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병원을 가려고 종종거리며 걸어가고 있는데
앞에서 걸어오던 멀쩡한 아가씨 두 명 중 한 명이 갑자기 저한테 다가오더니
'저기요..얼굴에 말이죠...' 하는 겁니다.
저는 마침 완전 딴 생각을 하면서 걸어가고 있었던지라 너무 깜짝 놀라서 작게 악! 하고 소리를 질렀지요.
그 순간 아른아른 옛 기억이 떠오릅니다...바로 '도를 아십니까' 하는 분이셨던 겁니다.
워낙 깜짝 놀랐기도 하고 해서 약간 인상을 찌뿌리고 그냥 갈 길을 가는데
계속 따라오면서 뭐라고 뭐라고 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저 한국말 못해요' 라고 할 뻔했어요 -_-;;;
귀찮은 판매전화 걸려오면 맨날 하는 말이 '영어못해요'거든요.
그야말로 백발백중인데 여기선 안 통하겠죠? ㅠ_ㅠ;;
어쨌든 병원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더 이상 따라오지는 못했지만
더 신기한 것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또 한 명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이번엔 남자분이었는데 거의 팔을 잡으려고 하면서 '이보세요..' 하는 바람에
더욱더 깜짝 놀라서 '엄마야!~' 해버렸다는 ㅠ_ㅠ
도대체 얼마나 멍하니 어리버리 걸었으면 오고가는 길 모두 표적(?)이 되었는지 스스로 한심합니다;;;;
하긴 전 예전에도 잘 걸렸어요. 제 얼굴에 뭔가 심상치 않은 불길한 기운이라도? ㅠ_ㅠ
어쨌든 길거리에서 '도를 열심히 전파하는' 분들을 만나니 한국에 온 걸 느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