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lonely Saturday Night였다.
다른 때는 잘만 오던 잠이, 참으로 안 오는 그런 밤이었다.
그리하여 몇 달에 한 번 들어갈까 말까하는 채팅사이트에 접속~
(어쩐지 불건전해보이는군요ㅡ.,ㅡ)
이 방, 저 방을 들락거리며 눈팅을 하다가...
흠~이 곳이면 나의 안식처가 되겠군...하는 어떤 방에 들어갔다.
인원이 적어야 말을 많이 할 수 있다는 그간의 경험상...
현재 인원 4명! 딱 좋다!!
중국 대륙애가 2명, 타이완 애가 1명, 이런~ 보기 힘든 러시아 청년이다. 무려 89년생이다.
아~젊음이란!(빅뱅이론의 쉘든 버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소재가 떨어져 책을 좋아하냐?라며 말을 걸었다.
그리고 고전도 좋아하나?라고 물어보았다.
접시물보다 얕은, 내가 가진 얄팍한 지식 속에 러시아 작가라면...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가 다인데 그 중에 한 명의 작품이라도 말하겠지...
오~이 청년 처음 보는 작품의 이름을 말한다.
헛! 허를 찔린 나는 급히 검색창에 책 이름을 복사하여 넣어보지만, 뜨는 것은 검색결과 없음!
"한국에는 출판되지 않은 책인가봐." "줄거리가 뭐야?"라고 묻자,
그 청년은 친절하게도 줄거리를 한 줄, 한 줄 써주기 시작한다.
나는 "셜록 홈즈 같은건가봐."라며 맞장구 쳐주기도 하고...
마지막에 '고골'이라는 작가의 작품이라며 고전인데 웃기기까지 하다는 그의 설명을 듣고
다시 검색창에 고골을 친 나의 화면에 뜬 것은 고골의 몇 안되는 작품들...
줄거리를 대충 읽어보니 그가 말한 책은 다름아닌 감찰관(검찰관)!
민음사판은 세로가 너무 길어서 읽기가 불편하다! 고로 펭귄북을 샀는데
펭귄북은 처음 사는 것이지만 일단 보기엔 괜찮은 것 같다.
니콜라이 고골
우크라이나, 지주집안 출신, 22살에 문단에 등단하여 42살에 우울증으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약20편의 소설을 발표.
그가 쓴 첫 소설을 읽고 학교 친구들이 "너는 절대 소설가가 되지 못할거야."라고 했다고 합니다.
1830년에 발표한 시도 평단의 냉혹한 비평을 받았지만 그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결국 그는 <감찰관>,<죽은 혼>으로 러시아 최고 작가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1827년 고골은 친구에게
"아름다운 일을 하나도 하지 못하고, 그래서 내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티끌로 사라질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면 얼굴에 식은 땀이 난다네. 세상에 태어났음에도 내 존재를 알리지 못하다니, 난 그것이 끔찍한 걸세."
라는 편지를 보냈다.
역시 포기는 김치 담글 때나 쓰는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