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마로에게 약간 열이 났다.
잘 먹고 잘 노는지라 약을 먹이진 않았지만, 목욕 대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걸 택했다.
오늘 아침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마로는 여전히 열이 있었다.
부랴부랴 갑자기 마음이 급해져서 국을 끓이네, 과즙을 내네 야단법석을 피웠는데,
과즙 먹다말고 응가를 하더니...
열이 똑 떨어졌다. 변비였나 보다. 아, 다행.
아침까지 뚝딱 먹었는데도 시간이 남아 마로는 책을 보기 시작했고,
나는 그제서야 씻으러 들어갔는데 들려오는 마로의 울음소리.
헉, 또 열이 나나? 그래서 아침 먹은 걸 토하는 걸까?
허겁지겁 물 뚝뚝 떨어뜨리며 쫓아나와보니...
"나 책 조금 찢어졌어. 내 책... 찢어졌어... 엉엉"
날개가 달린 책인데 날개를 펴서 책장을 넘기다가 날개 부분이 찢어졌나 보다.
작년까지만 해도 maisy's farm을 기꺼이 찢어가며 놀아 내 가슴을 무너지게 하던 딸인데,
광고만 있는 책날개 부분이 1센티 남짓 찢어졌다고 꺼이꺼이 울어제끼니 우습다.
짜식, 이제 책 귀한 줄 아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