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_-;;; (사실은 오늘 Entertainment Tonight을 보다가 좀 열받아서;;)
톰 크루즈. 나도 한때는 나름 열광했었다.
그럭저럭 잘생긴 배우로 끝날줄 알았던 그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돈을 많이 받아내더니
자타가 공인하는 헐리웃 최고의 흥행배우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탑건의 멋진 모습부터 제리 맥과이어를 거쳐 M.I, 콜래트럴까지
진지한 배우의 모습과 함께 그에게는 언제나 소년같은 풋풋한 웃음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톰 크루즈에게서 정을 떼기 시작한 것은 두번째 부인 니콜 키드만과 이혼하고
뜬금없이 (정말 뜬금없이;) 페넬로페 크루즈라는 여배우와 사귀기 시작하면서이다.
뭐 특별히 니콜 키드만의 열광적인 팬은 아니었지만,
그리고 워낙 이혼을 밥먹듯이 하는 영화배우들이니 별로 특별할 것도 없었지만
톰-페넬로페 커플은 온갖 신문과 타블로이드를 장식하면서 니콜 키드만의 속을 박박 긁었고,
왠일인지 내 속도 조금 쓰렸다. (모순되지만 난 첫부인 미미 로저스의 팬이었다;;)
그리고는 (개인적으로) 영 안어울려보이는 이 커플이 깨지고 난 후,
톰 크루즈가 본격적으로 빠진 것은 20대 중반의 한참 어린 케이티 홈즈였다.
니콜 키드만이 톰 크루즈의 연인/부인이라는 단단한 디딤대를 딛고 화려하게 성공한 것과 마찬가지로,
톰 크루즈를 만났을 때 케이티 홈즈도 그저그런 청춘 드라마 공동주연급에 불과했다.
독실한 카톨릭 교인으로 팬들에게 결혼전 순결을 강조하던 케이티 홈즈가
어느날 황당(뻔뻔?)하게도 임신한 모습으로 나타났고,
톰 크루즈는 이런저런 토크쇼, 인터뷰에서 좋아서 어쩔줄 모르며 방방뛰다 못해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 난 조금 냉정하게 나이값을 좀 하지..라고 생각했다 -_-;;)
톰 크루즈와 사귀기 전에는 그럭저럭 똑똑한 이미지였던 케이티 홈즈도
이제는 톰 크루즈 옆에서 그저 생글생글 웃을 뿐이다. (사이언톨로지에도 입문했다고 한다 -_-;;)
여론 조사에서 '하도 봐서 이제는 지겨운 커플' 당당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수많은 지면을 장식했던 이 커플이 드디어 출산과 결혼을 목전에 두게 되었다.
내가 보기에도 '이제는 지겨운 커플'이라서 그러려니 하고 있는데,
오늘 다이언 소여와의 인터뷰를 보고 새삼스럽게 짜증이 몰려왔다,
우리의 톰 크루즈. 인터뷰 내내 빨리 결혼하고 싶어 미치겠어.
여자친구 배만 보면 너무 행복해. 케이티는 반짝반짝 빛나. 너무 아름다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 또 한번 빨리 결혼하고 싶어 미치겠어.
참 내. 이것 보시오. 배려는 어디다 엿바꿔 먹었수.
왜 나는 주제넘게(?) 예전 부인/여자친구들에게 자꾸 감정 이입이 되는지 모르겠다.
물론 연애란 좋은 것이다. 출산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 커플이 지금 세상에 부러운 것이 있을까?
하지만 전남편(혹은 전남자친구)이 다른 여자를 만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고
확성기에 대고 전세계에 떠벌떠벌하는데
아무리 남부럽지 않은 헐리우드 스타에 쿨하기가 이를데 없다고 해도,
그리고 자기 옆에 다른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자마음은 다 똑같겠지. 참 그 속들이 오죽할까.
누가 연애하지 말래. 누가 행복하지 말래.
그래도 자기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사람들이 뻔히 보고 들을텐데 좀 자제하면 안되나.
나이값 좀 하면 안되냐구....괜시리 궁시렁 쯧쯧거리며 테레비를 보던 오늘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