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밤, 저녁, 아니면 낮이나 새벽에 돌아오신다. 그리고 피부가 갈색이다. 그리고 매일 툭하면 출장에 간다. 그래서 선물을 주신다. 전에는 스티커 3장과 6살땐 종합 과자 세트를 사주셨다. 언제는 벨기에까지 갔다오셨다.

우리 엄마는 티비를 고치는 일과 새로운 방송을 만든다. 우리 엄마는 ****** 옆에 ****라는 회사에 다닌다. 그래서 저녁까지 일하신다.

나는 학교에 갔다가 피아노에 갔다가 미술, 영어하러 갔다가 태권도에 가서 엄마나 아빠가 올때나 전화할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전화할때면 어린이집까지 걸어간다.

우리 동생은 모든지 않돼, 싫어라고 한다. 한두살 때는 내 머리를 잡아당기고 엄마 아빠를 때렸다. 우리 동생은 이름이 해람이고 고집불통이다. 동생은 2006년에 태어났다. 그러니까 지금에 많이 나아졌다. 그리고 웃으면 참 예쁘다.
 
   

딸 아이가 써온 가족소개문.
생각보다 꽤 길게 쓴 것에 깜짝 놀랐고, 내용을 읽으면서는 여러 모로 찡했다.
마로에게 아빠나 엄마는 일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가장 뚜렷한 듯 하다.
자기는 엄마 아빠를 기다리며 학원을 전전하는 아이고. ㅠ.ㅠ
동생을 쓴 대목에서는 꽤 감동을 받았는데,
구체적인 묘사 속에 동생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맞춤법 틀린 곳도 거의 없어 자랑스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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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8-10-08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조목조목 잘 썼네요.
엄마나 아빠가 전화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대목에서 찡~...

마노아 2008-10-08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원을 다니며 엄마 아빠를 기다리는 마로라니, 정말 짠해요.
그리고 동생 사랑이 엄청 지극해요.
아유, 너무 모범적이어서 또 짠하다니까요.

무스탕 2008-10-08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현도 참 다양하게 썼네요.
툭하면 이나 고집불통, 나아졌다.. 책을 많이 읽은 티가 어디서건 납니다 ^^
마로는 나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는듯해요.
어른들이 보기에 안타깝고 짠하고 찡~ 하지요. 참 기특한 아이에요.

그리고 오타가 났어요.
'우리 동생은 이름이 해람이고..' 가 아니고 '우리 동생 이름은 해림이고..'
=3=3=3

바람돌이 2008-10-08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놀랍고 또 조금은 찡하고....
놀라운건 마로의 글솜씨고요. 찡한건 말씀하신대로 너무 바빠 보이는 엄마 아빠의 모습이고요.

세실 2008-10-08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람이를 표현하는 문장은 마치 한편의 생생한 시 같아요. 어쩜 이리 야무질까요.
저두 코끝이 찡합니다. 마로 학원 많이 다니네요. 지치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sweetmagic 2008-10-08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자라나는 군요....
웬지 마음이 찡.........

미설 2008-10-08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로 찡하지만 크면 엄마를 지금보다 더 자랑스러워할거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너무 사랑스럽네요^^ 너무 예뻐요..

하늘바람 2008-10-09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제가 예전 글쓰기 강사해보아서 아는데 일학년이 이렇게 쓰다니 거의 드문일입니다. 와우.
동생사랑하는 마음이 베여 있어서 참 이쁘네요

하늘바람 2008-10-09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가 정말 바쁘군요 짠합니다

조선인 2008-10-09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마로 태권도 학원이 해람이 어린이집 근처거든요. 좀 늦었다 싶으면 마로 찾고 해람이 찾기 힘드니까 마로 보고 해람이 어린이집으로 오라고 전화를 하죠.
마노아님, 모범적인 누나죠?
무스탕님, 아하하 해림이... ^^::
바람돌이님, 앞으론 주말에 더 부지런히 놀아야겠어요.
세실님, 학원을 3군데 다녀요. 그래야 간신히 퇴근시간을 맞출 수 있답니다. 미술학원에서 일주일에 이틀은 미술, 사흘은 영어, 뭐 이런 식. ㅠ.ㅠ
스윗매직님, 네, 이렇게 컸답니다.
미설님, 해람이는 정말 복받았죠?
하늘바람님, 자기가 잘 아는 주제를 골라야 글쓰기가 가능하다는 이오덕 선생님 말씀 그대로인 거 같아요. 독후감 쓸 때는 아주 힘들어하는데 말이죠.

울보 2008-10-09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로가 많이 의젓하네요,
저렇게 자기 생각을 잘 써 낼 줄아는 아이
조선인님이 마음이 찡하겠네요,
마로야 참 이쁘다 ,,
아줌마는 마로가 너무 이쁘다,

노란장미 2008-10-09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야 오랫만이지..같은 1학년인 울 아들하고 어찌 이리도 표현이 다른지..
넘넘 이뿌다..4살짜리 딸이 자라면 마로처럼 표현이 이쁘고 다양할까..
내 꿈이 너무 큰가..ㅎㅎㅎ

메르헨 2008-10-09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게 마로가 쓴 글이었군요.
전 처음에 밑줄긋기 인줄 알았어요.^^
그냥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저희 아이는 언제쯤 저런 글을 쓸까요? ^^

조선인 2008-10-10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감사감사.
순간 노란개나리가 누군가 했다. ㅎㅎ 솔훈이는 잘 크고 있지? 딸은 아들과 달라. 암...
메르헨님, 기다리면 다 옵니다. ㅋㅋ

순오기 2008-10-10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사랑스런 야무진 딸, 마로는 잘 크고 있군요.^^
자기가 잘 아는 이야기, 경험한 것을 주제로 할 때 가장 자신있게 써내지요. 그래도 초등 1학년이 마로처럼 묘사하기란 쉽지 않은데~~ 모전여전이 확인되는 순간입니다!!
모두가 느끼는 찡한~ 일 때문에, 유치원 5년 경험이 아이 키울때는 육아에만 전념하겠다는 다짐이었어요. 하지만 모두 그럴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니까, 직장일 끝나고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엄마 아빠면 그 부족함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조선인님과 마로를 응원합니다~~ 아자아자!!

조선인 2008-10-13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순오기님, 저도 아자아자!

무해한모리군 2008-10-13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정말 똘망똘망한 어린이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정말 빼어난 글솜씨입니다.
부모님 닮았나보네요 ^^*

조선인 2008-10-13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 휘모리님, 청출어람이 더 맞을 겁니다. 팔불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