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소문을 배신하지 않은 책을 읽은건 너무 오랜만이다. 책 자체는 재미난 스릴러 물인데, 재출간된 책 표지를 굳이 저렇게 만들었어야 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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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쓰여진 매끈한 소설
    from 반짝이는 유리알 2012-07-09 12:51 
    [차일드 44] 한마디로 스탈린 치하 소련에서 44명이 넘는 아이들이 연쇄적으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체제의 완전성을 홍보하는 조직 상부는 사건을 덮으려고 하지만 그 사건을 파해치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배경은 이 사건으로부터 근 20년 전부터 시작해서 스탈린의 사망으로 체제의 구조가 변경되는 시기까지이며 배경은 소련 지도를 책 표지에 그러놓았을 만큼 꽤 넓다. 이 소설에서 사건을 파해지는 사람은 '레오'라는 인물인데, 이 인물이 소설의 핵심
 
 
 


요 몇일 동안 재미난 단어들을 회사에서나 집에서 듣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신기하게 어떤 시간이 되면 갑자기 '그런거였어?'라고 깜짝 놀랄만한 단어들을 많이 듣게 되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회사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말 그런거였어?'라고 되물었던 표현은 이런게 있었다. 



오호통재 [嗚呼痛哉]

 아아, 슬프고 원통(寃痛)함


회사 동료가 '이거 알고 있었어요?'라면서 알려준 말. 오호통재라는게 한자성어였던 것. 난 지금까지 오호통재에서 '오호'는 일종의 감탄사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럴수가 이게 한자 성어였어. 친절한 네이*님의 리서치 결과를 좀 더 이야기하면 이 단어가 쓰인 가장 유명한 글은 조침문 - 왜 그 있지 않으가 바늘이 부러진걸 한탄하는 여인의 글, 아 수능 보던 시절이 생각나는구나 - 이 처음이고 그 뒤에 검색이 되는건 시일야방성대곡 - 이 얼마나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인가 - 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회사에서 이게 본디 한자단어라는걸 아는 분은 아무도 없었다. 밥을 먹을 때마다 여기저기 물어보는 중인데, 크게 특출난 사람은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하는 단어랄까. 



빛 좋은 개살구

겉보기에는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띠고 있지만 맛은 없는 개살구라는 뜻


두번째 말은 빛좋은 개살구인데. 어제 집에서 살구를 한개 먹었는데 생각보다 별로 맛이 없는거다. 색은 굉장히 고와서 정말 맛있을거 같았는데 별로 달지를 않아서  실망하고 있었더니 어머니가 그러신다. '이거 완전히 빛좋은 개살구네'라고.  어 그러네요 그랬더니 연달아 하시는 말씀. '그런데 빛좋은 개살구 할 때 그 개살구가 살구인거 알고 있었냐?'라과 물어보신다. 순간 내 표정은 아마 얼음 땡이 되었을 듯. 굳이 그 충격을 말하자면 세발낙지가 발이 3개인 낙지가 아니라 가늘 세자를 쓰는다리가 가는 낙지라는걸 알고 충격 받았을 때의 표정이랄까? 사족이지만 누가 세발낙지를 한자로 볼일이 있겠냐고!!!! 아무튼 난 지금까지 개살구를 뭔가 개구리라던가 두꺼비의 사촌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 놀래서 정말요? 라고 되물었다. 정말이라고 이야기가 시작되서 어렸을 때 아버지 집에는 살구나무가 있었는데~ 라면서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 


검색을 해봤더니 개살구 나무가 정말 있다!! 이럴수가!!! 개살구라는 단어의 뜼도 있다. 이럴수가. 


개살구 

개살구나무의 열매. 살구보다 맛이 시고 떫다.


그렇다. 아예 개살구라는 나무가 따로 있는거다. 자세한 설명은 여기를 참고 하시라. 

http://krdic.naver.com/detail.nhn?docid=1215200

http://100.naver.com/100.nhn?docid=6503



덧, 이 글을 쓰다말고 세발낙지에 대해서 다시 찾아밨더니, 세발낙지는 세(細)자만 '가늘 세'자로 한자어이고 뒤에 오는 발낙지를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언어 구조가 꽤 신기하다 싶은데 저래서 한자로 세발낙지를 써놓은걸 한번도 보지 못했나 싶다. 네이*에서 누구가 구조가 이상하다고 했더니, 아래 답글에 세모시도 있다고 적혀있다. 아, 세모시도 그런 의미에서 세모시인거구나 라고 혼자 수긍했다.
















덧2, 이 글을 쓰는 시간이 지금 오후 11시 53분인데, 비가 갑자기 엄청나게 내리고 있다. 세상에 서울에 이렇게 비가 내리는 소리를 듣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이 정도 비가 농사를 짓는 지역에 내리면 단번에 해갈될텐데. 그리고보니 단어이야기만 하다가 마지막을 장식하는 단어로 이걸 써야겠따 싶었다. 


영화 [호우시절] 

이 영화 제목도 한자어로 된 말인데,  뜻이 이렇다. 

영화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할 기히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면서 오호 그런가 그런 비인건가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호우 [好雨] :[명사]때를 맞추어 알맞게 오는 비


누군가 비에 대한 단어를 정리해놨는데 한번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다 믿을만한지는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한번 보시라~

http://kin.naver.com/open100/detail.nhn?dirId=110801&docId=444546http://kin.naver.com/open100/detail.nhn?dirId=110801&docId=444546



덧3.

난 [해피투게더]보다 [춘광사설]이 더 좋다. 

음, 더 마음에 들어. 

왕가위 감독도 [춘광사설]이 더 좋다는 말을 했던걸 기억하는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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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도 모르게 무언가를 보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게 마련이다. 가끔 그 기억이나 장면들은 나로써로 어쩔 수 없이 통재불가능한 것이어서 그야말로 기억이 밀려들어온다. 


예를 들면, 이런 순간인거다. 


2리터짜리 저 큰 통에 들어있는 저 우유를 컵에 부을 때면 난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생각한다. 내게 겨울 혹은 크리스마스면 이 영화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영화인데, 아 무려 일반인에게 사연을 공모받아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 아무튼 산드라 블럭과 빌 풀먼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인데,  마침 영화 DVD가 알라딘에 있는 모양이다, 영화 속에서 여주인공 산드라 블럭은 아버지 마저 얼마전에 돌아가셔서 천애고아가 된 그야말로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여자이다. 


그녀는 고양이 한마리와 살고 있는데,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밥을 먹으려고 하다가, 밥이라고 해봐야 냉동식품을 데운거에 불과하지만,  고양이에게 저 2 리터짜리 우유병에서 우유를 따라주는 장면이 나온다. 우유를 고양이 먹이통에 부어주고 자기는 냉동식품을 먹으려고 앉았는데 크리스마스 전날밤에 이게 머하는건가 싶은거다. 고양이 먹이통에 부어준 우유에다가 오레오 쿠키 하나를 찍어먹으며 크리스마스 전날의 외로움에 몸서리 치고 있던 그녀는 자신이 낮에 구해준 혼수상태 환자를 찾아가기로 마음 먹는다. (바로 그 남자가 필 풀먼의 형이다) 










사실 나도 왜 내가 2리터짜리 우유만 보면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 나오는 산드라 블럭이 고양이에게 우유를 부어주는 장면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오레오쿠키를 우유에 말없이 찍어서 먹던 그리고 고양이를 바라보던 산드라 블럭의 표정 때문인지도 모르겠고, 아니면 그냥 그 우유가 맞나 보여서 일 수도 있고. 도무지 이유를 한마디로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그렇다. 저 우유만 보면 그 때 그 영화가, 그 장면이, 그녀가 생각난다. 










다른 한편은 [중경삼림]이다. 이건 비빔면이나 무장아찌를 먹을 때마다 한 장면이 생각나곤 하는데, 양조위가 집에 앉아서 면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어떤 장면이냐 하면, 여주인공 왕정문이 양가위 집에 들어가서 하나씩 물건을 바꾸는데, 왕정문이 바꾸는 것 중에 하나가 양가위 집에 있던 정어리 통조림 - 통조림인것만 확실하다 - 에 껍떼기 (뭐라고 불러야하지)를 다른 걸로 바꿔놓는 장면이 나온다. 바꾸는게 아마 과일통조리 껍떼기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아무튼 중요한건 그녀가 그 통조림의 껍질을 바꾸어놨다는 거고, 양조위는 면 요리에 그걸 점심으로 먹으면서 자신의 기억력을 탓한다. 그런데 왠지 이것도 이유를 알 수가 없는데, 아무튼 무장아찌를 먹거나 비빔면을 집에서 혼자 끓여 먹을 때면 , 특히 면을 끓여서 식탁에 놓고 장아찌를 앞에 놓고, 식탁에 앉으면 그 장면이 생각나곤 하는거다. 아 그래 이 장면이 있었지.. 라는 기분. 



아직까지 이 두 영화에서 이 두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을 나는 아직 만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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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7-05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람들에 저 하나 추가할게요ㅎㅎ
하루님,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

하루 2012-07-05 12:55   좋아요 0 | URL
앗 정말요? 이런 한분 또 모르는분이 추가되었어요. :)
점심은 맛나게 먹었습니다. 소이진님도 맛나게 드셨어요?
방금전부터 비오기 시작했어요!!! 아악!!!

재는재로 2012-07-05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이 잠든사이는 결혼식장에서 고백하는 장면과 중경삼림의 임청화의 금발가발밖에 기억에 안남는데 ㅋㅋ 해피투케더의 장국영이 춤추는 장면하고요 저는 기억못하는 사람중 하나이네요

하루 2012-07-05 12:58   좋아요 0 | URL
아 결혼식장에서 고백하는 장면은 정말 백미예요.
중경삼림은 기억나는게 왕정문(맞나?)이 캐리어를 끌고 스튜어디스 차림으로 가게에 다시 찾아가는 그 발걸음 너무 좋아요. 흐흐.
[춘광사설] 에 춤추는 장면이.. 양조위랑 장국영이 함께 추는 장면은 기억이 나세록세록 한데요.아 그런 장면이 [아비정전]에도 있었던거 같은데!! 이번 주말에 다시 봐야겠어요!!

saint236 2012-07-05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조림 껍데기 바꾸는 장면은 기억이 납니다.

하루 2012-07-05 17:02   좋아요 0 | URL
앗 정말요? 흐흐 기억하시는 장면이군요!

비로그인 2012-07-05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쉽다! <중경삼림>을 봤으면 두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는데! ㅠ
저 첫 번째 장면은 기억나요. 고양이한테 우유 부어주고 나서 산드라 블록의 표정이 잊히지가 않아요. 그렇게 따뜻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여자가 그렇게 외로워하니까 마음이 시렸어요. 그런데 아무리 외롭고 혼자여도, 그런 사람은 사랑을 하게 되나봐요 어떻게든.

하루 2012-07-05 17:03   좋아요 0 | URL
앗 정말요! 이 장면은 기억하기 힘들어서 정말 드문데.
그 산드라 블록의 표정이 영화의 시작이자 정말 끝이었어요.
먼가 맥이 빠졌다고 하기도 그렇고 '내가 지금 뭐하나..'라는 표정이랄까?
으으, 말없는수다쟁이님 기억하시니 좋은데요~

2012-07-06 0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05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06 0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06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2-07-06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억해요!!! 두 장면 다는 아니고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장면요.
그런데 그 우유는 2L였나요??? ㅎㅎㅎ
저는 갤런 짜리 우유였다고 기억하고 있네요,^^;;
그나저나 다시 보고 싶은 영화에요, 빌 풀먼은 좋아하는 배우 중 한명이거든요, 그러고보니 요즘은 영화를 거의 안 찍나??? 통 안 보이네요,

하루 2012-07-06 09:06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흐흐
아 우유는 저런 모양의 통에 들어있는 큰 우유였어요.
먼가 저런 통 느낌의 큰 우유였다는 것만 기억이 나거든요. 크크.
빌 풀먼은 저 영화를 보고 홀딱 반해서 왠만한 출연작은 다 봤던 기억이 나요!
요즘은 뭘할까요... 정말...제일 마지막으로 만난 영화가 [와인 미라클]이었던거 같은데. 하지만 이 영화속 빌 풀먼은 정말..OTL

감은빛 2012-07-06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영화를 다 보았음에도, 두 장면 모두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디테일이 잘 살아있는 이 글은 정말 좋네요!
두 영화를 다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하루 2012-07-06 18:37   좋아요 0 | URL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_<
특별하지 않은 소소한 글인데 좋아해주시니 저도 좋네요~ :)

din 2014-05-10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제 중경삼림을 보고나서 왜 왕비가 통조림 껍질을 바꿔났는지 너무 궁금해서 여기 블로그 까지 오게 됐어요 ㅋㅋ 왜 바꿨을까요 정말..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번에 출간된 에세이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를 읽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다른 하루키의 에세이를 다시 읽으며 마음을 달랬다. 저번 [잡문집]도 그렇고 이번 책도 그렇고 어딘가에 주간 혹은 월간으로 연재되던 이야기를 모은 탓인지 평소 그의 다른 에세이 집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랄까. 사실 저번 [잡문집] 도 본인이 저렇게 책 이름을 붙였을 정도이니 어쩔 수 없겠다라고 생각하고 포기하고 읽었는데, 이번 책도 이러니 맥이 빠진다라고나 할까. 속았다까지는 말할 수 없겠지만 이건 좀 곤란한데라는게 솔직한 감상이다. 그래서 열심히 다른 에세이를 읽으면서 마음을 정화했다..라고나 할까. (사실은 조금 극단적으로 [잡문집]과 [채소의 기본, 바다표범의 키스]를 지금 알라딘에 다시 팔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루키의 소설은 호오를 많이 가리는 편이라 이 소설은 정말 멋지지만 저런 별로다라는게 분명한 편인데, 에세이는 어느 하나 버릴게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진짜는 소설가를 표방하지만 에세이에서 더 매력을 발휘하는 작가라고나 할까. 평소 소설에서 언뜻언뜻 보이는 그의 생각이나 생활관(?)이 에세이에서는 더 여과없이 혹은 가감없이 보여줘서 더 좋다랄까. 그리고보니 여기까지 쓰고보니 내가 좋아하는게 하루키의 소설인지 - 혹은 글 - 아니면 그의 생활관인지 조금 헷갈리기까지 하다. 


아무튼 하루키 에세이를 좋아하는 독자의 애로사항이라면 그의 에세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중복 출간이 굉장히 많이 되었다랄까.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에세이는 그렇지 않지만 난 10~5년전까지 출간된 에세이들은 중구난방이었다. 이쪽 출판사에서 나온 에세이 모습집에 등장했던 에세이가 다른 출판사에서 새로 출간한 에세이에도 또 등장하는거다. 이러면 이 에세이를 새로 구입해야할지 어찌해야할지 고민이 안될 수가 없다. 아 정말 곤란했는데 결국 새로운 에세이의 비중에 따라서 결정을 했는데 꽤 쉽게 결정할 수 없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냐하면 문학동네에서 이번에 에세이를 정리해서 나온다는데 총 5권이다. 보아하니 기존 에세이를 정리해서 새로 번역도 하고 내놓는 모양이다. 이래서는 이쪽이 큰일이다. 어디까지 사서 읽어야 할지 결정을 하지 않으면 곤란한데.  모르기는 몰라도 아무리 새로운 에세이를 더 넣었더라도 집에 있는 책을 모으면 얼추 이 5권 안에 있는 에세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거 참 곤란하게 됐다. 










아 참고로 이번 책을 읽으면서 기분 전환을 하려고 다시 읽은 하루키의 에세이집은 이거다.  가만히 더듬어보니 하루키의 에세이는 기행문과 달리기에 대한걸 정말 내가 좋아하는구나 싶다. 저 중에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우천염천]은 머리맡에 두고 읽는 책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정말... 좋다. 아끼는 에세이랄까. 










말이 길어졌지만, 이번 글의 결론은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는 새로운게 나오면 무조건 읽는다'라는게 기본적인 자세지만 이번 에세이는 정말 곤란하다, 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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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7-04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잡문집으로 처음 하루키를 만났었는데 심하게 충격받았더랬지요. 너무 안좋아서. 그러서 이번에 달리기에 관한 에세이를 하나 샀어요. 달리기에 요새 관심이 많아졌는데 마침 하루키의 에세이가 있길래요! 그렇게나 좋다니 은근히 기대되네요. 첫페이지를 훑어봤는데 그닥이었거든요.

하루 2012-07-04 19:35   좋아요 0 | URL
[잡문집]으로 하루키를 시작하셨다면 팬인 제가 다 안타깝습니다!!
절대로 [잡문집]이 하루키의 진면목이 아니라구요! 아 이렇게 안타까울데가.
달리기는 정말 괜찮은 에세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
아마 [잡문집]과는 정말 다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데 소이진님은 어떠실지 모르겠어요. 흐흐 괜찮으셔야 할텐데.

+꼭, 후기~! 남겨주세요 :)

비로그인 2012-07-04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하루키 에세이를 하나도 읽지 않은 (잡문집 조금 제외!) 저에게는 문학동네 시리즈의 출판이 가뭄의 단비 같은걸요 ㅎㅎ 읽지 않은 자의 특권이랄까요. ㅋㅋ 근데 조금 곤란하긴 하네요. 하루키가 이거 사서 이걸 읽으라고 집어주면 좋겠는데.

하루 2012-07-04 19:49   좋아요 0 | URL
앗 너무 부러워요!! 전 집에 왠만한 수필집이 다 있어서 정말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니까요. 말없는수다쟁이님말대로 '이걸 읽으시오 나쁘지 않아, 신작도 많고'라고 결정을 해주면 좋겠어요.

정말 곤란하다구요.ㅡㅜ

무해한모리군 2012-07-04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잡문집을 읽고 실망을 많이해서 이번 에세이는 살까말가 망설이고 있어요..

하루 2012-07-04 19:50   좋아요 0 | URL
이번 책은 [잡문집] 2탄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어요.
그런데 [잡문집]도 좋다는 분도 많아서. 흐흐.
하지만 전 정말 ㅜㅡ

비로그인 2012-07-04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문학동네 마케팅팀입니다^^


이번에 출간되는 다섯 권은 일본 원서를 기준으로,
"내용의 추가나 삭제 없이 그대로 옮긴 정식 번역본"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지금껏 국내 번역판에 중구난방으로 수록되어 있던 에세이를 발간 당시의 순서와 형식대로 정리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번역과 삽화도 다시 손보았으므로,
기존 출간본보다 나아진 퀄리티를 만나보실 수 있을겁니다^^


p.s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에세이는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에 많이 실려있습니다;;;

마케팅팀님 2012-07-04 18:5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사은품인 CD는 예전에 다른 책 사은품으로 나왔던 것 아닌지.. 아니면 다행이고요. 페이지 수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도 사긴 사겠지만 쩝...

하루 2012-07-04 19:52   좋아요 0 | URL
오오 정말 좋은 정보인데요.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은 특별히 기대하겠습니다. (모두모두참고하세요~)

+ 다른건 어쩌죠 ㅜㅡ
이번 기회에 새 장만을 해야하나. ㅜㅡ
+ 앗 정말요 CD가 있군요.
CD는 일전에 한번 [1Q84]로 충분한 느낌이랄까.(" )( ")

프레이야 2012-07-05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페이퍼와 댓글들 보니 사서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되는군요.^^
그나저나 저는 그동안 국내에 나왔던 에세이 중 '우천염천'은 몰랐네요.
하루님이 아끼는 에세이라니, 검색 들어갑니다^^

하루 2012-07-05 14:27   좋아요 0 | URL
어제도 집에서 읽었어요.
[우천염천]은 그리스와 터키 일주기인데요 1988년 즈음에 하루키씨가 여행했던 지역의 여행기예요. 사진도 풍성하고 무엇보다 '이것이 에세이다, 특히 여행에세이지'라는 느낌어어서 정말 좋아요. >_<

아 이번 책은 서점에가서 한번 읽고 사는게 이번 책은 정말 좋을거 같아요.
'이래도 좋아'라는 독자도 어딘가에는 분명 있을테니까 말이죠~

bugler 2012-08-17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세이도 그렇지만 특히 단편집은 중구난방이라 참 손이 다시 안가요;
그리고 잡문집은 저도 실망이라 예전 책만 다시 꺼내게 되더라구요 ㅎㅎ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에세이는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 먼 북소리,
승리보다 소중한 것 입니다. 처음 에세이 읽는분께 저는 먼 북소리를 추천..

번역과 구성이 새로워지는것도 나쁘지 않지만, 어째서 양장본만 나오는걸까요.
가격을 많이 받기 위한거라는건 알겠는데, 전 정말 너무 싫어서 스트레스 받을정도예요.
1Q84 한 번 읽고 다른 사람 빌려줬더니 너덜한 수학의 정석이 되돌아와 그냥 줘버렸네요;
오래 오래 아끼면서 다시 꺼내 보려 해도 제본 특성 상 오래 가지를 못해요.
신간 나올 때 마다 한숨 쉬는 건 저 혼자 인가요? -ㅜ
덕분에 90년대에 산 책들만 더 금이야 옥이야 아끼게 되네요. 선택권을 달라! ㅠㅠ

* 이번에 시기를 놓쳐서 증정 시디1 못받네요. 조금 콧물이.. -,.ㅜ

하루 2012-08-17 11:44   좋아요 0 | URL
아 너덜한 수학의 정석 왜 이렇게 와닿는지 모르겠어요.
제본이 아무리 잘 되었다고해도 두터운 책들은 역시 양장본이 약한거 같아요.

전 예전에 열린책들에서 Mr.Know시리즈를 참 좋아했답니다.
페이퍼백 같은 소재의 종이로 만든 시리즈였는데 정말(!!) 가볍고 좋았어요.
지금이야 그 책들이 절판되고 새로운 열린책들 문학시리즈로 나오고 있지만
그런걸 봄녀 참 씁쓸하죠.

+ [먼북소리] 정말 좋아요 ::)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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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하루키의 열렬한 팬이다. 가장 첫 책으로 [상실의 시대]를 읽은 이래 그의 모든 소설과 에세이는 다 읽었으며 출간되는 책은 가리지 않고 챙겨 읽는다. 그러다가 차츰 시간이 흘러서야 알았다. 나는 '하루키식 소설'보다는 '하루키식 에세이'를 더 좋아하는구나. 그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그의 표현대로 하자면 맥주도 마시고 우롱차도 마시는 사람이, 맥주공장에서 만드는 우롱차를 더 좋아하고 있다랄까. 그래서 왠만하면 그의 글에 대해서는 넓은 마음으로 무던하게 읽으려는게 이 우롱차를 좋아하는 독자의 마음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출간되는 2개의 에세이를 읽고는 정말 아연실색해졌다. 아 2권은 [하루카미 하루키의 잡문집]과 이번 책 [채소의 기본, 바다표범의 키스]이다. (이건 정말 아연실색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표정을 옆에서 봤으면 그 정도냐고 아마 물어봤을거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가 잡지에 매주 - 혹은 매달인지도 - 연재를 하던 에세이의 모음이라고 하니 어떤 진지한 글이라던지 적당한 길이감이라던지 이런걸 기대할 수 없다는걸 이해하겠다. 하지만 B5용지로 3페이지 정도되는 글을 모아서 책으로 나오는건 좀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나..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하루키 에세이의 즐거운 점은 읽고 있으면 '적당한 무게감과 가벼움의 조화'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번 이야기에는 적당한 무게감 같은건 온데간데 없고 가벼움만 남아서 둥실둥실거리고 있는 기분이다.  


뭐 편차가 있을테니 이런 가벼움의 하루키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솔직히 이번 책은 구매해서 읽으셔도 후회하지 않습니다라고는 말 못하겠다.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에 읽으시면 딱 좋겠습니다 라고는 말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꽤 좋았던 한 구절은 적어놓는다.


지금까지 인생에서 정말로 슬펐던 적이 몇 번 있다. 겪으면서 여기저기 몸의 구조가 변할 정도로 힘든 일이었다.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상처 없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그때마다 거기에 뭔가 특별한 음악이 있었다, 라고 할까, 그때마다 그 장소에서 나는 뭔가 특별한 음악을 필요로 했다. 

어느 대는 그것이 마일스 데이비스의 앨범이었고, 어느 때는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이었다. 또 어느 때는 고이즈미 교코의 카세트테이프였다. 음악은 그때 어쩌다보니 그곳에 있었다. 나는 그걸 무심히 집어들어 보이지 않는 옷으로 몸에 걸쳤다. 

사람은 때로 안고 있는 슬픔과 고통을 음악에 실어 그것의 무게로 제 자신이 낱낱이 흩어지는 것을 막으려 한다. 음악에는 그런 실용적인 기능이 있다.

소설에도 역시 같은 기능이 있다. 마음속 고통이나 슬픔은 개인적이고 고립된 것이긴 하지만 동시에 더욱 깊은 곳에서 누군가와 서로 공유할 수도 있고, 공통의 넓은 풍경 속에 슬며시 끼워넣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소설은 가르쳐준다. 

내가 쓴 글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그런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pp.218-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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