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보기보다(?) 비위가 약하고 편식이 심해서 고기고 야채고 아주 '메이저'하지 않으면 잘 못먹어요.
육류는 딱 소/돼지/닭밖에 못먹고 그것도 내장 부위는 전혀 못먹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제 사전에는 없는 고기를 먹었지요. 바로 토끼고기였지요 -_-;;;
한국에 오기 전에 잠깐 서쪽에 사는 친구네 들러서 하루밤 자고 왔습니다.
친구가 꼭 가보고 싶었던 레스토랑이 있었다면서 데리고 갔는데
북부 이태리 요리를 하는 미국 내에서도 유명한 레스토랑이라고 해서 쫄랑쫄랑 따라갔죠.
딱 자리에 앉더니 친구가 하는 말..'여기 토끼고기가 유명하대' -_-;; (순간 전 얼어붙음;;)
메뉴가 나왔는데..헉.. 온갖 희안한 고기들이 즐비한 것입니다.
토끼 라비올리; 블랙베리 소스의 비둘기 고기; 야채를 곁들인 양고기 (이건 희안하다까진 아니지만..) 등등;;;
어쨌든 친구의 강력한 주장으로 소스에 졸인 구운 토끼고기와 지중해식 바스 (bass)를 시켰습니다;;;;
전채로 문어랑 포아그라까지 시켜서 완전 바다와 육지를 넘나드는 몬도가네였지요 ㅠ_ㅠ

문어를 구워서 어쩌구 소스와 저쩌구 퓌레를 곁들인 요리;;
굉장히 맛있었으나 양이 너무 적어요 ㅠ_ㅠ 문어다리 3가락;;;;

바로 문제의 토끼고기 요리. 토끼의 뒷다리처럼 보이시나요? -_-;;
소스는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견과류/버섯이랑 어우러져 정말 고소하더군요.
처음에는 저도 조금 먹었는데 중간부터 갑자기 토끼가 생각나서 포크가 나가질 않더군요 ㅠ_ㅠ

Fish of the day였는데 지중해식 바스가 나왔어요.
왠지 우리식 굴비구이가 생각나서 조금 웃겼다는 ^^;;;
어쨌든 이렇게 한 4-5접시를 비우고 와인까지 조금 마시고 나니 (저는 병원땜에 못마시고 친구만)
눈이 튀어나올만한 영수증이 나왔어요 ㅠ_ㅠ;;; (토..토끼가 비싸면 얼마나 비싸다고..;)
친구가 냈지만 그 영수증을 보니 저까지 속이 쓰리더라구요;; 다음에 가면 파스타나 먹어야지;;;;;