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방송에도 많이 등장하는 공황장애는 편도체에서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물건이나 현상도 그 사람에게는 죽을 것 같은 공포로 작용하게 되는 이 행위는 사고를 담당하는 피질이 아닌 트리거에 의해 1차적으로 나타나는 생존에 대한 반응이다. 이 책에서는 편도체에서 일어나는 불안은 그 트리거를 파악해서 그 자극이 되는 원인에 노출됨으로서 실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는걸 체험하면서 극복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어떤 향기를 맡으면 불안해하는 사람에게, 그 향기를 맡아도 문제가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걸 뇌에 "학습"시켜서 생각의 우회통로를 만들어야 한다는게 저자의 이야기이다. 한번에 자극에 푹 젖도록 노출시키는 방법도 있고, 서서히 노출시켜서 점차적으로 단계를 올리는 방법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뇌에 실제 그 일을 일어나지 않는다는걸 인지를 학습시키는게 핵심이라는 것.
이에 반해 피질기반의 불안은 피질이 사실상 '상상'에 의해 만들어내는 불안이다. 사건만 존재하지만 인간의 뇌는 그 사건에 해석을 붙이고 상상력을 덧붙여서 불안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종류의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불안을 만들어내는 생각을 멈추는게 필요하다. 잠시 생각을 멈추어서 뇌를 상상력이 아닌 현재 지금 상황에 붙들어 두는 것이다. 이에 유용한 방법으로 이 책에서는 명상, 좀 더 구체적으로는 마음챙김을 소개한다. 지금 내가 하는 생각이나 상상을 3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고, 그 생각을 멈추고 지금에 집중하게 하는 방법이 피질기반의 불안에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피질기반의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는걸 알았다. 내가 만들어내는 상상력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상상력 혹은 생각을 멈추는 방법을 써야 한다는걸 알았다. 그래서 내가 명상과 마음챙김을(센터에서 나름 집중훈련을 한 적이 있다!!!) 배웠을 때, '이거 정말 좋구나!'라고 생각한거였다. 왜 내가 명상이 정말 나와 잘 맞는지 설명을 못했는데, 이 이유 때문에 내가 명상이 나와 잘 맞는다고 느낀거였다. 이 책을 읽는 목적이 불안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이었는데 그 목적을 100% 달성한 책이었다.
불안이 전혀 없는 삶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불안에 떨면서 잠도 제대로 못자는 상태로 살고 싶지는 않다. 불안이라는 상태에 잘 사로잡힌다면 한번 쯤 내 불안의 근원이 어디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정말 과학적으로 접근을 했기 때문에 뇌에 대한 연구내용이 많이 등장하고, 지극히 학술(?) 적이라 아주 재미읽게 읽기는 어렵다는게 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