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만화로 된 모차르트의 위인전을 잠깐 읽은 적이 있다. 거기서 기억에 남는 장면 중의 하나는 모차르트가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에게-아니, 심지어는 집의 개에게까지!- 자기를 좋아하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그 책을 읽었던 것이 아마도 중학교 3학년 무렵. 그리고 지금까지 그 장면은 항상 기억에 남아있다. 그만큼 동감이 되는 점이 있는 까닭일 것이다. 물론 내가 모차르트와 어떤 비슷한 점이 있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난 그를 진정 좋아하는 만큼 그의 위대함에 대해서도 절대적으로 믿고 있으니까. 내가 원하는 것은 일방적인 호감이 아니다. 난 모차르트만큼 내 재능에 대한 뚜렷한 확신 같은 것이 없으니까. 그저 어떤 근거 있는 관심을 원할 뿐이다. 긍정이던, 혹은 비판이던 혹은 그냥 설명이던. 이번 이벤트는 그런 내 바람의 총합이라고 할 만하다. 내 개인 생활과, 이 서재 자체, 그리고 내 생각의 표현인 리뷰에 이르기까지 나에 대한 타인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그런 까닭에 이 서재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분에게는 상당히 까다로운 이벤트였고.

 사실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관심을 상당히 많이 받고 자란 타입이다. 물론 그건 그만큼 내가 변변치 못한 인간이라는 뜻도 되지만, 아울러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내가 일종의 애정 결핍증 환자로 정의될 가능성은 그닥 크지 않다는 뜻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부모님을 비롯한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은 물론이고 서로에 대한 느낌을 주고받는 내밀한 관계를 가져본 적은 없다. 다만 항상 공식적인 페이스를 가지고서 주고받는 관심. 그 한계는 내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시리라. 결국 난 항상 타인이 바라보는 내가 궁금하다. 당연히 그 궁금함은 비싼 새 옷을 차려입고, 남들이 나를 멋있게 봐주기를 바라는 그런 종류의 것과는 전혀 다르다. 그건 사실 타인의 시선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이미 그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그 스스로를 의식하는 자기 과시일 뿐이다. 결국 '타인이 바라보는 나'를 본다는 것, 그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어려움만큼 역시 궁금한 것인지라, 결국은 장학금과 방문객 5555분 돌파를 빙자해서 여러분들에게 이렇게도 부담스런 짐을 안겨드리고 말았다. 지금에 와서 새삼 생각해보니 참 귀찮은 일을 벌였다는 생각도 든다. 하필 연휴를 사이에 두고 벌여서 신경을 잘 못쓴 것도 마음에 걸리고. 그런 까닭에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좀더 여력이 생긴 후에-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이 사람아......- 이벤트를 열어서 좀 더 큰 상품을 드렸어야 했으리란 생각도 든다. 이 이벤트는 내가 상품을 걸고 여러분들이 참여해주셨다기 보다는 여러분들이 써주신 글에 대한 감사로 내가 작은 보답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한편의 글이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렇게 마음이 담긴 글들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는 사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시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거야 결국은 내 부족한 소치지요. 다만, 중요한 깨달음은 여러분들이 생각해주시는 만큼 쓸만한 인간이 못되는 나로써는 항상 긴장하고 좀 더 나은 인간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럼 후기는 이쯤에서 접고 어렵고 힘들게 정한-정말 어제는 잠을 제대로 못 잤아요.- 당첨자를 알립니다. 그리고 애초에 두번째 마당의 당첨자 중의 한분은 추천을 많이 받으신 분으로 정하려 했으나, 추천수의 차이에 큰 의미가 없어서 모두 직접 선정했습니다.

첫 번째 마당 당첨자(10000원 상당의 책) : 가을산님.
두 번째 마당 당첨자(각 13000원 상당의 책) : 작은위로님. 날개님.
세 번째 마당 당첨자(각 15000원 상당의 책) : 멍든사과님. 마태우스님.

 끝으로 이벤트 두 번째 마당과 세 번째 마당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 물만두님, 가을산님, 작은위로님, 날개님, 숨은아이님, 울보님, 마태우스님, 멍든사과님께 감사드리고-특히 상품을 드리지 못한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 이벤트에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는 마음입니다.

 당첨되신 분들은 주소, 배송지 전화번호와, 핸드폰 전화번호, 성함, 받고 싶으신 책이나 음반 등을 '주인장만 보기'로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받고 싶으신 책은 공개하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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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2005-02-15 20:16   좋아요 0 | URL
596429
우어, 고새 6000분을 넘겼군요! 축하해요 로렌초님.
우어어, 제 글이 뽑혔네요! 고마워요 로렌초님 흐흐.
이벤트 글 뽑느라 그리 고민하셨다니...님의 섬세한 마음이 글에 팍팍 묻어나오는구만요 :)

로렌초의시종 2005-02-15 20:27   좋아요 0 | URL
예~ 애초에 이벤트 시작할 때는 5555분 기념이었는데, 그새 1000분이 더 늘어나셨네요. 멍든사과님의 글은 정말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멍든사과님께 선물을 드릴 수 있어서 저도 기쁩니다. 그런데 제가 고민한 건 섬세하기보다는 소심한 탓인 것 같아요. 흐흐.

마늘빵 2005-02-15 21:11   좋아요 0 | URL
^^; 당첨되신 분들 축하드립니다. 전 다음번 이벤트에 참여할게요~

날개 2005-02-15 22:19   좋아요 0 | URL

오옷! 제가 뽑혔어요? 다른 분들이 넘 잘써서 기대도 안했다구요...^^*  넘 고마와요..
책은 내내 보관함에 넣어뒀던

 이걸로 하고 싶어요.. 근데, 13500원이라 500원 초과인데...^^;;;;; 

한번만 봐주세요~~ 에헤헤^^

주소는 서재주인장 보기로 남길께요..


2005-02-15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렌초의시종 2005-02-15 23:22   좋아요 0 | URL
날개님. 그 정도야 괜찮죠. 뭐. 발송은 다른 분들이 다 올리시면 같이 할께요. 저도 날개님께 책을 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축하드려요~

미완성 2005-02-16 00:10   좋아요 0 | URL

 

먼저 조한욱님의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와

 

 

얼마전 안타깝게 병으로 돌아가신 오주석님의
[오주석의 한국의 美특강]을 신청할께요.

히히, 15000원 꽉꽉 채웠네요;;

굉장히 고민하다 결국 두 권 골랐는데 설마 장고 끝에 악수가 될리는 없겠지요.
로렌초님 고마워요~ :) 주소는 아래에 붙일께요.


2005-02-16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렌초의시종 2005-02-16 00:29   좋아요 0 | URL
사과님이나 날개님이나 역시 책을 고르시는 안목들이 있으십니다, 그려. 어째 사드려야 할 책들을 보고 나도 사고 싶어 질까나. 안돼지, 안돼. 절대루. 아무튼 저로써는 사과님께 선물을 드리는 것 못지않게 사과님께 저리 과분한 페이퍼를 받아서 감사할 따름이랍니다.

미완성 2005-02-16 01:50   좋아요 0 | URL
지르셔요~~~~~

헉, 과분한 페이퍼라뇨 >_<
로렌초님도 참~ 야밤에 부끄럽게스리..*.*

마태우스 2005-02-16 10:22   좋아요 0 | URL
어머나 제가 되다니, 정말정말 기쁩니다. 절 기쁘게 해준 시종님께 감사드립니다

2005-02-16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렌초의시종 2005-02-16 10:27   좋아요 0 | URL
멍든사과님/ 아니되어요. 아니되어요. 저 지금 파산 직전이라서 긴축해야한단 말여욧!! 정말 슬퍼요. 읽을 책은 한이 없는데, 제 지갑의 능력에는 한이 있다니. 그나저나 이제 부끄러운 야밤은 지나고, 아침이군요. 과분한건 과분한거죠. 뭐.
마태우스님/ 마태우스님께 드디어 뭔가를 드릴 수 있다니 제가 훨씬 더 기쁜걸요?

작은위로 2005-02-16 11:08   좋아요 0 | URL
바쁜 아침에 보니, 즐거운 소식이 있었네요! ^^ 멍한 정신에 쓴, 부끄러운 글을 뽑아주셔서, 감사해요~^^

2005-02-16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렌초의시종 2005-02-16 12:18   좋아요 0 | URL
아니어요~~ 작은위로님의 반론은 저도 글쓰면서도 어느정도 예측하고 있었던 사실이긴한데, 조리있고 성의있게 잘 써주셔서, 저도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글이었답니다. 그런 글에 이정도 상품 밖에 못드리는 제가 죄송하죠. 선물받으신 책을 기분좋게 읽으실 수 있다면 좋겠어요.

2005-02-16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렌초의시종 2005-02-16 12:48   좋아요 0 | URL
가을산님~ 작은 문제가 생겨서 가을산님의 서재에 댓글을 달아두었습니다. 그러고보면 그 책은 호련님께서 제게도 추천해주신 책이라지요. 저도 완전히 절판되기전에 빨리 사야하는데...... 아무튼 탁월한 직감력의 가을산님께 선물을 드릴 수 있어서 저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연우주 2005-02-16 12:58   좋아요 0 | URL
축하~ 축하~~~^^

2005-02-16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렌초의시종 2005-02-16 13:09   좋아요 0 | URL
연보라빛우주님/ 함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을산님/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숨은아이 2005-02-16 13:20   좋아요 0 | URL
하하, 이벤트 잘 마치신 것 축하합니다. 가을산님, 위로님, 날개님, 멍든사과님, 마태님 축하합니다.

로렌초의시종 2005-02-16 13:23   좋아요 0 | URL
숨은아이님께 좋은 글에 걸맞는 이벤트 상품을 못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