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의 힘 - 그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는 당신의 특별한 능력
피터 위벨 지음, 조용만 옮김 / 산수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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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문제를 만나게 되고, 넘어야만 할 산에 도달하게 된다. 장애물이 없는 삶이란 없다. 최소한 육체를 갖은 인간이고,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기 어려운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정신적인 문제와 육체적인 문제가 함께 따라오면 충격은 더욱 커진다. 예를 들어 교통사로를 당해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거나, 당뇨병과 같은 합병증으로 인해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는 경우다. 이럴 때 사람들은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저 ‘내가 왜?’라는 질문만 반복하지 않겠는가.

엘리자베스 퀴블로 로스가 쓴 ‘죽음의 순간’이란 책을 보면 사람들이 죽음을 직면하게 될 때의 과정이 나오는데, 사람들은 이를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 중 가장 먼저 거치는 과정이 ‘부정’이다. 즉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따라서 나는 죽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서서히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게 되고, 그때부터 죽음이란 것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다고 한다. 죽어가는 인간의 평화는 바로 죽음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로스박사는 주장한다. 이 책에 나온 사람들, 육체적인 문제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도 바로 그런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렉 휴즈. 저자가 이 책의 첫 장에서 소개하는 사람이다. 멀쩡하던 사람이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리에 통증을 느꼈고, 곧 심장통증도 함께 느꼈다. 그는 고통이 너무 심해 아내에게 병원에 연락해달라고 했고, 곧이어 앰블런스가 그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집 앞에 도착했다. 그때는 고통이 많이 가셨지만 아내는 그래도 혹시 모르니 병원에 가는 게 좋다고 했고, 그렉은 아내말대로 앰블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다시 찾아온 통증. 고통스러워하는 그에게 앰블런스에 함께 탄 사람들은 의사 허락 하에 모르핀을 투여했지만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병원 도착 후 의사가 다시 놓아준 모르핀주사를 맞고 의식불명이 되었다. 문제는 그가 의식을 잃는 사이, 그의 다리가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고, 결국 여러 병원과 의사를 거치면서 다리 허벅지 밑을 잘라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의식을 회복한 후 깨달은 것은 얼마 전만해도 멀쩡하던 두 다리가 없다는 것, 비록 통증은 없지만 이제는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그는 그 후 어떻게 살고 있을까? 결론은 생각보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바로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생각해봤다. 그렉처럼 유머러스하게 다리 잃은 모습을 받아들일까? 아니면 이제는 세상 끝났다고 하루 종일 발버둥 칠까? 이도저도 아니면 자살? 아마 자살까지는 안가더라도 그 모습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무척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분명히 그렉처럼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블행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바꿀 수 있는, 좀 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리고 자신에게 닥친 고난을 긍정적으로 극복한 방법이 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앞에 놓인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그것에 나를 적응시키느냐의 문제이지 상황 그 자체는 그 다음 문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우선 저자의 전제는 긍정적인 사고를 할 때는 감정적으로 몰입하는 것이다. 우리가 평소 과거에 좋았던 생각, 즐거웠던 기억, 사랑에 대한 느낌을 가질 때는 그 느낌 그대로를 바라보라는 말이다. 이를 왜? 라는 도구를 갖고 분석하기 시작하면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의 좋았던 감정을 현재와 비교할 때 과거에는 좋았지만 현재는... 하는 식으로 바라보면 슬픔만 더해지기에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

첫 번째는 현실적인 기대치를 재설정하는 방법이다. 우선 자신 앞에 닥친 상황을 인정하고, 그것이 평생 나와 함께 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자신이 해 낼 수 있는 정도의 수준으로 기대치를 만든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고, 기대치를 낮춘다는 것 자체에서 슬픔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살이에서 중요한 것은 뭔가를 해 낸다는 것과 함께 지금 이 순간 내가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갖는 것 아니겠는가.

두 번째는 바로 위에서 말한 의미 있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다. 저자는 한 환자와 상담을 하는데 그가 ‘저는 어제 하루 종일 잠옷을 입고 있었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그와 질병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서 아침에 일어나 잠옷을 벗어야 할 만한 일을 만드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목표, 그것이 무엇이든지간에 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면 된다.

세 번째, 죽음이나 고통 등 나를 바꿔야만 하는 상황을 기다리지 말고 항상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방법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언가 거대하고 남들이 알아줄 일을 했다는 성취감보다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것,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숨 쉬고 있다는 것,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장애를 극복하는 법. 결코 쉽지 않은 것이지만 해 내야만 하는 게 인생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는 상식적인 선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할 것만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다. 하지만 우리 시선을 이끄는 내용은 그들이 고통보다는 희망을, 행복을 선택했다는 점이고, 그 방법이 위에서 말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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