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eavy Metal F.A.K.K.2
Restless / 2000년 1월
평점 :
영화 ‘헤비메탈 2’는 성인 애니메이션을 표방한 작품으로, 우주를 지배하려는 악당 타일러에 맞서 싸우는 여전사 FAKK2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는데, 여전사 FAKK2로 등장하는 줄리는 실존하는 미국 성인잡지 펜트하우스의 모델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그녀는 이 작품에서 직접 목소리로 출연하고 있다. 원래는 프랑스의 만화가인 뫼비우스가 창간한 ‘메틀 위를랑’이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헤비메탈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면서 발행되었는데, 이 잡지를 그 모태로 하고 있다.
약 20여년 전의 영화 ‘헤비메탈 1’의 사운드트랙에서는 블랙 사바스, 블루 오이스터 컬트, 나자레스 등이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판테라, 시스템 오브 어 다운, 머쉰 헤드, 콜 체임버, 빌리 아이돌, 바우하우스 등이 참여하여 그간의 시간적 간극을 느끼게 한다. 한마디로 이번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곡들은 대부분 인더스트리얼과 하드 코어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1번째 트랙의 'F.A.K.K. U'. 는 잘못 들으면 욕같은 느낌을 받는데, FAKK은 죽음의 공간을 의미하는 'Federation Assigned Ketogenic Killzone'의 이니셜을 의미한다고 한다. 가사는 아주 직설적이고 도발적이다.
2번째 트랙의 Silver Future는 몬스터 마그넷이 불러주고 있는데, 데이브 윈돌프의 보컬이나 멜로디 라인이 리키 마틴의 La Copa De La Vida와 많이 닮아 있어 매우 친숙하게 들린다.
3번째 트랙의 Missing Time은 MDFMK의 곡으로 SF 애니메이션의 이미지에 잘 들어맞는 인디스트리얼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4번째 트랙의 Immortally Insane는 판테라의 곡으로 쓰래쉬 메탈의 대표 주자답게 육중한 기타리프와 울부짖는 듯한 필립 안젤모의 보컬은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해주고 있는 듯하다.
5번째 트랙의 Inside The Pervert Mound는 일본의 일렉트로니카 프로젝트 밴드인 Zilch의 곡으로 마치 프로디지의 음악을 듣는 느낌이다. 속도감있게 몰아치는 사운드는 ?고 ?기는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6번째 트랙의 Dirtball은 하드코어 그룹인 Insane Clown Posse와 2인조 랩 그룹인 Twiztid가 함께한 곡으로, 랩과 하드코어가 결합하여 매력적인 곡을 연주해주고 있다.
7번째 트랙의 Storaged는 시스템 오브 어 다운의 곡으로 연주시간이 불과 1분 18초밖에 안 되는 짧은 곡이지만, 펑키함에 헤비함이 더해져 무척 인상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8번째 트랙의 Rough Day는 데이즈 오브 더 뉴의 곡으로 이 음반에서 가장 독특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어쿠스틱 기타와 미성의 보이스, 샤우트 창법, 육중한 사운드가 하나의 곡안에 녹아 들어 있음에도 아주 묘한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다.
9번째 트랙의 Psychosexy는 시니스타의 곡으로 효과음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곡의 분위기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있는데, 멜로디 라인이 귀에 쏙 들어오는 곡이다.
10번째 트랙의 Infinity는 퀸 오브 더 스톤 애이지라는 독특한 그룹명을 가진 밴드의 곡으로 , 멤버들의 코러스라든지 키보드를 사용하여 하드 락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11번째 트랙의 Alcoholocaust는 머쉰 헤드의 곡으로, 명성에 걸맞게 하드 코어의 진수를 느끼게 한다. 휘몰아치는 드럼과 포효하는 듯한 보컬, 너바나의 Smells Like Teen Spirit에 등장하는 듯한 기타 사운드 등.
12번째 트랙의 Green Iron Fist는 풀 데블 재킷의 곡으로 울부짖는 듯한 보컬과 둥둥거리며 울리는 베이스 연주가 인상적인 곡이다.
13번째 트랙의 Hitback은 해이트 뎁트의 곡으로 이때까지의 곡들이 무척 음산하고 음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면 아주 쿨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이 사운드트랙에서 좋아하는 곡중의 하나이다.
14번째 트랙의 Tirale은 푸야의 곡으로 도입부의 거침없는 사운드가 갑자기 삼바리듬과 같은 타악기의 활용과 멜로디 라인을 강조한 기타 연주가 더하여져 아주 독특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산타나 식 하드코어를 듣는 듯하다.
15번째 트랙의 Dystopia 아파트먼트 26의 곡으로 제목처럼 인디스트리얼이 대표하는 암울한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
16번째 트랙의 Buried Alive는 빌리 아이돌의 곡으로, 영화에서 예언자 오딘의 목소리를 맡기도 하였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펑크 락이라기 보다는 하드 락 쪽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그의 재능이 아직도 녹슬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17번째 트랙의 Wishes는 콜 챔버의 곡으로, 그의 인지도에 비한다면 조금은 실망스러운 곡이다.
18번째 트랙의 The Dog's a Vapour은 바우하우스의 곡으로 몽환적이면서도 초현실주의적인 느낌을 주는 다분히 실험적인 사운드와 힘을 빼고 흐느적 거리며 읊조리는 듯한 보컬이 매우 인상적인 독특한 형식의 곡이다.
영화 자체가 하드 코어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서인지 위에서 본 곡들은 영화에 잘 녹아들어서 하드코어 SF 애니메이션이라는 영화와 잘 어울리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미래는 하나의 단어로 특정되어 질 수 없듯이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도 인더스트리얼과 하드코어, 그리고 꼭히 뭐라고 정의할 수 없는 음악 등 그야말로 미래적인 사운드로 충만해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밴드들도 많지만 새로운 사운드를 듣는 재미와 더불어 익숙한 밴드들의 곡들도 이 한 장의 음반을 통하여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