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이유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5월
평점 :
이 책은 나에게 '읽어야만 하는 책' 이었다. 흥미로 읽었다면 고르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동일한 작가가 쓴 전작인 [민주주의 아떻게 무너지는가]를 읽다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실패한적이 있는데 덕분에 이번에는 도전의지를 불태웠다. 다만, 이코로나 이후 미국, 유럽, 남미 가리지 않고 국경을 봉쇄하고 포퓰리즘 적이고 극우적인 정치세력이 전면에 등장하고 정권을 잡는 현재 말도 안되는 - 정치와 인간에 역사와 진보에 대한 믿음을 소극적으로 만드는 하는 - 상황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줄 수 있는 책이었으면 했다
이 책은 2021.1월 미국 의회점령폭동 이후 시점에 서술된 책으로 보인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 현재 극우나 우리우선주의(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까) 가 지배하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 뭐라고 진단을 할지도 궁금하다
저자는 민주주의가 한 사람의 표의 가치가 동등해야하고, 그러한 다수의 의견이 모여서 결정하는게 가장 기본이라고 나름의 정의를 깔고 시작한다. 참고로 저자는 당연히 민주주를 다수의 결정으로 운영되는 사회라고 생각하짐나 소수의 희생이 당연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1표의 가치는 동일해야 한다는 부문은 꽤 강하게 강조한다.
이 책의 주요한 이야기는 미국의 민주주의는 역사적인 태생 덕택에 제도적으로 소수가 과다하게 의견를 개진시키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여러 주가 모여서 나라를 만드는 연방제의 특성과 건국시기 국가가 되느냐 안되느냐의 갈림길에서 타협을 해서 하나의 국가가 만들어진 제도인 덕분에 민주주의 기본인 다수의 결정보다는 소수의 거부권리에 더 많은 힘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으로 4개의 제도를 지적하는데 상원제, 선거인단제도, 종신직 대법원판사, 의회에서 필러버스터 중단을 위해 필요한 상원의원 2/3(즉 60명) 이라는 과한 조건이 그것이다. 상원제의 경우 주의 인구와 상관없이 주별로 2명씩 선출하는 상원의원제도를 먼저 제시하는데 캘리포니아도 2명, 메인주도 2명으로 상원의원이 선출되니 캘리포니아에 사는 시민 1표의 가치와 메인주에 거주하는 시민 1표의 가치는 절대 같을 수 없고, 소수인구가 거주하는 주(상대적으로 도시화되지 않은 주) 에 더 많은 가치가 부여된다는 주장이다. 직접선출이 아닌 선거인단에 의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구조상,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캘리포니아 주 시민이 행사하는 1표와 메인 (또 등장하네)에 거주하는 시민의 1표의 가치에 차이가 있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만든 제도로 독립성을 위한 종신직 대법원 판사는 평균연령이 80세가 넘어서 30~40년 동안 판사직만 하는 시대가 될 줄 모르고 만든 제도였다고 비판한다. 각 제도에 대해서 실랄하게 비판하는데 한국의 제도는 어떤지를 찾아보고 싶을 정도였다.
결국 작가는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상황을 현재 미국에서 찾고 있고, 이를 다른 유럽과 같은 나라들 대비 제도적으로 소수를 과도하게 우대하는 제도이고, 이 때문에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을 시종일관 비판한다
이 책을 읽으면 오해하기 쉽고 반감이 드는게 이 사람은 무조건 다수가 결정하는게 올바른 제도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오해이다. 이럴 때 등장하는 단골손님이지만 다수가 올바른 결정을 내린다고 장담할 수 없다. 히틀러도 선거로 뽑히고 있고,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세계가 극우에 휘씁리고 있는데 이는 모두 적법한 선거제도에 의한 결과이다. 이 책이 등장하던 시기에는 트럼프라는 인물의 특이함으로 설명하고, 재선에 실패한 사실이 많이 부각되었지만, 결국 트럼프는 선거제도로 귀환한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이제는 미국의 제도적 한계로 많은 부분이 설명되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다른 차원의 시대가 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두의 후생이 증가하는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 외쳤던 세계화의 뒷면에는 극복할 수 없는 양극화가 남았고, 이는 한 국가 안에서 양극화 뿐만이 아닌 국가 간의 양극화까지 벌어지고 있다. 극복할 수 없는 경제격차에 따라 사회가 불안정해지고, 세계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외국인에 다한 배척과 증오가 나타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다수의 표로 결정되는 민주주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결국 아리스토텔레스처럼 고대부터 18세기 사상가들까지 우려하던 것처럼 민주주의는 중우와 다수의 횡포로 마무리되는 결과가 될 것인가. 고대 그리스 사상가들과 시민혁명기까지 대체적으로 대중에 의한 정치인지 민주주의 정치제도는 절대 실행하면 안되는 정치구조였다는데 결국 그 예상과 우려가 맞았던건지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제목이 꽤 적절하다. 미국의 역사상 제도적으로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하는 사람은 상원제, 선거인단 제도 증 미국의 전반적인 정치제도가 궁금한 사람들이다. 정치제도는 역사속에 타협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확실히 깨달을 수 있다. 다만, 2025년 오늘날 전대미문의 미국을 설명해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면 나처럼 큰 실망을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