

물론 나는 아직 이런 방식에는 익숙하지 않다. 학교에서 주로 배운 것이 통계적인 방법이고, 학위논문도 척도를 만드는 것이었고, 게다가 첫 직장도 사회통계방식을 활용해 시장을 이해하는 시장조사회사인데다가 지금도 내 수익의 일부가 이런 업무를 통해 얻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무척 재미있다. 방법론이 무엇이든지간에, 책에 담긴 내용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내용이든 일단 호기심을 자극하고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사회학이건 아니건 간에 사람들이 평소 갖고 있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내용이 담겨 있어 그런 것 같다. 사회과학방법론에 적합한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떠나서 말이다.

저자는 우연히 시카고의 한 동네에 들어가게 되었고 거기서 대학교를 나온 갱단 소 두목을 알게 된다. 평소 같으면 무서워 가까이 접근도 할 수 없는 존재였지만 저자는 그의 어머니를 통해 갱단의 두목도 사람이고, 그 역시 하나의 직업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가 일반 직장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람에게 해로운 코카인을 팔고, 밑에 있는 직원들을 다루는 방식이 말보다는 주먹이 먼저 앞선다는 것뿐이다.

책을 읽어보면 갱단이란 조직에 대해 평소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인상을 갖게 된다. 하나는 갱단도 하나의 경제조직이기에 일반적인 기업에서 운영하는 조직 관리방식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 또 하나는 갱단조직에도 정이 있고, 우리가 생각지 못하는 일정한 룰이 있다는 것이다. 

조직 관리방식을 보면 그들 조직은 일반기업체처럼 최고경영자가 있고, 지역을 맡은 중간보스, 그 밑의 하급관리자, 그리고 실무자가 있다. 이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명 하달 식으로 지시가 내려가고, 밑에서 번 수익이 중간을 거치며 위로 올라간다. 일반기업체처럼 단합대회도 하고, 축구시합도 하고, 지역팀별로 체육대회도 한다. 당연히 모든 비용은 윗선에서 댄다. 일반기업체에서 직원들에게 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이들은 하부직원 중에 한 명이 체포되거나 구금되면 그의 가족을 정성껏 돌아준다. 이유는 그가 경찰에 자신의 조직에 대해 일러바치고 형을 감면받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저 의리가 있기에, 자신의 조직을 아끼기에 하는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직장에서 부하직원의 복지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우리가 평소 하루를 보내는 직장과 다를 게 뭐가 있겠는가? 기업에서 직원복지를 신경 쓰는 것도 직원이 아프고 가족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기업에 손해가 오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책에 들어있는 내용은 통계적인 방법을 활용했을 때는 찾아낼 수 없는 내용들이다. 양적인 조사는 오로지 일정한 유형만을 찾는데 목적을 갖고 있기에 개별사례들의 특징을 보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무척 재미있다. 갱단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책을 보라. 이 책 한권이면 미국 시카고 지역에서 코카인을 판매하는 조직의 생리를 거의 90%이상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혹시 사회학도라면 조사방법론 차원에서 이 책을 보라. 사회학 연구 중에는 질적인 방법도 있고, 그런 방법을 사용하면 이와 같은 논문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학문의 목적은 특정 사례, 상황에 대한 이해를 깊이하자는 것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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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비밀 - 오늘의 꿈을 내일의 성공으로 이끄는
마크 피셔 지음, 신윤경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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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을 살다보면 이해할 수 없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해하기 싫은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나쁜 일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시계가 고장 나 있고, 출근할 때 버스를 놓치고, 회사에 가서 상관에게 야단맞고, 점심을 먹다 쏟고, 회사로 돌아오다 지갑을 잃어버리는 식으로 나쁜 일이 연달아 발생하는 것 같은 경우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하지 않을 수 없고 왜? 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왜 하필이면 나에게?

이 책 첫 장을 열면 바로 이런 상황이 시작한다. 주인공에게 출판사 담당자가 전화해서 출간하기로 했던 책을 출간할 수 없다는 소식을 전해주고, 그날 저녁 초대한 친구들 대부분이 사정이 있어 못 온 것, 곧 이어 TV 리모콘이 고장 나고, 또... 뭐 이런 식이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이 책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상황은 자기 스스로가 몰고 온 상황이며, 이런 경우를 피하려면 자신의 마음부터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즉 발현의 법칙이다.

발현의 법칙. 시크릿과 같은 책에서 본 ‘끌어당김의 법칙’과 대동소이한 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그대로 이행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즉 내가 뭔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그대로 내 앞에서 발현되고, 내가 뭔가를 하기 싫다고 하면 그것 역시 그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하고 싶다는 것보다 하기 싫다는 것은 더더욱 쉽게. 아마도 그 이유는, 책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인간의 감정이 싫다는 것에 더 예민하고, 따라서 그것을 더욱 강력하게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책에 나온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한 부부가 있는데 하루는 남편이 공원에 놀러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밖에 나가 먹을 간식거리를 만들어 달라고 아내에게 말했다. 당시 아내는 공원에 놀러가는 것보다 집에서 조용히 책이나 보겠다고 말했지만 남편은 막무가내. 결국 아내는 공원에 가져갈 요리를 시작했고 도중에 손가락을 다쳤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아내 손가락이 다친 상황에서 공원에 놀러가는 것은 고사하고 온 식구의 기분이 망가지지 않았을까. 이 이야기는 아내 스스로가 공원에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요리는 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공원에 가지 않을 상황을 만들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손가락을 다치게 했다는 논리다. 어쩌다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넘어가기에는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것을 자주 본다. 바로 내 경우를 생각해 봐도. 그리고 저자는 이런 것이 바로 발현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를 인간 심리적인 문제에서 접근하는, 우주의 비밀이라고 설명하든 결과는 마찬가지이지만 말이다.

따라서 자신의 소망을 이루고 싶으면 우선 발현의 법칙을 인정하고 꿈을 꾸라고 한다. 아주 정교하게 자신의 꿈이 현실로 이뤄진 모습 그대로 말이다. 왜 우리는 항상 나쁜 것은 완벽하게 꿈을 꾸면서도 좋은 것은 그저 ‘좋겠다’는 정도로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자의 주장은 그렇다.

그런데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 자신이 무엇을 바라든지 간에 그것이 이뤄졌다고 믿은 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다. 마치 어린 병아리가 잘 자라는지 매일 매일 만져보고 쳐다보면 병아리 자체가 오래 살지 못하듯이, 또 땅에 씨앗을 뿌리고 그것이 제대로 살고 있는지 매일 땅을 파보면 씨앗이 말라죽듯이 뭔가 이루고 싶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이뤄지리라 믿고는 잊어버리라고 한다. 내버려두면 그것이 알아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꿈을 이루게 해 주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가 바라는 꿈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 중에 가장 중요한 말이 아닌가 싶다. 즉 어떤 것에 집착하다보니 초조해지고, 안 될 때의 상황을 두려워하다보니 계속 그것에 몰입하는 모습, 결국 그것 자체가 우리의 바람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교황과 관련된 비밀이야기 속에서 사람이 살아갈 때 잊지 말아야 할 삶의 원칙을 스토리텔링 형식을 빌려 재미있게 썼다. 저자의 지명도에 어울리게 짜임새 있는 글으로 발현의 법칙,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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