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도 많고 낯가림도 심한 마로 때문에 그동안 꽤 고민이었다.
낯선 사람을 꺼리는 정도가 아니라 수시로 보는 삼촌을 봐도 우니 지인들로부터 쯧쯧 소리를 들어야했고,
38개월이 되도록 공연을 보러가 불이 꺼질 때마다 무섭다고 울어대는 통에 민망했고,
미끄럼틀이나 그네, 목마도 못 타 쩔쩔 매는 걸 보면 정도가 심한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었다.
다만 차츰 정도가 약해지는 거 같아 좀 더 기다려 보자 애써 마음을 다졌는데, 이번 달부터 확실히 달라졌다.
4월 10일 - 놀이터 그네를 탄 뒤 자청해서 밀어달라고 했다. 밀어주니 좋다고 웃었다. 처음 있는 일.
4월 16일 - 동네 빵집 앞 놀이기구를 자청해서 타겠다고 했다. 손잡이에서 한 손을 떼는 여유까지 보였다. 역시 처음 있는 일.
남들이 보면 참 어이없을 수도 있는데, 우리 부부는 이 처음 있는 일들로 인해 무척이나 감격했다.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