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병원을 가려고 종종거리며 걸어가고 있는데

앞에서 걸어오던 멀쩡한 아가씨 두 명 중 한 명이 갑자기 저한테 다가오더니

'저기요..얼굴에 말이죠...' 하는 겁니다.

저는 마침 완전 딴 생각을 하면서 걸어가고 있었던지라 너무 깜짝 놀라서 작게 악! 하고 소리를 질렀지요.

그 순간 아른아른 옛 기억이 떠오릅니다...바로 '도를 아십니까' 하는 분이셨던 겁니다.

워낙 깜짝 놀랐기도 하고 해서 약간 인상을 찌뿌리고 그냥 갈 길을 가는데

계속 따라오면서 뭐라고 뭐라고 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저 한국말 못해요' 라고 할 뻔했어요 -_-;;;

귀찮은 판매전화 걸려오면 맨날 하는 말이 '영어못해요'거든요.

그야말로 백발백중인데 여기선 안 통하겠죠? ㅠ_ㅠ;;

어쨌든 병원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더 이상 따라오지는 못했지만  

더 신기한 것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또 한 명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이번엔 남자분이었는데 거의 팔을 잡으려고 하면서 '이보세요..' 하는 바람에

더욱더 깜짝 놀라서 '엄마야!~' 해버렸다는 ㅠ_ㅠ 

도대체 얼마나 멍하니 어리버리 걸었으면 오고가는 길 모두 표적(?)이 되었는지 스스로 한심합니다;;;;

하긴 전 예전에도 잘 걸렸어요. 제 얼굴에 뭔가 심상치 않은 불길한 기운이라도? ㅠ_ㅠ

어쨌든 길거리에서 '도를 열심히 전파하는' 분들을 만나니 한국에 온 걸 느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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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02-20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그런 분 만나서 된통 고생했죠 -_ -;
약속시간 늦었는데 계속 붙어서 "됐거든요!"라고 해도 떨어지지도 않고 ㅠ_ㅠ

마태우스 2006-02-20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남자분에게 "저는 도를 모르지만 저쪽에 도에 관심있는 여자분이 있다."고 말해주지 그랬어요..^^

Kitty 2006-02-21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정말 대단한 지구력의 소유자들이세요. ㅠ_ㅠ

마태우스님/ !!! 역시 현명한 조언이십니다.
예전에 어떤 아나운서분이 쓰신 책에서 읽은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방송국으로 맨날 전화하는 남자 스토커분과 여자 스토커분의 연락처를 서로 알려줬더니 두 사람 다 더 이상 전화를 안하더라는...-_-;;
(물론 도를 전파하시는 분들과 스토커를 동일시 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